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스캇 '아스트로월드' 압사 사고, 막을 수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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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마크 사비지
- 기자, BBC 음악 전문기자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은 5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 '아스트로월드' 축제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거의 40여분 간 공연을 이어갔다.
스캇이 무대를 떠났을 때 이 공연은 이미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사상자를 낸 공연이 됐다.
미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날 공연에서 압사 사고로 최소 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공연 현장 영상에는 팬들이 "공연을 중단하라"라고 외치며 스태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그 중 1명은 심지어 도움이 필요한 부상자들을 가리키며 카메라 플랫폼에 올라타기도 했다.
스캇은 예정된 휴식 시간보다 15분에서 20분 앞서 공연을 마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왜 공연을 더 일찍 끝내지 않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휴스턴 경찰서장 트로이 피너는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9시 30분쯤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라며 "(현장에 있던) 우리측 안전요원은 즉시 관계자들에게 '이봐,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어'라고 알렸다. 그러나 공연은 10시 10분에 끝났다"고 말했다,
2018년 이래 꾸준히 아스트로월드 공연을 이어온 유명 힙합 아티스트 스캇은 인스타그램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저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공연을 중단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 스캇이 의식을 잃은 관객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공연을 중단하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또 다른 영상에서는 "누가 멈추라고 요청했나요? 다들 여기 뭐하러 온 지 알잖아요. 따라와요, 갑시다"라고 말하는 모습도 담겼다.
스캇의 과거
스캇은 다소 거친 공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과거에도 위험한 행동을 부추겨 곤경에 처한 바 있다. 스캇은 지난 2015년 시카고 공연 당시 팬들에게 보안 경비를 무시하고 무대로 뛰어오르도록 해 기소된 바 있다.
스캇은 2년 후 한 행사장의 2층 발코니에 매달려 있는 팬을 발견하고 뛰어내리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이 콘서트에서 27세 팬이 3층 발코니에서 밀려 떨어지면서 추락하면서 중상을 입는 사건도 있었다.
또 2019년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공연장 외벽으로 돌진해 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충분한 안전요원이 대기하지 않았으며 "공연기획자들이 많은 군중이 밀집할 것을 대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자체 입수한 행사 보안 계획 문서를 근거로 공연 전 몇몇 문제점들이 미리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문서는 "공연장의 배치와 과거 경험들로 미루어볼 때 다수 알코올/약물 관련 사고, 대피가 필요한 상황, 그리고 언제나처럼 대량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주요 위협 요인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은 스캇이 무대에 오르기 전 팬들이 문을 부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뉴욕 경찰청장이 공연 전 대기실에 있는 스캇을 방문해 군중들의 넘치는 열의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비극은 어떻게 발생했는가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리딩 앤 리즈 페스티벌, 2012년 올림픽과 같은 영국의 주요 행사들에 참여했던 '무브먼트 스트레터지(Movement Strategies)'의 이몬 안클리프는 "수사관들이 여러 요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클리프는 "그들이 관객 수를 통제했는지, 장벽이 설치돼 있고 잘 설계됐는지, 보안요원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었는지, 상황에 대한 이해를 했는지, CCTV가 있었는 지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주최 측이) 공연을 멈추려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은 움직임이 있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상황 판단이 문제였던 것인지 등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종 비극적 사건에 있어 하나의 잘못된 결정보다는 작은 실수들이 누적돼 결국 재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것들이 잘못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섹스 대학 키스 스틸 군중과학 교수는 "모든 것은 계획으로 귀결된다"며 "이러한 유형의 환경에서 군중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도록 유발했을 예상할 수 있다. 위험 상황을 초기에 인지하기 위해 관객 관리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준비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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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클리프는 이러한 모든 것이 현장 보안요원의 책임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벽 위 보안 요원은 바로 앞 사람들 외에 멀리 있는 이들까지 보기가 어렵다"며 일선 보안요원들에게 CCTV와 같이 더 높은 시점에서 시야를 제공해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영국 관객 관리 협회 회장인 에릭 스튜어트는 "우리는 관객이 잘 보이는 높은 위치에서 일하는 크라우드 매니저들을 경험해왔다. 그들은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표정 변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제나 재미로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얼굴을 보고 비명을 들으면서 '무언가 다르다. 상황이 바뀌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청중 속 관객들은 종종 너무 늦을 때까지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다."
스튜어트는 "청중 속에 있으면 두세 명 이상의 사람들을 볼 수 없다. 음악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을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안클리프는 "그래서 청중 사이의 정보 전달력은 매우 나쁘다."
"사람들을 앞으로 밀리면서도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 없다. 그리고 일단 넘어지면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다시 일어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리고 누군가를 돕기 위해 몸을 구부리다가 넘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스태프들이 문제를 파악한 뒤 공연을 중지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는 출연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안클리프는 이번 사고의 경우 관객들이 보안요원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상황 판단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알아야 합니다. 다른 요인들도 있을 수 있으나 아마 이 판단이 위기상황을 초래했을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한 스캇이 독립된 별도의 무대에 섰던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장 인원을 고르게 나누는 일반적인 관객 관리 관행에 어긋난다. 주최측은 보통 관행에 따라 팬의 흐름을 통제하기 위해 여러 경쟁 헤드라이너 공연을 준비한다. 헤드라이너는 음악 공연, 연극, 코메디 공연에서 메인 공연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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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스캇의 공연은 또 다른 아티스트 SZA가 마지막 세트를 끝낸 뒤 45분만에 이뤄졌다.
점심 이후 유토피아 마운틴 아레나 장벽 근처에 모여있던 팬들은 스타의 도착을 알리는 갑작스럽고 거대한 카운트다운 시계로 인해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 익명의 소식통은 버라이어티지에 "문제의 핵심은 카운트가 0에 가까워지면서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10대 팬은 스캇이 등장한 즉시 어려움에 빠졌다고 말했다.
다이애나 아미라는 NBC뉴스에 "일단 스캇이 등장하자 나는 지금이 내가 기다려온 순간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숨쉬기만 하면 된다며 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미라는 이후 곧 "갈비뼈가 너무 눌려서 숨을 쉴 수 없었다"고 기억했다.
응급 상황에 주어진 '레드카드'
다행히도 음악 관련 행사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스튜어트는 BBC 라디오5 라이브에서 "현장 경험이 많은 보안팀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공연장에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소위 '레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공연 매니저에게 음악을 끄고 공연을 중단하라고 직접 명령하는 이들"이라며 "아티스트 역시 관객들에게 말을 전달할 수 있도록 참여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안전 요원 자켓이나 경찰복을 입은 이들이 무대에 올라와서 관객들에게 말하는 일은 이상적이지 않다. 아티스트 본인이 그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금요일 콘서트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수사관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은 왜 초기 사고 보고 이후에도 음악이 끊기지 않고 계속됐는가 하는 것이다."
스캇은 영상을 통해 "모든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솔직히 그저 망연자실했다"고 설명했다.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스티브 아델먼 이벤트안전연대 부회장 겸 수석변호사는 현 단계에서 비난을 퍼붓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롤링스톤즈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파악되기 전에 성급히 판단하려는 본능이 있다"고 말했다.
안클리프는 공연 업계가 절차나 콘서트 설계 관행을 개선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스틸 교수는 "항공과 같은 다른 안전 관련 산업을 살펴보면, 거의 실수나 위기일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문가들에 의해 조사가 이루어지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새로운 절차가 시행된다"며 "불행히도 음악 업계에서는 사건이 소송으로 귀결되고 일반적으로 법정 밖에서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국제 사건을 여럿 직접 겪고 지켜본 전문 증인이기 때문에 안다. 법원 문서는 봉인되고, 정보는 업계로 다시 유입되지 않는다. 따라서 학습도 없고, 개선도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