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평화수역: '평화의 바다' 만든다는데...서해평화수역 두고 평가 엇갈리는 이유

송영무 한국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19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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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송영무 한국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19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남북정상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한 말이다.

이번 평양회담 군사합의에서 남북은 화약고로 불렸던 서해해상을 '서해평화수역'으로 설정하고 '시범 공동 수역'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두고 '화약고에서 평화수역'으로 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서해북방한계선(NLL)를 매듭짓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NLL은 대체 무엇이기에 정전협정 이후에도 계속해서 포탄이 오가는 화약고로 남아있었을까?

NLL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Northern Limit Line)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을 직후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던 마크 클라크 사령관이 선포한 해상 경계선이다.

당시 정전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도, 유엔군과 북한 양측은 연안수역의 범위를 매듭짓지 못했다. 유엔군 사령부는 3해리(5.6㎞), 북한은 12해리(22㎞)라며 서로 더 많은 영역이 자신들의 영역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 때 우발적인 충돌을 우려한 유엔군은 이 이상은 넘어가지 말라고 선을 그었는데, 그게 NLL이다.

동해는 군사분계선의 연장선에, 서해는 38선 이남인 서해 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와 북쪽 황해도 중간에 선이 그어졌다.

유엔이 임의적으로 설정한 것이라며 북한은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경기도와 황해도의 경계선 이북이 자신들의 영역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이 선이 설정된 이후 북한은 20년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NLL이 남측에게는 암묵적으로 해상경계선으로 인식된 이유다.

남아있던 화약고

그러던 1973년, 북한은 황해도와 군사분계선 연장선 위쪽 경기도 부근 수역이 북측 영해라며 NLL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90년대에는 남북 어민 사이에서 서해 5도 인근 '꽃게 조업'을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마찰이 있었다.

지난 99년에는 제1연평해전이 2002년에는 제2연평해전이 일어나는 등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옥류관 식당에서 점심 연회 중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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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옥류관 식당에서 점심 연회 중 대화하고 있다

북한은 1차 연평해전 이후 3달 만에 서해군사분계선을 선포하기도 했다.

서해에서 무력 분쟁이 계속되자, 남북은 2004년 6월 우발 충돌을 막기 위해 무선통신과 깃발 등을 사용하기로 합의한다.

2007년에는 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서해상에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군사당국 회담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후로도 갈등이 계속됐다.

2010년에는 인천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기도 했다.

'평화의 바다' 될까?

이번 평양회담 군사분야합의서 내용에 따르면 '시범 공동 수역'에는 원칙적으로 한반도기를 단 비무장 선박만 출입이 허용된다. 긴장을 유발했던 남북 함정 및 경비정의 기동 훈련도 중지된다.

그러나 분쟁의 원인이었던 '경계선 설정'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합의서엔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구역을 어디까지로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역 범위와 관련된 문구가 빠져 있다.

청와대 최종건 군비통제 비서관은 서해 NLL을 기준으로 남북 동일 면적을 각자 구역으로 설정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이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자신들이 선포했던 서해 분계선을 기준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 비서관은 이에 대해 "명확히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을 다시 군사 공동위원회에서 제도화 과정을 통해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방한계선 용어를 (합의서에) 기입하는 데 합의한 것은 남측 입장이 반영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도 '서해평화수역화'에는 합의했으나, 막상 군사당국 회담에서는 결론을 못내렸다는 점에서 논의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결국 평화수역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구역을 정하지 못했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번 군사합의가 "현재의 상황에서 각자 입장이 최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