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대러 제재, 푸틴의 두 딸도 겨냥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카테리나 티코노바는 학계 및 비즈니스 업계 종사자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카테리나 티코노바는 학계 및 비즈니스 업계 종사자다

미국 정부가 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을 포함한 핵심 측근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가족과 주요 러시아 은행들도 새롭게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부차 시내에 민간인 시신이 길거리에 널린 사진이 퍼지는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의 만행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이뤄졌다.

러시아는 이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으나, 관련해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비록 위성 사진을 통해 러시아군이 부차를 장악하고 있던 기간에 민간인들이 살해당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 이 사건이 "우크라이나 행정부의 미숙하고도 냉소적인 도발"이라면서 부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6일) '부차 민간인 살해 사건'을 언급하며 "이는 엄연히 주요 전쟁범죄"라고 말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함께 모여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미국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의 딸 마리아 블라디미로브나 보론초바와 카테리나 블라디미로브나 티코노바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밝히면서 "푸틴 대통령의 성인 자녀들로 이들의 재산과 각종 이해관계를 차단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티코노바를 "러시아 정부와 방위산업을 지원하는 기술 기업의 임원"이라고 소개했다.

티코노바의 언니 보론초바에 대해서는 "러시아 크렘린궁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지원받는 국영 유전학 연구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두고 감독하는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한편 왜 푸틴의 딸들을 겨냥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료는 "이들이 아버지 푸틴의 자산 일부를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과 수많은 측근,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가 가족들을 통해 미국과 외국의 금융시스템에 재산과 부를 숨겨두고 있다고 믿을 근거가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많은 재산이 가족들을 통해 은닉됐다고 보고 있으며, 그러므로 이제 푸틴의 가족을 제재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백악관이 발표한 대러 제재는 다음과 같다.

  •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전면 금지
  • 러시아 최대 민간 은행인 알파뱅크와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의 국제 금융 시스템 내 전면 차단
  • 러시아의 주요 국유기업 제재
  • 러시아 정부 관료 및 가족들에 대한 제재

영국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모스크바 크레디트은행을 포함해 올리가르히 8명과 러시아 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전쟁범죄 의혹에 대한 우려 섞인 여론이 높아지면서 러시아산 석탄 수입 중단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미국발 대러 제재가 추가로 발표되기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일랜드 의회에서 "우유부단한 태도를 견딜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화상 연설을 통해 더 강력한 대러 제재 시행을 원하지만 "전쟁과 전쟁범죄의 참혹함이 재정적 손실보다 못하다고 믿는" 일부 유럽 국가를 여전히 설득해야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석유가 러시아 군사 장비에 공급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또한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에 진정으로 영향을 미치려면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석유에 대한 금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화상으로 아일랜드 의원들을 만나 더 많은 대러 조처를 해주기를 요청했다

사진 출처, PA Media

사진 설명,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화상으로 아일랜드 의원들을 만나 더 많은 대러 조처를 해주기를 요청했다

별도로 마련된 자리에서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같은 날(6일)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 매일 지급하는 10억9000만유로(약 1조4000억원)상당의 금액과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지급된 EU의 군사 원조비 10억 유로를 예리하게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독일을 포함한 일부 EU 회원국은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자국의 높은 의존도 때문에 에너지 분야를 직접 겨냥하기 꺼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5일 처음으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포함한 추가 제재를 제안했다. 27개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실현 가능하다.

유럽은 매년 러시아로부터 약 40억유로 상당의 석탄을 들여온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 주 초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요구에 동참하는 뜻을 밝히는 등 러시아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속속히 드러나자 유럽 내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이번에 EU가 제시한 추가 제재안은 미국 등 주요 7개국(G7)과 공조한 제재의 범위를 발표하기 전에 나온 것이다.

EU는 러시아산 석탄과 석유 수입에 대한 제재를 분명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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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EU는 러시아산 석탄과 석유 수입에 대한 제재를 분명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또 러시아 은행 4곳에 대해 "전면적인 거래 금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목재, 시멘트, 해산물, 주류 등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55억 유로 상당의 수입품 또한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선박의 EU 항구 접근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소속 도로 운송 사업자의 접근도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잔혹하고 무자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비난하면서 EU가 "이 중요한 시기에 푸틴과 러시아 정부를 계속 강하게 압박해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5일 저녁 EU의 제재안이 "더 많은 잔혹행위를 불러일으킬 미약한 대응"이라고 비난했다.

란즈베르기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석탄, 은행 4곳… (심지어 예외도 있는) 항로와 도로 접근 금지. 이러한 것을 현재 밝혀진 대학살에 대한 적절한 제재 수위로 볼 순 없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