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베트남에서 한국인이 통보 없이 화장된 이유

사진 출처, News 1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한국 남성의 시신이 유족도 모른 채 화장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현지 교민 사회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 호치민 총영사관에 따르면 호치민에 거주하던 58세 한국 남성은 7월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격리시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3일 숨졌다. 이 남성의 시신은 '코로나19 환자 사망 시 24시간 이내에 화장'하도록 돼 있는 베트남 법령에 따라 사망 당일 화장됐다.
베트남서 확산되는 코로나 공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11살 아들과 사는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50대 후반 한인 남성이 코로나 확진을 받고 호치민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깜짝 놀란 것은 사망하자마자 유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24시간 이내에 화장을 해버렸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일 베트남 뉴스에 난 기사만 보게 되고 가슴 졸이며 사는 게 너무 힘들고 두렵고 떨린다"라며 "문밖에도 나갈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수도 하노이 등에서는 외출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신규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으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생필품과 의약품을 구매하거나 출근할 때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금지하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다.
신주화 주 호치민 총영사관 영사는 "코로나19 확진이 5월 말부터 시작해 지금이 최악의 상태"라며 "하루에 3000~4000명씩 확진자가 나온다. 그야말로 전쟁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사망 사실 영사관에 알릴 의무없다"
신주화 영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한국 교민에 대해 "영사관에서 한국인 입원 확진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고인에 대한 상태가 확인되지 않아 병원 측에 물어보니, 그제서야 병원에서 사망 소식과 화장 사실을 알려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같았으면 고인의 시신을 영안실에 안치한 뒤 사망신고를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24시간 내에 화장하도록 돼 있는 베트남 법령에 따라 사망 당일 바로 화장했다고 한다. 병원 측도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는지 미안하다고 바로 사과했다"라고 설명했다.
호치민 총영사관은 항의와 함께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호치민 외무국, 보건국 등 관계당국에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호치민시에서는 사망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하고 총영사관에도 사과의 공문을 보냈다.

사진 출처, Tuoi Tre News
외국인이 베트남 현지 병원에서 사망할 경우, 병원은 법적으로 공안에게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전하게 돼 있다. 그러면 공안은 영사관에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전하게 되는데, 이 과정은 보통 문서작업으로 이루어지며, 영사관에 사망 소식이 알려지기까지는 보통 2주에서 3주가 걸린다. 환자의 사망 사실을 영사관에 알리는 것은 병원의 의무에 해당되지 않는다.
신 영사는 "대부분 사망처리는 주변 분들이 영사관에 바로 전달해 주고, 주변 분들이 없어도 공안이나 병원에서 전화로 통지해 줘서 문서가 도착하기 전에 바로 알 수 있는데,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병원에서 연락을 주지 못한 것 같다"라며 "영사관에서도 앞으로 자국민의 상태에 대해 좀 더 촘촘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BC 베트남어 서비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병원인 쩌라이 병원에 연락을 했지만, 병원 측의 답변은 "이와 관련해서는 베트남 외교부와 보건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받아라. 병원은 환자 돌보기에 바쁘다"였다.
고인의 유해는 한국의 가족들에게 "근 시일 내에 전달될 예정"이다. 신 영사는 "고인의 유해를 전달하기 위한 필요한 절차는 마무리된 상태로, 고인에 대한 장례는 한국에서 치러질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주 호치민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베트남 남부지역에 코로나19 확진 한국인은 10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