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20년 만의 전범 재판…수십만 숨진 ‘다르푸르 사태’란?

무너진 집터에 앉아 있는 다르푸르 주민
사진 설명, 무너진 집터에 앉아 있는 다르푸르 주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처음으로 수단 다르푸르 사태 관련 재판을 열었다. 사건 발생 거의 20년 만이다.

재판대에 선 전직 친정부 민병대 지도자는 전쟁 범죄 및 인권 침해 등 31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분쟁으로 30만 명이 숨지고 최소 200만 명이 이재민이 됐다.

다르푸르 사태란?

다르푸르는 수단 서부에 위치한 지역 이름이다. 이곳에선 2003년 아랍계를 주축으로 한 당시 오마르 알 바시르 정부와 토착 아프리카계 반군 사이 전쟁이 발발했다. 비아랍계 주민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차별해 지역 발전이 더디다고 주장했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잔자위드(Janjaweed)'라는 이름의 아랍계 무장 민병대를 조직했다.

잔자위드는 비아랍계 부족들을 '반군을 지원한다'는 혐의를 씌워 공격했다. 수만 명이 숨졌고, 마을 여러 곳이 초토화됐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2019년 군부에 의해 축출됐다. 이후 군부가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는 내용의 평화 협상에 서명하면서 다르푸르에도 평화가 찾아오는 듯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다르푸르에선 다시 전투가 시작됐다.

첫 재판

이번에 재판을 받는 알리 무하마드 알리 압달라만은 잔자위드의 전 지도자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알리 무하마드 알리 압달라만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알리 무하마드 알리 압달라만

수단의 인권 활동가들은 이번 재판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인권 변호사인 모사드 모하메드 알리는 "다르푸르의 희생자와 생존자들을 위한 중대한 날"이라며 "이들은 반복적인 면책 판결이 끝나는 날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압달라만에 대한 재판이 끔찍한 범죄들에 대한 그의 책임을 조명해주길 바란다"며 "특히 압달라만과 정부 지원을 받는 잔자위드 민병대원들의 성범죄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압달라만은 '알리 쿠샤이브'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다르푸르 분쟁과 관련해 ICC 재판을 받는 첫 사례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이 사태와 관련해 체포된 적이 없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인종 학살과 전쟁 범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역시 혐의를 부인해 왔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2019년 축출된 이래 현재까지 구금 상태다. 압달라만은 2020년 ICC에 자수했다. 13년 간 도피 생활을 한 뒤였다.

압달라만은 2003년 8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 다르푸르의 마을 네 곳에서 민간인들을 상대로 벌어진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압달라만 수사에 참여했던 아디브 유시프 전 다르푸르 주지사는 압달라만을 재판대에 세워야 하는 이유를 역설했다.

"그가 다르푸르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마을을 공격하고, 불태우고, 사람들을 죽이고, 불태우고, 어린이들도 불에 태우고, 여성과 소녀들을 강간한 일들 말입니다."

ICC는 압달라만과 압달라만의 민병대 부하 직원들이 강간, 고문, 살인, 약탈 등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ICC는 "압달라만은 수단 정부의 폭동 대응 전략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다르푸르에선 전쟁 범죄와 인권 침해 범죄가 벌어졌다"면서 "그는 잔자위드 민병대원들에게 무기와 자금, 식량 등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압달라만은 앞서 법정에 출석해 자신이 신원 도용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은 다르푸르 내 전투가 부쩍 빈번해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1년여 전 유엔 연합군과 아프리카연합 평화유지군이 다르푸르에서 철수한 이래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