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깨끗한 공기가 사치품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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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 그런데 대기 오염 이야기를 보면, 환경과 관련된 불평등이 드러난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 사는 미틸레쉬는 요리를 위해 스토브에 불을 붙일 때마다, 눈이 따가워지는 것을 느낀다. 스물아홉 살의 주부 미틸레쉬가 남편과 딸, 아들, 시집 식구들과 살고 있는 빈민가의 작은 집은 요리를 시작하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금세 연기로 들어찬다.

미틸레쉬는 열세 살 때부터 내부에 금속 코팅을 하고 장작을 태우는 아궁이, '출하'로 요리를 해왔다. 언제부턴가 그는 호흡 곤란을 겪거나 기침이 쏟아지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가도 미틸레쉬가 숨 돌릴 틈은 거의 없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도시인 델리의 실외 공기 질은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칠 만큼 나쁘다.

인도 당국이 도시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각종 오염 수치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의 제한치를 넘어선다. 시카고 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최근 연구는 WHO 권장 수준으로 대기 오염을 줄이지 않으면 인도 수도의 주민 수명이 최대 11.9년 단축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틸레쉬 가족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의 극단적 사례다. 현재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

반면 피해는 자신을 지키거나 오염에서 벗어날 능력이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크게 입는다. 대기 오염의 이야기가 환경 불평등의 한 단면인 것이다.

'코너스톤'은 델리 지역 사회에 있는 저소득층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실내 공기 오염의 위험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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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코너스톤'은 델리 지역 사회에 있는 저소득층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실내 공기 오염의 위험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최근 미틸레쉬는 오염된 공기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스토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꽤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인도에서 가정용으로 많이 쓰는 14.2kg LPG 한통 가격은 900인도루피(약 11달러)다. 그의 이웃 중 안정적 수입이 없는 상당수는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뉴델리 저소득층에게 실내 오염의 숨겨진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 '코너스톤 날리지 빌더스'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스위티 샤르마는 "이 문제는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매우 성별화된 문제"라고 말했다.

"여성들은 매일 숲에서 장작을 모으느라 고생하고, 요리하는 동안 유독한 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됩니다."

미틸레쉬는 코너스톤의 도움을 받아 '실내 공기 오염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지역 사회에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여성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작 스토브를 사용하던 시절엔 건강 문제와 불편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문제를 좌시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요즘에는 출하로 요리할 때면 집안이 연기로 차지 않도록 가급적 출하를 집 밖으로 가져갑니다. 야외에서도 연기를 직접 들이마시지 않도록 스카프로 몸을 감싸죠. 그리고 돈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가스통을 구매합니다."

전 세계에서 여전히 24억 명 정도가 등유나 나무, 분뇨, 숯, 석탄 같은 비효율적인 연료를 태워 음식을 만든다. 이러한 방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보다 깨끗한 조리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하면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세계적으로 극빈층이 감소하면서, (조리 과정 등에서 나온)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지난 20년 동안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화석 연료 연소와 산업화에 따른 현대적 형태의 대기 오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 오염은 더 치명적이고 광범위해서, 점점 더 큰 피해가 초래되고 있다. 2019년만 해도 실외 대기 오염으로 450만 명이 조기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5년보다 30만 명 더 많고, 2000년보다는 160만 명 더 많은 수치다.

특히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대의 개발도상국에선 산업화 속도가 법률로 오염을 통제할 수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중국과 인도가 가장 많다. 하지만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을 보면, 최빈국의 피해가 더 크다. 세계 최저 소득층 중 약 7억1600만 명이 대기 오염이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곳에서 살고 있다.

어쩌면 이는 놀랍지 않은 사실이다. 가난한 이들은 이주 등으로 대기 오염에 따른 건강상의 피해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에서도 대기 오염 피해는 빈곤층이나 또 다른 불평등으로 고통받는 소수자 집단에게서 두드러진다.

과학자들은 여러 요인중 화석 연료 연소가 세계적으로 실외 대기 오염 사망자 급증을 초래했다고 말한다. 관련 사망자 수를 좀 더 높게 추정하는 한 연구는 화석 연료 연소가 유발한 오염으로 870만 명이 조기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석탄과 휘발유, 경유를 태우는 것은 'PM2.5'로 알려진 초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이다. 초미세먼지는 직경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어, 흡입하면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

또한 혈류로 이동해 염증 수치를 높이고 심장 질환과 폐 질환, 암을 포함한 여러 가지 건강 문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초미세먼지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네소타 대학 환경 경제학 및 생태학 교수인 스티븐 폴라스키는 "고소득 국가에서는 초미세먼지 대기 오염이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백인보다 흑인과 아시아계, 히스패닉계가 초미세 먼지의 발생원 근처에 거주할 가능성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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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미국에서는 백인보다 흑인과 아시아계, 히스패닉계가 초미세 먼지의 발생원 근처에 거주할 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에서는 1970년 의회가 '청정 대기법(the Clean Air Act)'을 제정하고, 1975년부터 도로용 차량의 납이 함유된 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기 시작한 이후 대기 오염이 크게 감소했다.

폴라스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미세먼지 오염은 미국 환경 보건 상의 최대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이 소외된 집단과 저소득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2019년 연구에서 폴라스키와 다른 연구자들은 대기질 모니터를 사용해 배출량, 배출에 대한 인체 노출,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추적했다. 그 결과 미국의 흑인 및 소수자 집단은 오염 발생에 대한 책임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오염 피해를 입을 위험성은 비-히스패닉계 백인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폴라스키는 "연구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소비로) 오염에 책임이 더 큰 사람들이 그 피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5년 사이 세 인종 집단 모두에서 초미세먼지 노출이 50%까지 줄었다. 하지만 감소의 폭은 차등적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계가 아닌 백인들의 초미세먼지 노출량은 전체 평균보다 7% 더 줄어들었다.

소비로 인한 오염 유발 책임은 이들이 전체 평균보다 12% 더 많은 점을 고려하면, 책임은 많지만 피해는 덜 보는 "오염 우위(pollution advantage)"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반면 노출 수준과 오염 생성량의 차이가 반대로 나타나는 "오염 부담(pollution burden)"은 흑인과 히스패닉 집단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2014년의 연구 결과와도 유사하다. 2014년 연구에선 백인이 아닌 아닌 인구 집단이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또 다른 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에 백인 인구보다 38%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산화질소 노출 수준을 백인 인구가 경험하는 수준으로 낮추면 매년 심장 질환 사망자 수가 7000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불균형 대부분은 해당 집단이 오염원과 얼마나 인접해 사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2021년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오염 유발원 인근에서 확인되는 농도 높은 초미세먼지에 미국의 흑인 집단과 아시아계, 히스패닉계가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오염에 대한 노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다른 요인은 경제력이다.

폴라스키는 부자는 오염된 지역을 떠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과 소수자 집단은 쉽게 고향을 떠날 수 없어 부자들의 소비로 인한 결과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도시의 대기 질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빈곤층과 소외 계층은 최악의 대기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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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은 가장 부유한 지역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균적으로 3분의 1 정도 더 높게 나타난다. 부유층에 비해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산업과 더 가까이 사는 경향이 있고, 이들이 사는 지역엔 녹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염 불평등을 이해하려면, 오염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폴라스키와 동료들은 2015년 미국에서 초미세먼지에 노출돼 조기 사망한 13만1000명을 조사했다. 이들은 연구에서 10만 2000명의 사망은 자동차 및 차량 배기가스 배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며, 사망자 2만 9000명은 주로 산불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결론내렸다.

미국 환경보호국의 지원을 받은 연구는 소수 인종 및 소수 민족 그룹이 산업과 건설, 도로 차량으로 인한 대기 오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초미세먼지 오염원은 국가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환경 보건 연구원인 칸 보라와 동료들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의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에어로졸 두께(AOD, 에어로졸이 흡수하고 산란하는 빛의 양을 측정하는 것)'를 조사하고 도시 대기질의 장기적인 변화를 정량화했다.

연구팀은 인도 도시 8곳 등 열대 지방 도시에 초점을 맞췄다. 보라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빠르게 성장한 대부분의 열대 도시에서 오염 물질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과거 열대 지방에선 토지를 개간하고 농업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계절마다 바이오매스를 태우는 것이 대기 오염의 주원인이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들이 산업 성장과 도로 교통, 국내 화재 등으로 인해 대기질이 악화되는 "새로운 대기 오염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었다.

인도를 비롯한 열대 지역 도시에선 인구가 전례 없는 속도로 늘고 있다. 하지만 보라는 이곳에선 일상적인 오염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고, 오염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시간 대학에서 공공정책을 가르치는 교수인 캐서린 하우스만은 새로 건설되는 석탄 화력발전소부터 산불 발생에 이르기까지 매년 미세먼지 오염원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근시일내에 사라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오염은 저소득층과 소수 민족 집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공중 보건 문제일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저하시켜 경제 성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우스만은 "이것은 전 세계 정부가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하우스만은 사람들에게 오염 수준의 심각성을 알리고 어떤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알려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 대기 오염 모니터링 네트워크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아서,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 오염이 모니터링 되더라도 일반 가정은 대기 오염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건강상의 피해를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매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오염을 완화하기 위해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수단들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저소득층 집단에게는 더욱 그럴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저소득층 가정에서 구입하기에 공기청정기는 여전히 엄청나게 비싸다.

델리에 있는 '천식 흉부 알레르기 센터'의 설립자인 비크람 자기는 "모든 종류의 역경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 노동자들은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더욱 취약하다고 했다. "매일 인도 도로에서 교통을 단속하는 교통 경찰조차도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보다 폐 기능이 더 나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델리 당국은 도시의 높은 수준의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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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델리 당국은 도시의 높은 수준의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외 공기 오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시도해 볼 만한 몇 가지 효과적인 조치도 있다. 디젤 트럭의 경로를 변경하고 저공해 구역을 시행하면, 대기 오염을 줄이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현재 유럽 전역의 많은 도시에서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저공해 구역을 도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는 1제곱마일 구역 내에 전기 이동 수단만 허용하는 배달 차량 무공해 구역을 미국 최초로 시범 운영했다.

도시 내 교통 수단을 바꾸는 것도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 버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 연방 정부도 최근 향후 10년간 전국 169개 도시에 1만 대의 전기 버스를 배치하는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그러나 전기로만 전환한다고 해서는 교통 관련 초미세먼지를 막을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초미세먼지 오염은 배기가스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차량에 의한 먼지 재부유로도 상당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도 한 몫 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델리 오염 관리 위원회와 인도 국립 정보 센터가 개발한 '그린 델리 앱'을 통해 델리 주민들이 오염원을 당국에 신고한다. 델리의 교통부 장관은 이 앱 사용자 덕분에 대기 오염이 30% 감소했으며, 이것이 8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감소세라고 밝혔다.

인도는 2022년 9월부터 2026년까지 미세먼지 오염을 40% 줄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인도 환경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오염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에너지 및 청정 대기 연구 센터의 보고서는 인도의 대기 오염 개선 성과를 비판하며 감축 계획이 충분히 실행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폴라스키는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 세계 정부가 더 엄격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 분야에서 나오는 오염원을 단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경제 성장시키는 게 더 이상 우선순위가 될 수 없고 그런 것은 취약한 공동체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