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전 닛산 회장 '세기의 일본 탈출' 도운 미국인 부자에 실형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의 일본 탈출 작전을 도운 혐의로 미국인 부자가 일본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곤 전 회장은 닛산 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를 5년에 걸쳐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2018년 11월 체포됐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일본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2019년 12월, 악기 상자에 숨어 전용기를 이용해 일본을 빠져 나왔다.

일본 도쿄법원은 전직 미 특수부대 출신인 마이클 테일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테일러의 아들 피터는 징역 1년 8월에 처해졌다.

테일러 부자는 곤 전 회장 탈출 사건 이후 미국에서 추방됐다. 130만달러(14억9600만원)을 받고 곤 전 회장이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레바논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았다.

판결에 앞서 테일러 부자는 혐의를 인정하며 뉘우친다는 뜻을 밝혔다.

사설 보안 전문가인 테일러와 그의 아들은 추방을 피하기 위해 몇 달에 걸쳐 법정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미국 대법원은 지난 3월 이들을 일본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곤 전 회장은 국제 수배령 아래 자신이 어린 시절 지냈던 레바논에 기거하고 있다. 레바논은 일본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국가 중 하나다.

일본 당국의 눈을 피해 상자에 실려 전용기로 옮겨지던 당시 그는 배임 등 4가지 혐의를 받으며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곤 전 회장은 혐의를 부인해 왔다.

미국 검찰은 그의 탈출을 '근래 역사상 가장 교묘하게 조직된 탈주극'이었다고 평가했다.

테일러 부자
사진 설명, 작전 당시 테일러 부자는 음악가로 위장했다

레바논에 다다른 이후 곤 전 회장은 자신이 일본의 '인질'이었다며 죽거나 도망치는 것 외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터키 법원도 곤 전 회장 탈출에 쓰인 항공기 회사 간부와 파일럿 두 명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곤 전 회장은 이달 초 BBC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이 도쿄 한복판에서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위장한 방법, 몸을 숨기는 도구로 악기 상자를 택한 이유, 또 고향인 레바논에 발을 디뎠을 때 느낀 기쁨 등에 대해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