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터넷은 왜 자꾸 먹통이 될까?

페이스북 접속 중단에 직접 사과문을 올린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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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최근 페이스북 접속 중단에 직접 사과문을 올린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 기자, 조 타이디
    • 기자, 사이버 보안 리포터, BBC News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가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사람들이 남긴 댓글을 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가 지난주 페이스북 접속 중단에 사과문에 달린 댓글을 모두 읽는다고 가정한다면, 잠을 자지 않아도 145일은 꼬박 걸릴 것이다.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간)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이 거의 6시간 동안 다운되자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는 "오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먹통'의 원인으로 일상적인 유지 보수 작업을 지목했다. 자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의도치 않게 페이스북 데이터 센터와 인터넷의 연결을 끊는 명령을 내렸다는 설명이었다.

약 82만7000명이 주커버그의 사과문에 댓글을 남겼다.

내용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의 한 사용자는 '끔찍했다. 가족과 대화해야 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혼란스러워하는 댓글도 있었다. 나미비아에 사는 누군가는 '내 전화기가 고장 난 줄 알고 수리점에 갔다'고 적었다.

당연히 매우 기분이 상하고 화가 난 경우도 있었다. 한 나이지리아인 사업가는 '모든 것을 동시에 폐쇄해서는 안 된다. 그 영향은 전례가 없다'라고 글을 올렸다. 인도의 한 사용자는 사업 중단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분명한 점은 수십억의 사람들이 재미뿐만 아니라 중요한 연락과 상거래를 위해서 페이스북 등의 웹 서비스에 상당히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 계정은 사용자가 스마트 TV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 및 장치에 로그인하는 용도로도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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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페이스북 계정은 사용자가 스마트 TV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 및 장치에 로그인하는 용도로도 이용된다

또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번 일이 일회성은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규모의 인터넷 '먹통' 사태가 더 빈번해지고 파급력도 더 커졌다고 지적한다.

웹사이트 접속 장애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다운디렉터'의 기술 책임자 루크 데릭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인터넷 컨텐츠 제공에서 소수의 네트워크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목도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 중 하나 또는 둘 이상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십만 개의 다른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현재 페이스북 계정은 사용자가 스마트 TV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 및 장치에 로그인하는 용도로도 이용된다.

그는 "이로 인해 최근에 일어났던 일종의 인터넷 '휴업'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웹사이트가 다운되면 우리 모두는 '글쎄, 우리 어떡하지?'라는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데릭스의 팀은 웹 서비스와 웹사이트 접속 중단 여부를 모니터링한다. 그는 주요 인터넷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규모의 먹통 사태가 점점 더 빈번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 문제가 생기면 인터넷은 물론 경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백만 또는 잠재적으로 수억 명의 사람들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소규모 팀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그저 기다려야 한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증가하고 있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Presentational grey line

심각한 먹통 사례

  • 2021년 10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이 '구성 오류'로 인해 약 6시간 동안 운영이 중단됐다. 트위터와 같은 동종 사이트도 방문자 급증으로 인해 접속 중단됐다.
  • 2021년 7월: 에어비앤비, 엑스피디아, 홈 디포, 세일즈포스를 비롯해 48개 이상의 인터넷 서비스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기업 ‘아카마이’의 DNS 버그로 인해 약 1시간 동안 다운됐다. 해당 기업은 유사한 결함으로 인해 사건 발생 한 달 전에도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 2021년 6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 ‘패스틀리’의 한 고객이 실수로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버그를 촉발하면서 아마존, 레딧, 트위치, 깃허브, 쇼피파이, 스포티파이 및 서너 개의 뉴스 사이트가 약 1시간 동안 운영 중단됐다.
  • 2020년 12월: 구글이 ‘내부 저장소 할당량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힌 후 지메일, 유튜브, 구글 드라이브 및 기타 구글 서비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약 90분간 운영 중단됐다.
  • 2020년 11월: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아마존 웹 서비스 시설 중 한 곳에서 발생한 기술적 문제로 인해 북미 지역에 위치한 수천개의 타사 온라인 서비스에 몇 시간 동안 문제가 생겼다.
  • 2019년 3월: '서버 구성 변경' 후 약 14시간 동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이 모두 접속이 어렵거나 중단됐다. 페이스북 로그인을 사용하는 틴더, 스포티파이 및 일부 다른 사이트도 영향을 받았다.

불가피하게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 중단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람이 일으킨 단순 오류가 문제의 원인일 경우가 휠씬 더 흔하다고 지적하며, 인터넷이 구식의 복잡한 시스템과 함께 유지되는 탓이라고 설명한다.

페이스북이 다운됐을 때 전문가들은 트위터에서 고질적 문제 또는 먹통의 원인을 '스파이스 걸스(90년대 영국 걸그룹)'보다 오래된, 냅킨 뒷면에 그려진 디자인 때문이라며 농담했다.

인터넷 과학자 빌 뷰캐넌 교수는 이러한 묘사에 동의했다.

"인터넷은 인터넷의 원형을 설계한 미 국방부 연구기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구축하려던 대규모 분산 네트워크가 아니다. (분산 네트워크는) 일부가 핵 공격을 받아도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의 인터넷 접속은 기본적으로 개별 단말기가 대형 중앙 컴퓨터에 연결되는 것이다. 핵심 기반시설에서 발생한 단 하나의 오류가 전체 시스템을 박살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지나치게 중앙 집중화됐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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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캐넌 교수는 인터넷을 보다 탄력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서도, 인터넷의 많은 기본 사항은 좋든 나쁘든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스템은 대체적으로 잘 작동하는데, 수정을 위해 인터넷의 일부 통신망을 하루 동안 끌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뷰캐넌 교수는 인터넷의 구조를 재구축하는 대신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먹통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이 지나치게 중앙 집중화됐다고 주장했다. 즉, 너무 많은 데이터가 한 개의 공급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경향을 여러 개의 접합점이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단 한 개의 오류가 전체 서비스 작동을 멈추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희망은 여기에 있다. 인터넷 먹통 사태는 비록 사용자의 삶과 사업에 악영향을 주지만, 궁극적으로는 인터넷과 여기에 연결된 웹서비스의 복원력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페이스북이 6시간 동안의 접속 중단으로 광고주가 이탈하며 6600만달러(약 79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다.

페이스북의 고위 경영진은 이같은 손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데 전념할 것이다.

데릭스는 "페이스북의 경영진은 그날 주식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운영 수익에서도 엄청난 돈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패스틀리'와 '클라우드플레어' 같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가 야기한 먹통 사례에서 보면, 이들 또한 경쟁 업체에 많은 고객을 잃었다. 이들 사업자는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