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고수하는 중국… 방역보다 정치 문제?

상하이에선 한 달 넘게 엄격한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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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상하이에선 한 달 넘게 엄격한 봉쇄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 기자, 하워드 장
    • 기자, BBC 중국어서비스 에디터

세계의 이목이 우크라이나에 쏠린 가운데,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10년 임기' 전통을 깨고 3연임에 도전하리라는 전망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내 대규모 도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하나둘 봉쇄 조치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봉쇄 조치는 점점 더 시민들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 소식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밀어붙이며 경제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은 전염병 통제보다는 정치적인 색채가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봉쇄에 대한 분노

베이징에서도 봉쇄 조치가 적용되는 지역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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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베이징에서도 봉쇄 조치가 적용되는 지역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홍콩에서 상하이, 그리고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대도시도 예외 없는 중국의 엄격한 봉쇄 정책에 대해 국내외에서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 내 많은 지역이 한 달 이상 끝이 보이지 않는 봉쇄를 겪고 있다. 주민 2500만 명 가운데선 당국을 향한 환멸과 불만을 드러내는 뚜렷한 목소리가 포착됐다.

먹을 것과 약, 무엇보다도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보장해 달라고 외치고 있는 시민들이다.

현재 중국 SNS 플랫폼에는 일반 시민들이 촬영한 동영상 수천 개가 올라왔다. 당국의 가혹한 조치와 자신들의 비참한 일상을 기록한 영상이다.

비록 당국에서 이러한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일부 영상은 규제를 피해 온라인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상하이에에선 봉쇄 조치에 대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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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소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그 예다. 당국의 검열로 삭제되기 전 중국에서만 조회수가 4억 회 이상을 기록했다고 알려졌다. 유튜브와 같은 외국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해당 영상의 복사본을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영상은 봉쇄 기간 자신들의 삶이 어떻게 악몽으로 변해버렸는지 호소하는 여러 상하이 시민들의 음성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디스토피아적 암울한 이미지와 함께 한때 중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문명화'됐던 거대 도시 상하이의 실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국제 사회는 이미 봉쇄 조치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우려하고 있으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 당국이 위기관리에 능하며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믿는 기업가들인 "중국 황소"들조차도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전역이 봉쇄에 들어간 이후 베이징에서도 엄격한 봉쇄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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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상하이 전역이 봉쇄에 들어간 이후 베이징에서도 엄격한 봉쇄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한편 여러 주요 금융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상하이가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중국에서는 "전례 없는" 자본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

정 마이클 송 홍콩 중문대 경제학자는 최근 코로나19 규제로 인한 중국의 피해 규모가 한 달에 최소 460억달러(약 58조3000억원), 혹은 GDP의 3.1%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의 기욤 포리 최고경영자(CEO) 또한 봉쇄 조치로 에어버스사의 중국 내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가 현재 두 달간 봉쇄되면서 많은 국제 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다른 여러 국가가 백신 접종에 의존하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정책으로 돌아서는 와중에, 왜 중국은 여전히 확진자 제로(0)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는 것일까?

중국 공산당이 내세우는 선전 담론 2가지

2018년 3월 시진핑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 그는 3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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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18년 3월 시진핑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 그는 3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팬데믹에 맞서 싸우려는 이유보다는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을 지키고 시진핑 주석의 개인적 권위를 치켜세우려는 이유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여간 중국 언론이 내세운 주요 선전 담론 두 가지를 그 증거로 제시했다.

먼저 중국의 일당 체제와 권위주의 시스템은 혼란스럽고 문제투성이인 서구의 민주주의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게 가장 주된 담론이다.

실제로 CGTN,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줄곧 미국, 영국, 유럽 국가 등이 고전하는 동안 중국이 어떻게 코로나19의 확산을 신속히 통제했는지 조명했다.

또 다른 담론은 도덕적 우위에 관한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공산당은 단순히 시민들에게 투표할 권리를 주는 대신 "인민을 우선시하고, 이들의 전반적인 복지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선전해왔다. 그러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훨씬 낮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방역이 효과적이라고 선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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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외국 기자들을 꾸짖으며 팬데믹 동안 중국에 머무를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적도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관영 언론을 포함한 중국 관료 대부분이 이 두 가지 선전 담화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부 반대하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신속히 "실종"돼버리긴 해도 말이다.

정치적 비용

일부 전문가들은 '둬웨이 뉴스' 홈페이지가 최근 갑자기 폐쇄된 점을 들어 심지어 중국 지배 엘리트 사이에서도 혹독한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둬웨이 뉴스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유명 선전 웹사이트이다.

중국 지배 엘리트 사이에서도 혹독한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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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중국 지배 엘리트 사이에서도 혹독한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둬웨이 뉴스는 폐쇄 직전 특집 기사를 통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재고하라고 주장했다. 공식적 폐쇄 이유는 "홈페이지 재편"이었다.

한편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올해 가을,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현재도 봉쇄된 시민 수백만 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중국의 정책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만약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실패로 끝난다면 어떤 정치적 여파를 불러올까.

중국 안팎에서는 이러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