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이번에 꿈 못 이룬 가족들...공식 '상봉행사' 외 대안은 없나

가족을 만나지 못한 남측 이산가족이 북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가족을 만나지 못한 남측 이산가족이 북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지만,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최종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이산가족이다.

20일 이산가족 상봉에는 총 5만7000여 명의 남측 등록자 가운데 89명만이 선발됐다.

최종 상봉 대상자에 선정되려면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이러다 보니 이산가족 중에는 상봉 행사에 기대를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교류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다면 공식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가족들이 북에 있는 가족과 연락하고 만나는 방법은 없을까.

편지 교환

공식적으로 남북의 서신 왕래는 현재로는 불가하다. 이산가족 간 편지 교환은 지난 2001년 남북 정부의 합의로 이뤄진 적이 있지만, 2013년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며 중단됐다.

그러나 실제로 이산가족들은 스스로 또는 민간단체의 도움을 통해 편지 교환을 하고 있다. 중국 등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는 국가에서 편지를 부치는 것이다.

통일부 역시 이런 방식을 민간 교류로 인정하고, 민간 서신 교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비용 일부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한국 측 이산가족은 생사확인 또는 상봉 후 서신 교환 등으로 드는 비용에 대해 최대 80만 원까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동영상 설명, 남북이산가족협의회 심구섭 대표

남북이산가족협의회 심구섭(84) 대표는 앞서 BBC 코리아에 "국제특급우편(EMS)을 보내면 중국의 조력자가 취합해 북한에 들여보낸다"며 "대략 한 달이면 북한 주소로 배송되고, 답장이 올 경우 다시 중국을 거쳐 한국에 전달된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90년부터 최근까지 민간차원의 서신교환 및 생사확인을 한 숫자는 총 1만 5453건이다.

통일부에 보고되지 않는 숫자까지 포함한다면, 2000~2015년 사이에 정부 간 이뤄진 서신 교환과 생사확인 숫자인 8649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최근에는 신의주 등 국경지대에서 중국 스마트폰을 이용해 통화뿐만 아니라 위챗(Wechat) 등 모바일 메신저로 문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간혹 영상통화가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나 심 대표는 이산가족 중에 아직 서신 왕래가 가능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산가족 1세대들에게는 국제 우편요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서신교환 정례화'를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북한에 있는 동생이 보낸 편지를 통해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심 대표는 북한에 있는 동생이 보낸 편지를 통해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생사확인을 한 이산가족 중에는 스스로 중국 등 제3국에서 북한의 가족과 상봉하기도 한다.

상봉횟수는 지금까지 총 1754건(3414명)으로 집계됐다.

한국 정부는 주선인이나, 주선 단체를 끼고 하는 민간차원의 상봉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또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확인 비용에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하며, 제3국 등에서 가족 상봉이 있는 경우 최대 600만 원까지 경비를 보전해 주고 있다.

이산가족정보 통합시스템에 따르면, 통일부는 "정부나 대한적십자사의 주선으로 한반도 내에서 교류·접촉하는 것이 좋지만, 현재까지 남북당국 간 합의에 의한 공식적인 이산가족교류의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제3국을 통한 교류·접촉의 중요성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통일부는 이런 민간 차원의 상봉은 경비가 많이 소요되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정식여권을 발급받지 않고 나오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