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국 연구진, '덱사메타손' 코로나19 치료 효과 입증

약물 들고 있는 의료진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미셸 로버츠
    • 기자, 헬스 에디터, BBC 뉴스 온라인

값싸고 널리 이용 가능한 약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연구진은 지난 3월부터 현존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염증 치료용 스테로이드 치료제인 '덱사메타손'이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할 중요 돌파구라는 내용이 나왔다.

인공호흡기를 쓰고 있는 환자들의 사망 위험이 3분의 1가량 줄었고, 산소 치료를 받는 경우 5분의 1로 사망 위험이 줄었다.

연구진은 영국에서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덱사메타손을 사용했다면 최대 5000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약은 저렴하기 때문에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빈곤 국가들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현재 20만 명 정도를 치료할 수 있는 양의 덱사메타손을 보유하고 있다며,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이 덱사메타손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영국 과학자들의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며 "2차 대감염 상황에서도 물자를 충분히 확보하도록 조처를 해놨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최고의료책임자(CMO)인 크리스 휘티 박사는 덱사메타손이 전 세계의 생명을 구하리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 환자 20명 중 19명 정도는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회복한다.

입원 환자 대부분도 회복하지만, 일부는 산소 호흡기 등 보조 장치가 필요하다.

이 경우 고위험 환자로 분류되며 덱사메타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덱사메타손은 관절염, 천식, 일부 피부 질환에 사용돼 왔다.

코로나19 중증환자의 경우, 신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와 싸울 때 과잉 반응을 보여 일부 손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치명적일 수 있는데, 덱사메타손은 이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Chart showing effect on patients on ventilators and requiring oxygen
사진 설명, 임상실험 결과: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 8명 중 1명꼴로, 산소치료 환자 25명 중 1명꼴로 회복 효과를 보였다

이번 임상시험은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주도했다. '리커버리 트라이얼'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임상시험은 지난 3월부터 진행됐다.

연구진은 환자 2000명에게 덱사메타손을 투여해 다른 환자군 4000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공호흡기 치료 환자의 경우 사망 위험이 40%에서 28%로 줄었다.

산소 치료 환자의 경우 사망 위험이 25%에서 20%로 감소했다.

연구를 이끈 피터 호비 수석 조사관은 "이 약은 현재 상황에선 코로나19 환자 치사율을 낮춘 유일한 약물"이라며 "코로나19의 중대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약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봤다.

◾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 8명 중 1명꼴로 회복 효과

◾ 산소치료 환자 20~25중 1명꼴로 회복 효과

랜드레이 교수는 "명확하고 확실한 효과가 있다"며 "최장 열흘 동안 덱사메타손을 투여하는데, 환자 한 명당 약 5파운드(약 7600원)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생명을 구하는데 35파운드(약 5만3200원)면 된다"며 "전 세계에서 구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랜드레이 교수는 적절할 경우 "환자들은 지체 없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집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밖에서 이 약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

덱사메타손은 호흡기 도움이 필요 없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에서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도 살펴봤지만, 치사율과 심장 질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한편 코로나19 환자들의 회복 속도를 줄이는 효과가 확인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이미 NHS에서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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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box by Fergus Walsh, health correspondent

BBC 분석

퍼거스 웰시 BBC 의학기자

코로나19 치사율 감소 효과가 입증된 첫번째 치료제는 새롭고 비싼 약이 아니라 오래되고 매우 값이 싼 스테로이드제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즉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축하할 일이다.

이 임상실험 주요 결과가 급히 발표된 이유이기도 한데, 그 함의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크다.

덱사메타손은 1960년대 초부터 류마티스성 관절염, 천식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사용돼 왔다.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코로나19 환자 절반은 생존하지 못하기에 그 위험을 3분의 1로 줄인다면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 약은 중환자실의 경우 정맥주사로 형태로 투여되며,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환자의 경우 알약 형태로 주어진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에게 효과가 입증된 약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에 사용된 렘데시비르이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증상 지속시간을 15일에서 11일로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치사율이 감소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강력한 증거가 나오진 않았다.

덱사메타손과 달리 렘데시비르는 공급이 제한된 신약으로 아직 가격이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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