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경찰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자, '판결 번복을 지켜봐야 했다'

    • 기자, 소냐 제섭, 리즈 잭슨
    • 기자, Presenter, BBC London News

로렌은 강간범이 현재 감옥에 있지만 "털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 설명, 로렌은 강간범이 현재 감옥에 있지만 "털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로렌 테일러가 2010년 런던 경찰 아담 프로반에게 성폭행을 당했을 당시, 겨우 16살의 나이였다.

아담 프로반은 당시 로렌보다 나이가 두 배 가까이 많았지만, 자신이 22살이라며 거짓말을 하고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데이트 전에 먼저 런던 동부 롬퍼드 지역의 공원에서 산책을 하자고 권했다. 그러나 프로반의 다음 행동은 산책이 아니었다. 로렌을 숲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10여 년이 지난 뒤, 프로반은 런던 우드그린형사법원에서 형을 선고받았다.

서퍽 뉴마켓 출신의 전직 경찰관 프로반(44)은 로렌에 대한 2건의 강간 혐의와 2003~2005년 여성 경찰관을 여섯 차례 강간한 혐의로 16년형을 선고받았고 형 집행 종료 후 8년의 보호관찰 기간이 내려졌다.

하지만 피해 여성들을 위한 정의가 실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세 번의 재판이 열려야 했다.

로렌은 "그저 두려움에 얼어붙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 모든 트라우마를 견디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려면 내가 거기 없었던 것처럼, 내가 겪은 일이 아닌 것처럼 행동해야 했어요. 그런 일이 제게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요."

로렌은 강간 후 프로반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며 밀크셰이크를 사주고 이후 다시 강간했다고 말했다.

로렌이 경찰에 신고할 용기를 얻기까지, 6년이 걸렸다.

로렌이 런던 경찰 아담 프로반에게 성폭행 당했을 당시, 겨우 16살의 나이였다

사진 출처, Met handout

사진 설명, 로렌이 런던 경찰 아담 프로반에게 성폭행 당했을 당시, 겨우 16살의 나이였다

프로반의 첫 재판은 배심원 무죄 평결로 종결됐다. 2018년 두 번째 재판에서야 2건의 강간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9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9년 런던 광역경찰(MPS)에서 해고됐지만, 이후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다시 뒤집혔다.

그런데 당시 법정에 출석해 로렌의 피해자 진술에 귀를 기울였던 또 다른 여성이 있었다.

해당 여성은 프로반과 같은 광역경찰 소속 경찰관이었고 마찬가지로 프로반에게 강간당한 피해자였다.

올해 열린 세 번째 재판에서는 이 여성 경찰관의 진술이 전해졌다. 로렌의 사건이 발생하기 수년 전, 상사였던 프로반에게 성폭행 등 성폭력을 당했지만 경력을 지키고 싶다면 침묵을 지켜야 한다며 사실상 강요받았다는 진술이었다.

구치소에 수감된 아담 프로반

사진 출처, Met Police

사진 설명, 프로반은 과거 로렌을 성폭행한 혐의로 9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유죄 판결이 파기됐다

두 번째 여성은 법원 피해자영향진술(VIS)에서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용의자처럼 느껴졌다"며 직장에서 "괴롭힘과 피해를 당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루카스 판사는 해당 여성에 대한 광역경찰의 처우가 "최악"이고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진실이 계속 나아가게 만들었다'

여성 경찰관은 부당한 처우를 당했으나, 로렌은 본인의 경우 경찰관들로부터 매우 다른 처우를 받았으며 그들의 지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제 29살이 된 로렌은 익명의 성폭력 생존자로 남을 권리가 있지만, 다른 피해자의 신고를 응원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려 한다.

로렌은 "범인이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더 끔찍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많은 용기와 힘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경찰들이 가족보다도 더 큰 힘이 되곤 했어요."

로렌은 진실이야말로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유일한 힘"이라고 말한다
사진 설명, 로렌은 진실이야말로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유일한 힘"이라고 말한다

그는 법원에 제출한 피해자영향진술에서 성폭행 및 증거 제출 과정의 충격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무너졌으며 여전히 "끔찍한 회상과 공황 발작"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로렌은 프로반이 다시 수감된 것에 "감사"하지만 또 다른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진실을 알고 있어요. 그것이 저를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유일한 힘입니다."

'파렴치한 태도'

루카스 판사는 프로반에게 선고를 내리면서 피고가 "타인의 성을 착취할 권리가 있는 양 파렴치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판사는 경찰 당국이 2005년 프로반에 대한 여성 경찰관의 고충 제기를 처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며, 경찰이 "고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자기 사람 챙기기에 더 연연했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가 더 진행됐다면 로렌은 강간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배심원들은 프로반의 범죄적 행동이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는 사실과, 2003년 16세 소녀가 증언한 이후 해당 증인에게 접촉했다는 혐의를 알게 됐다.

법원에서는 2005년 또 다른 여성 경찰관이 프로반에게 여러 차례 "불쾌한" 메시지를 받고 고충을 제기했지만, "비공식적으로" 처리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루카스 판사는 피고를 향해 말했다. "피고가 저지른 범죄 행위의 지속성과 심각성은 건조한 설명만으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피고의 행동은 경찰의 명예를 더럽혔습니다."

런던 광역경찰청의 루이자 롤프 부청장은 프로반의 범죄가 "너무나도 개탄스럽다"고 묘사했다.

롤프 부청장은 "현재 광역경찰이 프로반의 범죄 및 행동 이력을 조사 중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더 빨리 움직여 그를 법정에 세울 수 있었을지, 또는 애초에 경찰 채용을 막을 수 있었을지 충분히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역경찰이 피해 여성들을 실망시키고 지원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결정적 순간들이 있었음은 이미 자명합니다."

그는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적절한 부서와 연계할 것임을 '독립적 경찰감시기구'(IOPC)에 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