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종전선언 논의로 주한미군 거취 다시 논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 SAUL LOEB/AFP/Getty Images

사진 설명,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기자, 김수빈
    • 기자, BBC 코리아

북미정상회담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을 추진하면서 주한미군의 존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군의 한국 주둔 문제는 한반도 내 평화 체제 구축에 대한 논의가 나올 때마다 줄곧 제기되곤 했는데 이번 계기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만나 논의한 사안 중에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것.

그러자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주한미군 문제가 의제로 등장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美국방 "진짜로 얘기 나온 적 없다"

짐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직접 나서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말해야 했을 정도.

"나는 진짜로 이 이야기가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국방부 기자실에 갈 때마다 이 질문을 받는데 진짜로 얘기 나온 적 없다." 매티스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싱가포르의 한 바에서 내놓은 북미정상회담 관련 이벤트 보드카 샷들

사진 출처, Ore Huiying/Getty Images

사진 설명, 싱가포르의 한 바에서 내놓은 북미정상회담 관련 이벤트 보드카 샷들

하지만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국방부 내 여기저기서 그런 얘기가 돌아다니는 걸 들었다"며 "고위 관리들이 절대로 그런 계획은 없다고 하지만 말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조선일보에 말하기도 했다.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엄밀하게는 휴전 상태로 계속 진행 중인 한국전쟁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종전'을 맞게 될 경우 유엔군사령부는 그 존립의 근거를 잃을 수 있다.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생긴 조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엔군 자격으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또한 그 존재 근거가 희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전선언이 곧 주한미군의 존재 근거 상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1953년 휴전 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태평양 지역에 있어서의 무력공격"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 조약이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자동으로 주한미군의 철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트럼프에 대한 불안감

그러나 현재 미국 행정부 수반이자 군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주한미군의 주둔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는 것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워싱턴 전문가들의 우려도 여기서 비롯된다. 한 익명의 워싱턴 전문가는 조선일보에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군을 한국에 두느냐에 대하 늘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동두천의 주한미군

사진 출처, Seung-il Ryu/NurPhoto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하원의원의 주도로 지난 5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없도록 만드는 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의 루벤 갈레고 의원은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통해 한국에 주둔한 미군 현역 군인의 수가 2만2천 명 이상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보다 큰 불확실성을 야기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친구와 동맹들에게 미국이 헌신하는 파트너로 남을 것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갈레고 의원은 지난 5월 1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만 이 개정안이 주한미군의 감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은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현역 군인의 수를 2만2천 명 밑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국방부 장관이 하원의 국방 관련 위원회들에게 그러한 감축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역내의 동맹국들의 안보를 상당히 저해하지 않음을 보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