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가 점점 더 비싸지는 이유

- 기자, 로라 존스, 폴 사전트, 산드라 로드리게즈 칠리다
- 기자, BBC News
닭고기는 단연 영국에서 저녁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육류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영수증 속 닭고기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닭 사료, 에너지, 운송 등의 비용이 증가하면서 '난도스'나 'KFC'와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이미 닭고기 메뉴값을 인상했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Co-op'의 대표는 닭고기가 쇠고기만큼 비싸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식 조사에서도 오븐에 넣어 익히는 냉동 닭고기 가격은 지난 2년간 kg당 2.5파운드(약 3900원)에서 3파운드로 올랐다.
영국의 양계업자 제임스 모터스헤드는 "문제는 모든 종류의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스헤드의 가족은 2001년 잉글랜드 서부 웨스트미들랜즈주의 양계농장을 사들였다.
최근 몇 년간 닭고기에 대한 수요는 증가세였으며, 모터스헤드 가족이 기르는 닭은 매년 약 150만 마리에 이른다.
닭고기 생산 과정을 단계별로 따라가며 양계농가와 가공업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어디서 증가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양계농장

영국가금류협의회에 따르면 영국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50%가 가금류이며, 영국에서만 매년 가금류 10억 마리가 사육된다.
영국전국농민조합의 가금류 부문 이사장이기도 한 모터스헤드가 운영하는 양계농장은 한해 7번 "주기"로 병아리 약 21만5000 마리를 배달받는다.

병아리들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양계농장으로 옮겨져 닭고기용으로 특별 사육된다.
모터스헤드는 병아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5펜스(약 79원) 올라 이제 마리당 가격이 40펜스를 넘었다고 전했다.
부화를 위해 필요한 사료, 전기, 난방비가 오르면서 부화장들이 받는 압박이 양계농장에도 전가되는 것이다.
한편 모터스헤드가 정규직 직원 두 명과 병아리를 기르고 돌보며 필요한 당일 지출 비용 또한 오르긴 마찬가지다.
직원들은 7시에 양계장에 도착해 남아있는 물과 먹이량 및 병아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이들 농장의 모든 닭은 영국의 식품 인증제도인 '레드 트랙터 인증(Red Tractor assured)'을 받는다. 해당 인증을 받은 닭은 부화장까지 추적 가능하며, 이들 부화장은 EU가 법으로 정한 공간보다 10% 넓다.

모터스헤드의 농장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한다. 양계장에서 LED 조명을 사용하며 지붕엔 태양 전지판을 달았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년 킬로와트(kW)당 전기요금이 거의 2배가량 상승하는 등 전기요금이 "급등했다"는 게 모터스헤드의 설명이다.
난방용으로 액화석유가스(LPG) 가스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LPG 가격 또한 2년 전 리터당 15펜스였던 것이 이젠 리터당 40펜스를 웃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이에 따른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추한 지하수를 소독하는데 필요한 화학약품의 가격 또한 30%가량 상승했다.
또한 병아리의 잠자리를 위해 매년 나무 톱밥을 200톤 정도 구매하는데, 톱밥 대량 구매비 또한 지난 12개월간 40% 정도 급증했다.

사진 출처, James Mottershead
톱밥비 외에도 양계 농가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비 또한 치솟긴 마찬가지이다.
모터스헤드의 농장은 연간 약 200만파운드(약 31억 8000만원)치 사료를 구입한다. 닭의 생애 주기에 따라 크럼블형(육계전기), 펠렛형(육계후기) 등 사료 종류도 달라진다.
실제로 영국의 사료 제조 기업 '매시브라더스'의 카이난 매시 상무 이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이렇게 높았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료는 주로 해바라기 기름 부산물, 밀, 콩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지난해 흉작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매시 이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4분의 1을 담당한다"면서 "만약 두 국가 간 다툼이 계속될 경우 밀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건조한 날씨 또한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송
양계 농장은 정기적으로 닭의 무게를 잰다.
법이 정한 ㎡당 밀집도를 어기지 않기 위해 32일 정도 키운 닭은 일정 목표 무게에 도달 시 출하한다.
양계농장의 닭 약 3분의 1가량이 이때 도축장으로 보내지고, 나머지는 39일째 되던 날 출하된다.
보통 닭들은 운송용 상자에 담겨 트럭으로 옮겨지는데, 연료비 또한 올랐다.
일례로 영국 왕립자동차협회(RAC)에 따르면 영국 내 경유 가격은 23일 리터당 1.8파운드를 약간 넘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 3월 1.79파운드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경유값은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몇 주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트럭 운전사를 구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브렉시트, 세부담 변경 등 복합적인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그 결과 임금이 치솟으면서 연봉 8만파운드를 제시하고 나선 화물운송사도 있었다.
모터스헤드는 "무언가 부족해지면 부르는 게 값인 현실"이라고 말했다.
가공
영국 내 가공공장 대부분은 비료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인 이산화탄소 가스를 이용해 닭을 도살한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미 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영국 내 대규모 비료 공장들은 생산 가동을 멈춰야만 했다.
영국은 필요한 비료의 절반 정도를 자체 생산하지만,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에서의 분쟁으로 인해 비료 가격은 더욱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암모니아 등 비료 원료의 주요 수출국이다. 이 때문에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은 이산화탄소 가격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전역에서 농장 600개와 공장 16개를 운영하는 등 영국 내 가장 큰 닭고기 생산 업체 중 하나인 '2 시스터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산화탄소 비용이 거의 4배 급등했다고 말했다.
도살한 닭은 이후 공정에서 털 제거, 세척, 포장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2 시스터즈' 측은 포장용 종이 상자 비용도 최근 몇 달간 20% 올랐다고 말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생산 공장의 인건비 부담 또한 커져만 가고 있다. 노동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근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장들은 더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 있다.
소매점
이렇게 포장된 닭고기는 정육점, 식료품, 슈퍼마켓, 제조업자 등 고객들에게 팔리게 된다.
그러나 로날드 커스 '2 시스터즈'의 대표는 이렇게 고객들에게 팔리기 이전 단계까지의 투입 비용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 시스터즈'는 "농장 출하 가격이 이미 1년 사이 거의 50% 올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낮은 물가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모터스헤드는 일부 가금류 생산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슈퍼마켓 등 소매업체가 가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생활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모터스헤드는 "우리는 양질의 닭고기와 달걀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양계장을 다시 채울 수 없는 양계업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존의 부족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게 모터스헤드의 생각이다.
그리고 가난한 가정과 국가에는 "생각하는 것조차 너무 두렵고 참담한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