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개최 여부가 북미 협상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는 8월로 예상되는 하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 개최 여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은 문재인 대통령이 연합 훈련의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쏘아 올렸다.

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연합 훈련 실시와 관련해 "북미를 고려해 판단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대규모 훈련은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27일 훈련 시기와 규모, 방식 등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으며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부터 하반기 연합지휘소 연습 때 실기동 훈련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군에 대한 미국의 코로나 백신 지원으로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 하나로 훈련 성격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방부는 현지시간 26일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으로, 동맹의 연합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규모와 범위, 시점 등을 고려해 결정할 뜻을 밝혔다.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CPT)이 시작된 8일 오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미군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이번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만 진행되며, 한미 양국 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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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CPT)이 시작된 8일 오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미군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이번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만 진행되며, 한미 양국 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훈련 여부 놓고 한미 의견 차이

바이든 행정부의 잇따른 대북 유화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합훈련을 놓고 한미 양국이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면서 팽팽한 의견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먼저 한국은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또는 중단은 북한이 회담에 나오는 조건을 만들어준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훈련 중단과 북미 협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미 안보태세가 약화되어 있는 만큼 연합훈련을 계획대로 실시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미국이 한국 군 장병에 대한 백신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연합 훈련은 어느 한 쪽이 거부하면 성립할 수 없는 만큼 한미 간 타협점을 찾기 위한 치열한 협상 또는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은 전통적으로 "한미동맹에 여러 잡음이 일어나고 군사 태세가 약화되는 것을 원한다"면서 "별다른 대가 지불 없이 한미 연합훈련이 폐지되거나 축소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 원장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박 원장은 뉴욕, 워싱턴 등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박지원 국가정보원 원장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박 원장은 뉴욕, 워싱턴 등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장 '북한 접촉 후 방미' 가능성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볼 때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하거나 연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는 BBC 코리아에 "미국은 특별히 적극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북한의 호응이 나타날 때 대화를 하겠다는, 즉 안정적으로 협상에 임한다는 기조"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다만,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방미와 연관해 "약간의 변화가 추측된다"며 "만약 남북간 타진이 있었다면 또 여기서 미국이 조금만 양보한다면 북미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의 물밑접촉이 있었고 '연합훈련 진행 여부에 따라 북한의 호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바이든 행정부에 어필하고 설득하기 위한 방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이같은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매년 8월 실시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의 하나로 '워게임(war game)' 형식의 지휘소훈련(CPX)이다.

UFG 훈련은 지난 2018년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면서 원활한 북미대화 추진을 위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