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분쟁: 반군을 피해 언덕에 숨어사는 사람들

민주콩고 이투리주에 위치한 캠프

사진 출처, Unicef

사진 설명, 민주콩고 이투리주에 위치한 캠프
    • 기자, 조이스 에투투
    • 기자, BBC 뉴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수만 명의 실향민이 안전을 위해 동부 이투리주의 외딴 언덕 꼭대기에 모여들었다.

수십 년 동안 지역을 초토화시킨 지속적이고 폭력적인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곳에 몰려온 것이다.

혼돈의 한복판에서 고아가 돼 집을 떠나거나 끔찍한 사건들을 목격한 아이들도 있다.

산비탈 캠프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습격을 피해 혼자 그곳에 도착한 14살 소년이 있다. BBC는 그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블루콰'라는 가명을 쓰기로 했다.

블루콰와 그의 가족은 반군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집에서 두 번이나 도망쳐야 했다.

블루콰는 "당시 저는 친구들과 놀고 있었던 터라 부모님이 어디로 도피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공격이 시작됐을 당시 그는 친구와 함께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친구는 무장단체에 붙잡혀 무참히 살해당했다.

블루콰는 "저는 계속해서 혼자 달렸다"고 회상했다.

당시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6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격이 끝나자 블루콰는 홀로 산비탈 캠프로 향했다.

그는 가족과 재회할 때까지 그곳에서 다른 실향민과 몇 주 동안 함께 살았다.

블루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의 어머니는 "알고보니 죽은 사람은 제 아들이 아니라, 아들과 친한 친구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약 5만 명의 사람들이 언덕 캠프에서 살고 있다

사진 출처, Unicef

사진 설명, 약 5만 명의 사람들이 언덕 캠프에서 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민주콩고의 약 600만 명의 주민들이 공격을 피해 정든 집을 떠났다.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시리아,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실향민 인구 중 하나다.

대부분의 실향민들은 남키부(South Kivu)와 북키부(North Kivu) 및 이투리주의 동부 지역에 머물고 있다.

이곳엔 실향민을 위한 캠프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무장단체의 공격이 너무 자주 일어나면서 이제 공격은 일상이 됐을 정도다.

민주콩고 동부엔 거의 30년 동안 이 지역에서 혼란을 야기한 수백 개의 다양한 무장단체가 있다. 가장 악명 높은 단체는 코드코, M23과 이슬람 국가와 연계된 ADF조직이다.

당초 이들의 싸움은 정치적 불안정과 인종 분쟁을 넘어, 나라의 방대한 광물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복잡한 요인들로 인해 촉발됐다.

르완다와 같은 이웃 국가들은 일부 반군 단체와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르완다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일부 회사들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 폭력 사태를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은 벨기에의 금 판매 중개인 알랭 괴츠와 여러 관련 회사들을 제재했다. 당시 미국은 이들이 민주콩고에서 수억 달러 상당의 금을 밀반출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미국은 이 불법 거래가 자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무장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랭 괴츠는 이 혐의를 부인했다.

블루콰는 시간이 날때면 친구들과 축구를 한다

사진 출처, Unicef

사진 설명, 블루콰는 시간이 날때면 친구들과 축구를 한다

폭력을 억제하기 위해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은 약 1년 전 북키부와 이투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지역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 몇 주 동안 공격이 확대됐고, 또 다른 사람들이 집을 떠나야만 했다.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정부군과 9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은 물론 수십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폭력 사태가 고조되는 가운데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총재는 블루콰가 머물고 있는 이투리 캠프를 방문했다.

러셀 총재는 언덕이 많은 풍경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거대한 캠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거대한 캠프가 외딴 지역에 있다"면서 "이는 모든 사람들이 캠프를 공격할 수 있는 단체로부터 더 멀리 떨어져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약 5만 명의 실향민 이 캠프에 머물고 있다. 이곳엔 물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위생 시설이 제한돼 있고, 의료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이곳을 떠나는 건 훨씬 더 위험하다.

주변엔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무장단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멀리 떠나려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주변 언덕에서 자라는 식량을 찾기 위해 나서는 것조차 주민들에겐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일이다.

블루콰는 혼란 속에서도 여전히 어린 시절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면 저는 축구하러 간다"며 "저희는 축구공을 만들기 위해 가방과 밧줄을 수집하거나 때로는 카드 게임도 한다"고 말했다.

블루콰의 꿈은 언젠가 의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