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건강한 사람들이 백신 임상시험에 자원하는 이유

주사바늘과 코로나19 바이러스 모형

사진 출처, Emma Russell

    • 기자, 퍼거스 월쉬
    • 기자, BBC 의학전문 기자

전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간절히 기다리고, 연구실은 백신 개발 전쟁이다. 일부 연구실은 임상 실험 단계에 접어들어 접종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백신 실험에 참여한다면 어떨까?

내가 처음으로 참여했던 의료 임상시험을 생생히 기억한다. 나는 조류독감에 대한 실험 백신을 맞기 위해 영국 옥스포드로 갔다.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가 기승을 부리던 2006년이었다. 감염자의 절반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한 치명적인 바이러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비교해도 50배 이상 치명적이다.

때문에 백신이 필요했고, 옥스포드 백신 그룹이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팔을 걷어 부쳤다. 보건치료의 단면을 기록하고자 촬영에 응한 일부 환자들과 친해졌고, 내게는 임상 실험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지원자의 상당수는 다양한 임상 실험에 참여했다. 암, 당뇨병 등 종류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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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Emma Russell

자연스럽게 내가 백신을 맞는 동안 촬영이 진행됐다. 안 좋은 예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백신을 맞는 동안 얼굴을 찡그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것을 기억한다. 접종에는 수 초도 걸리지 않았다. 같은 날 나는 몇 가지 혈액 검사도 받았다.

혈액 채취를 위해 주사 바늘을 꽂으며 의사는 친절하게 말했다.

"따끔합니다."

이는 나에게 카메라로 시선을 돌리라는 신호였다. 대부분의 체험형 방송에 나오는, 기자가 위험에 처하는 장면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런데 주사 바늘을 팔을 꽂는 상황에서는 한 번에 OK를 받아야 한다.

혈액이 실험관 속으로 들어가자 나는 항체와 면역에 대해 말했다.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되돌아보면 악몽 같다. 바늘이 들어가자 나는 말을 시작했다. 고맙게도 말은 청산유수처럼 나왔다. 문제는 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치 바위에서 혈액을 뽑는 것과 같았다. 결국 주사 바늘을 4개나 썼고, 촬영을 마칠 때 즈음 내 얼굴은 창백했고 식은 땀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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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gus Walsh

코로나에 걸린 퍼거스

지난 2004년부터 BBC 의학 담당 기자로서 나는 조류 독감, 돼지독감, 사스와 메르스(둘다 코로나 바이러스다), 에볼라와 같은 국제적인 전염병을 취재했다. 경력만 보면 나는 전세계적 대유행 전염병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전 세계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이 전염병이 사라지기만을 희망한다. 슬프게도 우리는 영원히 이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서 나는 새로운 현실을 적어보겠다.

Short presentational grey line

조류 독감 백신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다음 해 사용 허가를 받았으나 조류 독감 바이러스는 동물에서 인간으로의 전염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결국 필요하지는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다르다. 올해 안에 백신 연구 결과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표현은 지나치게 절제됐다. 수많은 생명과 전세계 경제 활동이 본래 이름 사스-코브-2(Sars-CoV-2) 백신의 성공에 달렸다.

전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백신이 개발 중이다. 상당수는 임상 실험 단계에 이르지 못한 반면, 기록적인 속도로 이미 임상 실험 단계 중인 백신도 있다. 일반적으로 임상 실험까지 몇 년, 심지어 십여 년이 소요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11일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을 공유했다.

몇 주 후 옥스포드 대학은 백신 개발에 들어갔고, 지난 달 임상 실험을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최초다.

현재 1000여명의 지원자가 옥스포드 백신 연구에 참여 중이다. 그 중 절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ChAdOx1 nCoV-19'을, 나머지 대조군은 뇌수막염 예방 백신을 받는다. 이번 백신 실험은 맹검 연구로 진행되어 연구자와 지원자 모두 어떤 종류의 백신이 사용된 지 알 수 없다.

대조군도 위약이 아닌 백신을 맞기 때문에 팔이 아픈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즉, 지원자들은 자신에게 투여된 백신이 진짜인지 아닌지 결코 알 수 없다. 시험 참가자 전원은 4주 가량 매일 건강한 음식을 먹은 뒤 실험실로 돌아와 몇 가지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백신 견본

사진 출처, Sean Elias Oxford Vaccine team

사진 설명, 실험에 사용된 백신 견본

첫 번째 백신 실험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나는 부적합했다. 처음으로 임상 연구에 참여하기 많은 나이가 되었다. 이번 연구에는 55세까지 지원가능했고, 나는 오는 9월에 59세가 된다.

현재 임상 실험 대상자는 노년층으로 확대됐고, 어린이의 경우 5세부터 12세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참여하기 어렵다. 이미 코로나바이러스에 항체가 있는 경우는 제외되기 때문이다.

내 짐작에 나는 이미 항체가 생성된 것 같지만 혹시 만약의 경우를 위해 온라인 지원을 했다.

백신의 효과를 알기 위해 백신 접종 후 일상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야 한다. 때문에 연구진들은 불특성 다수와 접할 기회가 많은 지원자를 선호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의료진이다.

모든 지원자가 바이러스와 가깝게 지내야 필요는 없지만 일부는 접촉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로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것은 비윤리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지원자들 역시 사회적 거리를 준수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지원자들은 자신이 어떤 백신에 접종됐는지 알 수 없다.

백신을 들고 있다 BBC의 퍼거스 월시
사진 설명, 퍼거스가 옥스포드 팀이 개발한 백신들을 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백신을 맞은 후 면역이 생성되어 감염되지 않는지, 또는 감염자의 수가 감소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주변에 바이러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의 상황은 병원에 입원 중이거나 요양원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천 명 중 한 명 꼴이다.

의료 발전에 지원자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지원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헌혈 또한 그렇다. 지난 몇 년 간 많은 지원자들과 만나본 결과 '나눔'이 큰 작용을 했다. 사람들은 '내게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내 다음 세대에는 도움이 되겠죠'라고들 말했다.

몇 년 전 나는 옥스포드에서 진행한 장티푸스 연구를 취재한 적이 있다. 새로운 백신으로 항체를 생성시킨 후 장티푸스에 감염시키는 것이었다.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이 가능했다. 지원자들은 장티푸스 균이 든 액체를 삼켜야 했다. 기억에 남는 지원자는 잔을 들이키기 전 '건배'라고 말한 사람이다.

현재 그 백신은 파키스탄과 짐바브웨에서 쓰여, 장티푸스 발병율을 80%까지 감소시켰다. 지원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자 그들은 기뻐했다. 그 실험의 덕을 자신은 전혀 보지 못하지만, 순전히 옳은 일을 했다는 기분에 기뻐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지원자 자신도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동영상 설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개발에 힘쓰고 있는 과학자들

옥스포드 백신 시험 결과를 언제 알 수 있을지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오는 9월, 빠르면 6월이라고 들었다. 허나, 결과는 확실치 않다. 코로나19 2차 확산이 올 것이냐에 달려있다.

만약 2차 확산이 오고, 대확산이라면, 또한 백신이 효과가 있다면, 몇 달 안에 수억 개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 신약 개발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으며 2021년 말까지 10억개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서 옥스포드만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임페리얼 대학은 오는 6월, 백신의 임상 실험에 들어간다. 연구자들은 이는 연구자들간의 경쟁이 아니라, 바이러스와의 경쟁이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 이 경쟁에서 승리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