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청해부대 단독 파견...과거 파병 사례는?

지난 12월 27일 부산작전기지에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출항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 12월 27일 부산작전기지에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출항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해협까지 확대하고 독자적 작전을 펼치는 방식의 파병을 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1일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덴만 일대였던 파견 지역은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된다.

국방부는 한국군 지휘 하에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희망했던 호르무즈 호위연합(IMSC 국제해양안보구상)에는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형태다.

국방부는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 일대가 원유 수송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결정에 따라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임무를 교대하는 청해부대 31진 한국형 구축함 왕건함이 호르무즈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편, 중동 지역에는 약 2만5000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앞선 청와대 논의, 어떤 내용이 있었나

앞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의 마찰이 심해지자 지난해 7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파병을 요청한 바 있다.

파병을 결정하게 되면 이는 이라크전쟁 이후 미국의 요청에 의해 파병을 하게 되는 첫 사례가 된다.

청와대는 지난 12월 12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가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정부가 참모 장교 한 명을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여러 방안을 검토했을 뿐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군 청해부대의 활동 반경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것이 논의된 것 중 가장 높은 단계였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었다.

동영상 설명, 이란-미국 전쟁? 기름값 대폭 상승?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 총 정리

호르무즈 해협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오바마 시절 합의했던 이란 핵합의(JCPOA)를 파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합의이다.

그러자 이란은 자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사이에 위치한 걸프만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외국 선박을 억류하는 등으로 긴장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호르무즈 해협 지도

지난 5월에는 UAE의 항구에서 상선이 의문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미국은 이후 이란에 대해 추가로 경제 제재를 가하는 등 양국 간의 관계는 계속 악화됐다.

지난 9월에는 중동에서 이란의 주적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에 의문의 공격이 발생해 사우디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사우디는 이 공격이 이란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과거 파병 사례는?

2004년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이툰 부대를 이라크에 파병했다.

경남 거제도 인근 해상에서 파병 출항을 앞둔 청해부대 30진이 '해적대응 민관군 합동훈련'을 7월 26일 진행했다

사진 출처, 대한민국 해군

사진 설명, 경남 거제도 인근 해상에서 파병 출항을 앞둔 청해부대 30진이 '해적대응 민관군 합동훈련'을 7월 26일 진행했다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 이후 한 이슬람 무장단체는 현지에서 일하고 있던 한국 국민 김선일 씨를 납치해 한국 정부에 파병 철수를 요구했으나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살해했고 이 사건은 파병 반대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자이툰 부대 이후에도 동명부대, 한빛부대 등의 파병은 있었으나 이는 모두 유엔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호르무즈 파병을 결정하게 되면 국제사회의 합의가 아닌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은 이라크전쟁 이후 처음이 된다.

한국 정부의 파병 검토 이유는?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는 까닭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중에서 한국이 부담하는 비중을 결정하는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에서 기존 비용의 5배가 넘는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한반도 내 주둔 비용 뿐만 아니라 관련 훈련 비용 등을 모두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 근거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파병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