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속 오래된 휴대폰, 재활용이 필요한 이유

스마트폰에는 약 30가지의 화학 원소가 포함돼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지구에서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사진 출처, Royal Society of Chemistry

사진 설명, 스마트폰에는 약 30가지의 화학 원소가 포함돼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지구에서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 기자, 빅토리아 길
    • 기자, BBC뉴스 과학 기자

전자제품 폐기물 재활용을 조속히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로운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구에서 귀금속을 채굴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폭넓은 재활용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2021년 한해 동안 세계에서 버려진 전자제품의 무게는 57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왕립화학회(RSC)는 "이제는 금속 채굴보다는 폐기물 채굴에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분쟁 또한 귀금속 공급망에 위협이 된다.

왕립화학회는 귀중한 원소를 계속 채굴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소인 니켈 등의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러한 원소 시장의 변동성은 전자제품 생산을 위한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수요 급증과 함께, 배터리 기술의 또 다른 중요한 원소인 리튬 가격이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 약 500% 증가했다.

리튬 배터리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리튬 배터리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핵심 원소들의 고갈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왕립화학회 회장인 톰 웰튼 교수는 "그동안 인류의 기술 소비 습관으로, 필요한 원소들이 고갈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환경 피해 역시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세기에 고갈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원소들:

  • 갈륨: 의료용 온도계, LED, 태양 전지판, 망원경에 사용
  • 비소: 폭죽의 재료로 사용되거나 목재 보존제로 사용
  • 실버: 항균 의류 및 터치 스크린용 장갑에 사용
  • 인듐: 트랜지스터, 마이크로칩, 화재 스프링클러 시스템 등에 사용
  • 이트륨: 백색 LED 조명, 카메라 렌즈, 일부 항암 치료에 사용
  • 탄탈럼: 수술용 임플란트, 보청기, 네온 조명, 초음속 항공기 등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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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폐기물의 양은 매년 약 200만 톤씩 증가하고 있다. 이중에서 20% 미만이 재활용된다.

웰튼 교수는 "정부가 재활용 인프라 등을 점검해 지속 가능한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립화학회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최근 지속 가능한 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10개국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제품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선호하는 기술 브랜드로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

특히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사람들이 전자제품 폐기물을 처리하는 적절한 방법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응답자들은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을 집에 보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걱정되지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거나 재활용에 따른 보안 문제에 대해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왕립화학회의 엘리자베스 래트클리프는 BBC 라디오 4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래된 전화기와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를 보관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귀금속을 비축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루이스와 가족이 보관하고 있는 오래된 전자제품들

사진 출처, B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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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왕립화학회의연구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집에 오래된 기계들을 보관하는 방식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귀중한 원소들을 비축하고 있었다.

래트클리프는 이에 대해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는 더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망의 변화는 우리가 이러한 자재에 대한 재활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는 지구에서 원소들을 끊임없이 채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시민들에게 오래동안 사용하지 않는 기계들을 서랍에 보관하기 보다는 재활용 센터로 가져가기를 주문했다. 협회는 나아가 시민들에게 컴퓨터와 전화기 등의 기기를 안전하게 재활용하는 주변 재활용 센터를 안내해주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래트클리프는 "우리가 항상 말하는 건 '줄이고 재활용'하는것"이라며 "예를 들어 오래된 전화기를 팔거나 친척에게 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절차를 확장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모든 사람들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기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