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복원

사진 출처, 뉴스1
4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다시 복원됐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동해 및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 남북 간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이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한 것은 55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7월 27일 13개월 만에 남북 연락채널을 복원했지만,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2주 만에 다시 '불통'이 됐다.
통일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통신선 복구가 앞으로 한반도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기관들에서 4일 오전 9시부터 모든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며 연락선 재개를 예고했다.
다만 "남조선 당국은 통신연락선 재가동의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여기서 '중대과제'는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차례로 언급한 대북 적대시정책 및 이중 기준 철회 등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10월 초부터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일단 대화국면 전개 '긍정적'
전문가들은 어찌됐건 남북 간 대화 국면의 전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연락통신선이 복원됐고 대화 전개에 이어 연락사무소 복원 등 실무적인 부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남북대화 재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북한의 선결조건이 전제돼 있지만 이는 넓은 의미로,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이 요구한 대북 적대시정책 및 이중 기준 철회 등은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일단은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대화를 통해 북한의 요구 조건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연락선 재개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남북 간 공감대 형성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어떤 사안들을 어떻게 진행할지 단기적인 시나리오에 대한 일정 수준의 남북 간 합의가 이미 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얼마 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은 '도발'로 규정했지만 한국 정부는 '유감'을 표명했다"며 "한국이 해줄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성의를 보이는 등 내부 합의가 됐기 때문에 상호간에 이런 모양새가 나왔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최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독일 통일 31주년을 기념해 베를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연내 남북 고위급 회담 성사'를 언급한 것 역시 사전에 남북간 공감대 형성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아울러 "김여정 부부장도 담화에서 '정상회담'을 언급했다"며 "내부 논의 없이 김여정의 발언에 그러한 단어가 들어갈 리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인영 장관은 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 무엇보다 통신연락선 복원이 중요하다"며 "기쁜 마음으로 함께 손을 잡고 베이징 올림픽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선택과 결단의 시간이 임박했다"면서 "연내 남북 고위급 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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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통신선 복원에 큰 의미 부여 안 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 통신선 복원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락채널 복원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하루빨리 재개해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하자는 한국과는 달리, 북한은 여전히 적대시정책 철회 등을 먼저 해결할 것을 남측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 특히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이중 기준'으로, 매우 부당하다는 것이 북측 주장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BBC 코리아에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을 복원했지만 노동신문을 보면 4면에 매우 짧게 보도했을 뿐"이라며 "이 같은 사실은 북한이 통신선 연결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누차 요구해온 이중 잣대 및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한미군사연습 중단 등은 한국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항들이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고 3월에는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된다"며 "북한은 이때 연합훈련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보고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임기 말에 이렇게 정상회담을 하는 게 과연 가치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 이것을 어떻게 비핵화 협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 좀 더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