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 사민당 ‘승리 확실시’…16년 만의 정권 교체?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

사진 출처, AFP

중도 좌파 성향의 독일 정당 사회민주당(SPD, 사민당)이 총선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독민주당(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예정대로 16년 만에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는 연정 구성 권한이 자신들에게 넘어왔다고 밝혔다. 아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는 이 같은 주장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두 당은 오랫동안 연정을 펼쳐 왔다. 그러나 숄츠 대표는 이제는 녹색당이나 자유민주당(FDP, 자민당) 등과 새롭게 연정을 구성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전 집계에선 사민당이 근소한 차이로 이번 선거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민당은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녹색당과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은 30대 이하 젊은층에서 큰 지지를 얻었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기후 변화와 그에 대한 다양한 대책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녹색당은 15%에 가까운 득표율을 올리며 새 역사를 썼다. 사실 이 수치는 녹색당의 이번 목표치엔 조금 못 미친다.

독일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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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거는 유독 치열했다. 전후 독일을 이끌어 왔던 두 정당, 사민당과 기민당 중심 체제에 종말을 고하는 선거이기도 했다.

메르켈은 어디로 가나

출구조사는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임을 예고했다. 시작부터 예측이 불가능한 선거였다.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끝나는 이야기도 아니다.

메르켈 총리는 연정 구성 전까지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이 같은 임시 체제는 오는 성탄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정당들은 독일이 G7 정상회의 의장국이 되는 내년 1월 전에 연정 구성을 마무리짓길 원하고 있다.

차기 총리의 임무는 앞으로 4년간 유럽 경제의 선두를 달리는 이 나라를 이끄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주요 의제였던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건 물론이다.

사민당 지지자들은 숄츠 대표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개표 과정에서 사민당이 승기를 잡자 숄츠 대표는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독일을 위한 훌륭하고 실리적인 정부’를 만드는 임무를 줬다고 말했다.

현지시간 27일 숄츠 대표는 연정 대상으로 녹색당과 자민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민당은 이제 무대에서 내려올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인들은 이제 기민당을 야당으로 두고 싶어한다고 본다”며 “이게 이번 선거에서 독일인들이 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기민당은 문제는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지 ‘산술적 다수’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승자가 모든 걸 쟁취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파울 지미아크 기민당 시무총장은 이번 총선에서의 실패를 부인하진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결국 마지막 질문은 이게 될 겁니다. ‘여러분은 미래를 위한 진짜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까?’”

독일 총선: 사전 집계 결과. 정당별 득표율 (%). .

‘두 명의 차기 총리 후보자들, 그리고 두 킹메이커’

지난 26일 선거일 밤 개표 상황을 압축한 헤드라인 중 하나다. 상황은 정말 그랬다. 단순히 기민당과 사민당이 권력을 두고 싸우는 모양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녹색당과 자민당, 두 킹메이커는 여러 제안에 열려 있었고, 합의를 위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었다. 이 두 정당은 전체 표수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며 사민당과 기민당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다.

녹색당과 자민당은 여느 다른 당보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주요 정당으로 부상하려면 전략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녹색당 대변인은 27일 녹색당이 자민당과 뜻을 같이 하지 않는 건 그닥 큰 비밀도 아니라고 했다. 녹색당은 공공 부채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자민당은 세금을 올리거나 부채 규제를 완화하는 데 쓸 시간이 없다는 입장이다.

Graphic shows possible coal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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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연정 체제가 실현된다면, 독일 연방 정부 역사상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이 나라는 이제 막 새로운 정치적 시대에 접어들었고, 협상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한편 이들 네 정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당들은 이번 총선에서 쓴맛을 봤다.

급진 좌파 정당 디 링케(Die Linke)는 교섭단체 기준인 5% 득표율도 올리지 못했다.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당(AfD)은 지난 총선 때보다 떨어진 10%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작센주와 튀링겐주에선 가장 큰 정치 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