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결혼 언제 할 거냐’ 물었다 혼쭐

사진 출처, Getty Images
중국 관영방송 CCTV가 도쿄올림픽 포환던지기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공 리쟈오에게 결혼과 출산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CCTV는 공을 “남자 같은 여자”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해당 인터뷰가 성 차별적이며 편협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에선 ‘여자들과 나눌 이야기가 결혼 이야기밖에 없느냐’는 해시태그도 퍼지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많은 이들이 중국 여성에 대한 고착화된 이미지를 비롯해 아름다움과 여성성에 대한 낡은 관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문제의 인터뷰 클립은 CCTV 여성 기자가 카메라를 향해 “공은 그 ‘결정적 순간’ 전까지 내게 남자 같은 여자라는 인상을 줬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진 인터뷰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공: 나는 비록 겉으로는 남자 같은 여자지만, 내면은 소녀에 더 가깝다.
CCTV 기자: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계획도 있는가?
공: (놀라며) 여자로서의 삶?
다른 여성 기자: 투포환 선수로서 남자 같은 여자로 살아 왔는데, 지금부터는 ‘당신 자신’이 될 수 있을 것 같나?
공: 글쎄, 계획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훈련을 멈춘다면 아마 살을 빼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질 듯하다. 맞다, 다들 삶에서 필시 거쳐야 하는 길이다.

해당 CCTV 기자는 “공에게 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하자 그가 수줍은 미소를 띠었다”고 덧붙였다.
‘남자친구가 있느냐’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찾느냐’는 질문에 이어 심지어는 ‘남자친구와 팔씨름을 할 것이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인터뷰는 공이 웃으며 “팔씨름은 안 한다. 나는 매우 젠틀하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공을 만날 자격이 되는 남자는 없을 것’
소셜미디어에선 수천 명이 이번 인터뷰를 비난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등장한 결혼 관련 해시태그는 3억 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 누리꾼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도 여전히 이 참견쟁이 여자들의 입을 닫게 하진 못한다”고 썼다.
또 다른 이들은 인터뷰 질문들이 차별적이었으며 공의 외모를 평가하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고 비판했다.
웨이보에서는 이번 인터뷰를 조롱하는 만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 체조 선수에게 “일과 가족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고 묻거나 여성 권투 선수에게 “당신의 남자친구가 당신을 꺾을 수 있겠느냐”고 묻는 내용이다.
또 많은 이들이 공의 웨이보 계정에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좋아요’를 특히 많이 받은 한 게시물엔 이런 내용이 담겼다.
“공이 결혼을 못 하는 게 아니다. 공을 만날 자격이 되는 남자가 없을 뿐이다. 여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결혼이나 외모 외에도 할 얘기는 많다. 꿈과 성취 같은 것들 말이다.”
공은 해당 게시물에 “내가 느끼는 걸 그대로 표현했다”며 “고맙다”는 답글을 남겼다.
중국에서도 2018년 미투(#MeToo) 운동 등을 거치며 여성 권리에 대한 인식이 대폭 확대됐다. 온라인에선 여성에 대한 종래의 인식을 비판하는 논쟁이 종종 벌어진다.
중국에선 여전히 여성의 날씬한 몸과 하얀 피부를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꼽는다. 성형 수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이 같은 전통적 사고방식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