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전용기' 탄다...팬데믹 이후 전용기 사용이 급증한 이유

전용기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계속 비행을 이어왔다

사진 출처, Jet It

사진 설명, 전용기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계속 비행을 이어왔다

기업가 릭 쉬머는 전용기 여행을 선호한다.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LA에 본사를 둔 마케팅 기업을 운영하는 쉬머는 "전용기 비행은 가족이 공항 보안, 인파, 진상 탑승객,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 등에 둘러싸이는 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슈퍼리치'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전용기. 그러나 일반인도 왜 전용기 탑승의 이점을 파악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전용기는 거대한 공항과 타 승객들을 피할 수 있는 고급스럽고 배타적인 세상이다.

체크인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두를 필요도 없다. 승객이 준비됐을 경우에만 이륙하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경우 공항 터미널 빌딩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리무진이 당신을 태우고 활주로를 지나 비행기까지 운전해준다.

안락하고 부드러운 가죽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미소를 띤 승무원이 샴페인 한 잔을 건네주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기업가 릭 쉬머는 전용기 여행을 선호한다.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Rick Schirmer

사진 설명, 기업가 릭 쉬머는 전용기 여행을 선호한다.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매우 비싼 '비행 택시'와도 같은 전용기의 또 다른 장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계속 비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항공사들은 지난 2년간 비행을 중단했지만 초고액자산가와 비즈니스 리더들은 전용기라는 자신만의 코로나19 버블을 만들어 안전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2021년 전용기 사용이 급증했다. 항공 데이터 리서치 회사 윙스(Wingx)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330만 번의 비행이 있었는데, 이는 2019년 최고치보다 7%나 높았다.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같은 수치에는 주로 미국과 유럽이 기여했다.

하지만 몇가지 중요한 의문이 남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사라지면 전용기 사용 역시 감소할까? 또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판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전용기의 내부의 고급 가죽 시트

사진 출처, Jettly

사진 설명, 전용기의 내부의 고급 가죽 시트

비스타제트의 최고상업책임자(CCO) 이안 무어는 "더 많은 이들이 상업 비행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통제되고 유연한 여행 솔루션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몰타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7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무어는 지난해 유럽에서 고객 수요가 26%, 나머지 국가에서는 21%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용기 요청의 71%가 이전에는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았던 승객들에게서 왔다며 "전용기를 처음 경험해보는 승객들이 2022년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1만5000건의 전용기 예약을 받은 온라인 플랫폼 제틀리 역시 전용기에 대한 높아진 수요를 반증한다.

제틀리의 자매 회사인 제트잇과 제트클럽은 수요에 맞는 새 항공기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공동 설립자이자 제트클럽의 CEO인 비쉬할 하이어메스는 "비행기가 더 필요하지만, 위탁생산업체(OEM)가 충분히 생산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기를 맞이한 전용기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한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다. 바로 연료 가격 상승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세계 항공 연료 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 가격 부담은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제트 연료의 가격은 현재 작년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제틀리의 저스틴 크랩 최고경영자(CEO)는 "불행히도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용기를 타는 고객들은 대부분 가난하지 않다. 또 많은 고객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비용을 지급하기 보다는 회사 지출로 전용기를 이용한다.

따라서 비용 증가가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 전용기 대여 비용은 도대체 얼마일까? 승객 인원과 거리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인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기 힘들다.

다만 일례로 영국 런던에서 스페인 이비자까지 6명의 승객을 태우고 돌아오는 왕복 비행기표를 지금 산다면 약 2만8000달러(약 3500만원)정도가 든다고 한다.

전용기를 타면 체크인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두를 필요도 없다. 승객이 준비됐을 경우에만 이륙하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전용기를 타면 체크인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두를 필요도 없다. 승객이 준비됐을 경우에만 이륙하기 때문이다

미다스 항공의 항공 부문 분석가인 존 그랜트는 이러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내 전용기를 처음 탑승하기 시작한 이들이 앞으로도 계속 전용기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예약을 요구하는 항공편의 증가 범위 그리고 많은 항공사가 내거는 초경쟁적인 요금으로 미뤄봤을 때 여행자들은 궁극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을 내는 대신 질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마지못해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트는 이어 "그러나 지난 2년간 전용기를 처음 탑승해본 사람 중 소수는 자신이 경험한 이익을 충분한 가치로 보고 실용적으로 전용기 탑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기의 세계를 우리와 같은 평민들에게 더 접근성 있게 만들기 위해 "준 전용기" 옵션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들 전용기는 보통 6명에서 20명 사이가 들어가는 일반 전용기보다 더 큰 크기의 항공기를 사용하는 대신 다른 승객들과 함께 타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들 전용기는 제한된 수의 목적지만을 여행한다.

미국 JSX 역시 이 같은 준 전용기를 제공하는 회사다.

벤자민 카우프만 대변인은 JSX가 "항공 시장의 틈새를 노렸다"며 운임이 때때로 편도 기준 125달러(약 16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JSX가 "여행객들에게 전용기 특전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용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사진 출처, A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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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운송 캠페인 단체인 운송과 환경(Transport & Environment)에 따르면 전용기 사용은 민간 항공 사용보다 승객 한 명당 5배에서 14배 더 환경 오염이 심하다.

이에 전용기를 제공하는 민간 항공 업계는 승객들에게 탄소 상쇄를 장려하고, 바이오 연료 사용과 전기, 수소 및 하이브리드 동력 항공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스타제트의 무어는 그의 회사가 202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시작한 이래 85% 이상의 회원들이 비행기의 연료 소비량에 비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플라잇 프리 UK 안나 휴즈 디렉터는 이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의 단체는 사람들에게 일 년 내내 비행기 여행을 하지 않도록 권장한다.

그는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때다. 우리는 전용기가 적절한 운송 수단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제도도 전용기를 타는 데 따른 엄청난 배출량을 상쇄할 수 없다. 나무는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비행 배기가스는 즉각적이다. 비행으로 인한 배출량을 줄이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가장 간단한 방법인 비행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용기를 타고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며 인류가 기후 위기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그 특권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