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화가 송벽∙최성국이 바라본 북미회담, ‘트럼프-김정은 만남은 좋은 일...독재자 미화는 답답’

사진 출처, SONG BYEOK
- 기자, 이민지, 헤더 첸
- 기자, BBC 코리아, BBC 뉴스
미국 현직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의 첫 만남으로 기록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이를 복잡미묘한 심경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선전 일꾼'으로 북한 정권을 알리는 그림을 그리다 탈북 이후 북한 주민 실상을 알리기 위해 다시 붓을 든 탈북 화가 송벽과 최성국 작가다. 정상회담 일주일 전 이들을 서울에서 각각 만났다.
2002년 탈북한 송 씨는 북한 정권을 패러디하는 특유의 작품으로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해외 전시에 집중하는 그는 작품 보관 및 운송, 예술가 지원 정책 등을 고려해 작년에 독일로 이주했다.
북한 4.26 만화영화촬영소 출신인 최 씨는 2011년 탈북했다. 한때 '외화벌이 일등공신'으로 일하던 그는 한국 영화를 불법 복제한 혐의로 평양에서 추방됐고 이후 탈북을 택했다. 그는 웹툰 '로동심문''으로 자신의 한국 정착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BBC/Heather Chen
'트럼프를 믿는다'
두 사람은 정상간의 만남은 환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을 상대로 비핵화 및 북한 인권 개선을 약속하는 다짐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송 씨는 "회담 소식을 듣고 참 좋았다. 두 사람은 꼭 만나야 한다"며 "쉽지 않겠지만, (국제 사회가) 압력을 가하면 가할수록 북한도 인민을 좀 더 신경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그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말뿐인 회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씨도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를 믿는다"며 "세계 강대국으로 인류의 사명감도 있고, 북한 주민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어 "물론 말도 안 되는 행동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트럼프의 전략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BBC/Heather Chen
'김정은 포장에 화난다'
지난 4월 27일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에 관해 묻자 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조용하게 말하던 송 씨는 김 위원장이 지나치게 미화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TV에서 독재자를 미화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김정은을 보고 소탈하다고, 사람 같다고 하는데 독재자 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이걸 포장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씨도 김정은 정권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관점에서 김정은과 대화하면 (상황이)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황당하다"며 "김정은이 파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끝까지 몰려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이 세계 지도자들과 악수하고 같이 있는 장면이 북한 언론에 나가면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김정은이 '힘 있구나'라고 세뇌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운데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북한 주민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어떻게 사람들이 죽고 폭행 당하는지 알면 김정은을 포장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Choi Seong-guk
'그림은 핵무기보다 강한 도구'
북한에서도 그림으로 생계를 꾸렸고, 탈북 이후에도 붓을 놓지 않은 송 씨와 최 씨. 이들에게 그림이 갖는 의미를 물었다.
최 씨는 "만화는 핵무기보다도 더 강한 도구"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경험해보니 문화의 힘이 제일 컸다. 문화가 정답인 것 같다"며 "앞으로 북한과 한국 문화의 차이점을 통역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 씨도 그림으로 북한의 실상을 계속 알리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제 두려운 것도 없다. 진실한 작가는 동시대의 독재, 인권, 이런 내용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이 사명"이라며 "이런 사명을 갖고, 북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씨는 이어 "평양에 가서 전시를 해야 한다. 이런 작품을 갖다놓고, 이것이 예술의 자유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게 꿈이자 소원이다. 생전에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