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음식 버리시나요?... 식약처, '소비기한' 도입 추진

일반적으로 시중 우유의 유통기한은 평균 9~14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일반적으로 시중 우유의 유통기한은 평균 9~14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는 식품 생산에서 발생한다. 이 중 24%는 음식쓰레기가 원인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약 1만5000t이 넘는다. 한국인 1명이 하루에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0.28kg, 1년 동안 배출하는 양은 100kg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처리하는 비용만 연간 800억원이 넘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폐기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식품에 표시된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꾸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시중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나도 일정 기간 섭취가 가능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폐기 시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음식물 낭비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유통기한''소비기한'

한국은 지난 1985년 유통기한 표시제를 도입한 후 현재까지 유통기한 일자 표시를 적용하고 있다.

유통기한이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뜻한다. 소비자는 이 기한 내에 적정하게 보관하고 관리된 식품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며, 제조업체는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성을 책임지고 보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유통기한은 생산자나 유통업자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기 때문에 사실상 소비자가 이를 언제까지 섭취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소비기한이란 규정된 보관조건에서 소비해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을 뜻한다. 소비자가 언제까지 해당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지 더 직접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유통기한은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이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유통기한은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이다

지난해 6월 열린 제2회 식·의약안전열린포럼에서 고려대학교 박현진 교수는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나면 섭취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실제로 2013년 식약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4%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폐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또한 한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기한 도입 시 식품 폐기 비용 절감효과를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경험한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2013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비기한 도입 시 식품 폐기 비용 절감 효과는 소비자 3000억원, 생산자 176억원으로 나타났다.

유통 기한 넘은 음식, 먹어도 되나

일반적으로 식품의 유통기한을 산출하는 방법은 식품업체에서 실험을 통해 식품이 정상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한을 계산하고, 여기에 안전계수(0.7~0.8)를 곱해 유통기한을 설정한다.

예로 실험을 통해 얻은 유통기한이 100일이라고 치면, 실제 유통기한은 이보다 짧은 70~80일이 된다.

따라서 현행 '유통기한'은 기한이 지나도 일정 기간 섭취가 가능하다. 물론 제품이 유통단계 등을 거치면서 온도나 환경 관리가 됐다는 조건 하에서 말이다.

식품 구매 이후, 실제 섭취 가능한 기간은 보관 환경과 식품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한국소비자원의 연구에 따르면 부패에 가장 민감한 유제품도 보관 조건에 따라 소비기한이 크게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식품의 유통기한 이상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사진 출처, 식약처

사진 설명, 대부분의 식품의 유통기한 이상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시중 우유의 유통기한은 평균 9~14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유를 0~5℃에서 냉장보관 할 경우, 유통기한이 지나도 최대 50일까지 섭취가 가능하다. 슬라이스 치즈는 냉장보관 상태에서 최대 70일까지 섭취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연구원의 김지영 연구원은 2011년 안전유통연구단 보고서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유통기한 제도는 판매시한을 설정한 것으로 각 식품에 대한 관능적·이화학적·미생물학적 변화에 대한 특성이 고려되지 않고 운영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의 섭취를 꺼리게 함으로써 유통기한 제도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꾼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비기한 및 품질유지기한으로 적용이 된다 하더라도 각 식품의 유통이력, 보관 방법 그리고 최종 소비자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유통기한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나라는?

나라마다 포장식품의 일자 표시제도는 다양하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제조일자, 포장일자, 유통기한, 품질유지기한, 소비기한 등을 포장식품의 일자 표시제도로 인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호주,영국, 홍콩과 중국 등 국가는 유통기한 표시제도를 운영하지 않는다.

EU 회원국은 소비기한과 품질유지기한 2종류의 날짜 표시 방법이 쓰인다.

호주는 품질유지기한, 포장일자, 소비기한을 표기한다. 품질유지기한이 7일 미만이 식품의 경우, 생산 날짜를 표기한다.

미국은 연방규정과 주규정이 달라 주마다 다양한 기준이 적용되지만, 유통기한(sell-by)이 존재한다.

미국에서도 소비자 혼선과 낭비되는 식품을 줄이자는 취지로 미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FSIS)은 '품질유지기한(Best if used-by)'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