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월급: 열정페이 대신 월급 1000만원... '고급 인력' 인턴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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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브라이언 루프킨
    • 기자, BBC Worklife

일반적으로 '인턴'은 사무용품 관리처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최저 임금을 주고 시키는 자리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버나 아마존과 같은 회사에서는 인턴 월급이 8000달러(약 1000만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는 올해 4월 미국 내 인턴 월급이 가장 높은 기업 25곳을 조사한 뒤 위와 같이 밝혔다. 이들 인턴이 1년을 일하며 벌어들이는 금액은 미국 근로자의 평균 연봉을 훨씬 웃돈다.

이 중 가장 최상위에 이름을 올린 게임 회사 '로블록스'는 인턴에게 월평균 9667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도이체방크', '이베이'와 같은 기업의 인턴 월급은 약 7000달러에 달했다.

지난 2017년부터 가장 높은 월급을 보장하는 인턴십을 매년 조사해온 글래스도어는 매년 액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치들을 보고 있으면 수십 년간 정규직으로 일해온 많은 사람들은 말문이 막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력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높은 인턴 월급은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유능한 인재를 최대한 빨리 고용할 수 있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직 업무 경험이 별로 없을지라도 말이다.

정규직까지의 '파이프라인'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글래스도어의 경제학자이자 데이터 전문가인 로렌 토마스는 일부 인턴들이 일반적인 근로자에 비해 더 많이 버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으며, 이러한 이유가 놀랍진 않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일부 높은 인턴 임금은 확실히 이들이 나중에도 얼마나 잘 벌게 될지를 보여준다"라면서 "기술 혹은 금융 분야에서 한 달에 8000달러를 버는 인턴은 차후 정규직으로 입사해서도 비슷한 금액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러한 인재들을 추후 데려오기 위해 인턴십 월급에 기업들이 그 많은 돈을 쏟아붓는다"라는 게 토마스의 설명이다.

"많은 기업체에 이러한 인턴십 프로그램은 일종의 '파이프라인'인 것이죠. 이렇게 인턴으로 우선 채용한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입니다."

"팬데믹 기간엔 더욱 그렇습니다. 현재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턴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기업이 구인난 속 유능한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인턴들 또한 공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근로자들이 더 이상 무급으로 일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 이베트 리(미국인사관리협회 고문)

한편 이렇듯 고임금 인턴십은 상당수 기술 및 금융업에 몰려있다. 토마스에 따르면 불과 2년 전만 해도 기술 기업은 고임금 인턴십 기업 리스트의 절반도 못 채웠다. 그러나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이 리스트의 68%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 운영 및 경영 활동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술 능력을 요구하는 곳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나 제조업 기업들 또한 인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월급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많은 대기업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직 경력이 얼마 없는 근로자일지라도 말이다.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교 하인즈 정보시스템 및 공공정책 대학원의 취업 상담 책임자인 론 델핀은 이를 "맛보기"라고 표현했다. 기업들이 "여기서 일하면 이만큼 벌 수 있다. 우리랑 일하면 이만한 삶의 질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인턴십 기간에 맛보기처럼 보여주며 인재들을 설득한다는 것이다.

델핀은 많은 대학원생이 글래스도어가 뽑은 고임금 인턴십에 합격했다면서, 아마도 이들 중 절반은 정규직 제안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델핀은 높은 인턴 월급을 기업의 투자로 해석했다. 이를 통해 소위 '최상위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재를 뽑고 데려와 적응시키는 일련의 과정에서 오히려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수만을 위한 것일까?

명문 대학을 다니면 고임금 인턴십에 합격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반드시 명문 대학, 특정 학업 프로그램, 인사 담당자와의 연줄에 달려있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구인 시장은 학력이나 여러 배경보다 지원자의 기술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특히 많은 기업이 인턴십을 정규직 채용을 위한 확인 절차로 생각하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게다가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더 다양한 사회 및 경제 배경을 지닌 지원자들이 고임금 인턴십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이러한 인턴십을 원해도 도심에서의 삶을 감당할 수 없어 포기했던 지원자들 또한 이제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에 대해 토마스는 "이러한 고임금 인턴십 자리가 여전히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대도심에 반드시 살고 있지 않더라도, 국경을 초월한 다양한 지원자들이 응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요즘은 금융이나 기술직이 아닌 다른 분야를 노리는 학생들에게도 상황이 개선됐다는 게 토마스의 설명이다. 여전히 고임금 인턴십은 이러한 특정 분야에 몰려 있긴 하지만, 학생들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인턴십 선택지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늘날 달라진 업무 환경 속에서 인턴 등 근로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가치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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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전문가들은 오늘날 달라진 업무 환경 속에서 인턴 등 근로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가치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대학·고용주협회(NACE)가 지난 2021년 대기업 26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통, 보험, 유통 관리 및 식품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인턴 월급은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해당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여름 이들 기업은 유급 인턴에게 평균적으로 시급 20.76달러를 지급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22달러 상승한 수치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를 월급으로 계산하면 3300달러 이상이며, 연봉으로는 거의 4만달러에 육박한다. 미국 인구 절반의 연봉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 의미하는 바는?

여러 분야에 걸쳐 인턴 월급이 높아져 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예술이나 자선 관련 분야의 인턴들은 여전히 무급으로 일하고 있을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인턴십의 40% 이상이 무급이었으며, 특히 비영리 단체나 정부 부처, 예술과 같은 분야에서는 이러한 무급 인턴제가 오랫동안 만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컨설팅, 기술 등 전통적으로 소위 '월급을 잘 주는' 분야에선 인턴 급여 수준이 양호해졌다고 해서 "예술, 스포츠, 미디어 등 다른 분야에서도 인턴 월급이 높아졌다는 것은 아니"라는 게 미국 미시간 대학 로스경영대학원의 헤더 번 커리어 개발 담당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잇따른 유명 소송에서 일부 전직 인턴들이 과거 일했던 기업들을 착취 혐의로 고소해 승소하는 등 최근 몇 년간 무급 인턴십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커지는 추세다.

게다가 팬데믹 및 이로 인한 구인난 속에서 기업들 또한 더 이상 낮은 보수로는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베트 리 미국인사관리협회(SHRM) 고문은 "HR 분야에서의 경험상 기업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근로자들이 무급으로 일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라면서 "경험을 쌓기 위해 재정적 보상을 희생하라는 식으로는 인재를 끌어들이기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래에는 적절한 인턴 임금이 예외가 아닌 표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델핀의 예상이다. 특히 인턴이 직원 팀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많은 장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모든 인턴이 한 달에 수천 달러를 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은 월급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인턴의 가치를 깨닫길 바랄 뿐입니다. 왜냐하면 인턴은 회사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경영 방식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종종 기업들은 인턴들에게 경험을 쌓으러 온 것이니 배울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노동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구직자들은 자신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더욱 높게 쳐주는 인턴십을 구하기 위해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토마스는 "이번에 조사한 고임금 인턴십 목록을 통해 인턴 구직자들이 인턴십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라면서 "임금 수준도 높고 직원 대우도 좋은 기업들이 세상에 많다. 특히나 현재의 노동 시장에서는 더욱 많을 수밖에 없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