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지진: 여진 공포에 국제사회 지원 호소

아라파트 잔하일의 어머니는 최근 규모 6.1의 강진이 아프가니스탄을 강타했을 당시 집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사진 설명, 아라파트 잔하일의 어머니는 최근 규모 6.1의 강진이 아프가니스탄을 강타했을 당시 집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 기자, 요기타 리마예
    • 기자, BBC 뉴스, 아프가니스탄 팍티카 주

아프간의 드웨구르 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진흙으로 만든 수많은 집들은 무너져 내리며 산비탈과 뒤섞였다.

파키스탄 국경에서 약 30km 주변에 위치한 아프간 남동부 팍티카 주는 이번 지진의 진원지에서 불과 30km 떨어져 있다.

이 마을의 집 대부분은 완전히 파괴됐다. 그나마 남아있는 건물에는 심각한 균열이 생겨나 주민들이 살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상태다. 이곳엔 25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마을이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한 탓에 현지 탈레반 정부나 구호 단체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BBC 취재진이 이 지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 마을을 취재 중인 언론인도 전혀 없었다.

마을 북쪽 끝자락에 아라파트 잔하일(20)의 집이 위태롭게 서 있었다. 이번 지진으로 이 집은 잔해 더미에 둘러 쌓이게 됐다.

잔하일은 "그날 밤 큰 폭발음 같은 소리를 들은 뒤 제 머리를 뭔가에 세게 부딪혔다"며 "죽는 줄 알았지만 가까스로 잔해 아래에서 기어 나왔다"고 회상했다.

"저는 진흙과 돌을 옆으로 치우고 어머니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만져보니,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그의 얼굴에 당시 상황의 트라우마가 엿보였다. 잔하일의 어머니 자르타라는 올해 50세였다. 잔하일은 공교롭게도 지진이 일어나기 전날 밤, 자고 있던 자리를 어머니와 바꿨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이번 지진으로 잔하일 형제의 아내와 두 자녀도 사망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의 12세 소년도 목숨을 잃었고, 이 마을에서만 수십 명의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

자피르 칸의 손자 중 4명은 병원에 입원했고, 그 중 한 명은 머리를 다쳤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일하며 일궈낸 모든 게 사라졌다"며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임시 천막에서 지내는 마을 주민들
사진 설명, 임시 천막에서 지내는 마을 주민들

마을에서 건물 잔해를 치우는 사람은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가 없다. 마을 원로인 타즈 알리 칸은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현재 많은 여진을 느끼고 있어요. 매일 최소 2번의 여진이 있습니다. 어제 밤 11시에도 여진이 발생해 주민 모두가 잠에서 깼어요. 결국 우리는 밖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그는 "우리 마을에선 너무 많은 굶주림과 비극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아무도 우리를 도우러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대나무 막대를 땅에 고정한 뒤 플라스틱 시트와 천 조각을 매달았다. 여성들은 임시 텐트에서 잠을 자고, 남자들은 밖에서 취침을 한다. 이런 산악 지역에서는 뇌우가 자주 발생한다.

인도주의 단체와 현지 탈레반 정부에서 제공하는 식량과 기타 구호품이 멀리 떨어진 가얀에 도착했다. 드웨구르 마을에서 이곳까지 가려면 구불구불한 산은 물론 강을 가로질러 진흙길을 몇 시간 동안 이동해야 한다. 화물 트럭의 경우 이동 시간은 훨씬 더 걸릴 것이다.

타즈 알리 칸은 "마을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매일 가얀으로 가지만 매번 빈손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가 나서 우리를 도와주기를 호소하고 싶다"며 "저희가 무너진 집을 재건하려면 음식과 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피르 칸은 "이번 지진으로 우리가 일궈낸 모든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사진 설명, 자피르 칸은 "이번 지진으로 우리가 일궈낸 모든 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도 마을 사람들의 생활은 여유롭지 못했다. 일부 주민은 일꾼으로 일하고, 다른 사람들은 마을 주변 숲에서 잣을 따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번 지진으로 동쪽과 북쪽 산에 위치한 많은 마을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 외진 마을에도 구호품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프간은 현재 식량과 구호 물품뿐 아니라 이처럼 외진 마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군이나 훈련된 재난대응팀이 외진 마을에 접근할 수 있지만, 탈레반은 아직까지 이런 자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가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는다면, 전 세계 국가들은 구호 활동을 위해 숙련된 인력이나 군인들을 파견한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주민들은 스스로 지진 여파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언제든지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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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기본 사항

  • 탈레반의 국가 통치: 지난해 강경 이슬람주의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다. 탈레반이 미국 주도로 축출된지 약 20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잡은 것이다.
  • 식량 위기: 탈레반이 집권했을 당시 해외 원조와 현금이 고갈되면서 3분의 1 이상의 주민들이 식량 위기 등을 겪고 있고, 경제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 여성의 권리 제한: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라는 명령을 받았고, 10대 소녀들은 학교에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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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지진 피해 관련 지도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아프간 지진 피해 관련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