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북 인도협력 사업에 100억 지원 검토

경기 파주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주택 창문에 유리 대신 비닐이 씌워져 있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경기 파주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주택 창문에 유리 대신 비닐이 씌워져 있다

한국 통일부가 최근 남북 연락채널 복원을 계기로 민간단체들의 대북 인도협력 사업에 약 100억 원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남북협력기금으로 민간단체 20여 곳을 지원해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협력 사업에 물꼬를 트겠다는 것.

통일부는 남북 간 인도주의적 협력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위해 민간 단체는 북측과 합의서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물자 확보, 수송계획, 분배 투명성 확보 등 필요한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선 남북교류협력법 취지 요건에 부합하고 북한 취약계층의 인도적 상황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간단체가 북한에 보낼 물품과 규모가 북한 취약계층의 상황 개선이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지원할 단체를 선정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통신선 복원 이후 남북관계의 인도적 지원 부분을 우선 살려내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가 행동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이달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훈련을 최소화하거나 연기하는 속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여지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북경협 투자 기업인으로 구성된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역시 4일 대북지원 의사를 밝혔다.

자체 기금과 모금을 통해 코로나와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을 돕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와 남북경제협력연구소, 금강산투자기업협회,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등이 참가한다.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운반선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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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북한에 도움될까?

하지만 북한이 외부 지원을 일체 거부하고 있는 만큼 실제 지원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100억 예산 마련이 당장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인도적 지원 자체가 유엔 제재 위반이 아닌데다 남북협력기금은 제재위원회의 검토 및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이러한 발표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호응하는 차원이자,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다만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100억이든, 1000억이든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며 "북한이 남측 지원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실효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북한이 철저하게 자기들 입맛에 맞게 선별해서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겉으로는 지원을 전혀 받지 않겠다고 하지만,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친서들이 오간 만큼 북한이 물밑에서 조건을 따져가며 협상을 벌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내부 어려움이 극심한데다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불안하기 때문에 외부 지원을 덥석 받았다가 미칠 영향들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도 어떤 방식으로 지원을 받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