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팀은 왜 짧은 비키니를 거부했을까?

사진 출처, Niclas Dovsjö / Norwegian Handball Federation
"선수들이 편한 옷을 입고 경기할 수 있도록 유니폼 규정을 바꾸기 위해 함께 싸울 것입니다.”
노르웨이 핸드볼 연맹(NHF)은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팀이 1500유로(약 203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자 성명을 냈다.
선수들의 "잘못"은 유럽 선수권 대회에 비키니 하의를 입고 출전하라는 명령을 어긴 것뿐이었다.
바로 전날, 영국의 한 여성 장애인 선수는 옷이 “너무 짧고 노출이 심하다"라는 경고를 듣기도 했다.
불행히도 여성 운동선수들의 복장에 대한 감시는 오랜 기간 있었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몇몇 사건들과 이에 대한 반발을 돌아봤다.
비키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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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포스트 마침, 1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팀 선수들은 최근 대회에서 그들이 입어야 하는 비키니 하의가 너무 제한적이고, 지나치게 성적인데다 불편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서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과 대결할 때 더 여유 있는 반바지를 입고 출전했다.
일방적인 강행은 아니었다.
노르웨이는 대회가 시작되기 전 국제핸드볼연맹에 여성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협회는 요청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규정 위반은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노르웨이 팀은 반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선수 한 명당 177달러(약 2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유럽핸드볼연맹(EHF)은 "부적절한 옷차림"을 근거로 벌금을 부과했다.
그들은 노르웨이가 "IHF(국제핸드볼연맹) 비치 핸드볼 규정에 규정된 선수 유니폼 규정에 따르지 않는"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반발

사진 출처, Getty Images
징계는 사회적 반발을 초래했다.
사람들은 남자 비치 핸드볼 선수들은 길고 헐렁한 탱크톱과 허벅지 위까지 내려오는 반바지를 입을 수 있는데, 여자들은 왜 비슷한 옷을 입을 수 없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코레 게이르 리오 노르웨이 핸드볼연맹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편안한 장비를 갖추는 것"이라며 연맹이 벌금을 대신 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에리크 소르달 노르웨이 배구연맹 회장도 “2021년에는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할 사안"이라며 이를 지지했다.
아비드 라자 노르웨이 문화체육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정말 말도 안 된다. 남성 우월주의적이고 보수적인 국제 스포츠계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국 가수 핑크도 대신 벌금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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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포스트 마침, 2
여성 선수들은 수년간 해변 스포츠 내 차별에 대해 불평해왔다.
또 비키니가 비하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해왔다.
레나타 멘돈카 스포츠 전문기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스포츠는 규칙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성만을 위한 규칙을 마련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이자 전직 변호사였던 토바 레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성차별의 극치다. 불행히도 이러한 성차별은 스포츠계에서 자주 일어난다. 많은 뛰어난 여성 운동선수들이 탈락하는 큰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반바지가 아니다. 문제는 2021년에 와서도 여성이 무엇을 입고, 입지 않아야 하는지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의 이익을 위해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고, 모두에게 발언권과 요구권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종종 SNS를 통해 여성이 일상적으로 직면하는 성차별을 논평해온 레이는 이날 "스포츠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들은 프로 운동선수로서가 아니라 눈요기 취급 받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멘돈카는 "비키니에 대한 합리적 정당성은 없다. 만약 여성들이 반바지를 입고 경기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해도 경기는 전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만약 무언가 바뀐다면 선수들이 더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는 점뿐"이라고 말했다.
스포츠계 내 여성의 존재감 향상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디브라도나스의 공동 설립자인 멘돈카는 여성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멘돈카는 "이번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스포츠 경기는 남자들을 위해 고안됐다. 2021년이 됐는데도 스포츠 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 - 보통 백인 남성들 - 은 여전히 여성 운동선수들을 남성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뛰는 장식품으로 보고 있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옷이 무엇인지는 여성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스포츠 단체를 이끄는 여성이 거의 없고 역사적으로 대부분 시간 없었기 때문에 여성 선수들의 목소리가 잘 투영되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어째서 여성 선수의 목소리가 고려되지 않는 것일까요? 왜 스포츠계 내 여성의 신체와 복장이 여전히 정부 당국과 관계자들의 감시를 받는 것일까요?”
장애인 선수: '너무 짧고 노출이 심하다’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여성 스포츠팀은 노르웨이 팀이 처음은 아니다. 마지막도 아니겠지만 말이다.
사실 노르웨이 팀이 징계받기 하루 전, 영국의 장애인 선수이자 2차례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올리비아 브린은 잉글랜드 선수권 대회에서 “더 적절한" 반바지를 입으라는 말을 들었다.
그린은 자신의 유니폼 하의를 두고 “너무 짧고 노출이 심하다"라는 한 관계자의 말을 듣고 “말문이 막혔다"라고 밝혔다.
다음 달 도쿄에서 열리는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인 단거리 선수이자 멀리뛰기 선수인 브린은 다른 선수들에게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고백한다고 설명했다.
브린은 자신의 운동복을 "하이웨스트 비키니 바지"라고 표현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회에 나갈 때 최대한 가볍고, 편안한 상태에서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9년 동안 입어왔지만 한 번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다"며 “우리가 입을 수 있는 옷을 입게 놔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이는 브린과 노르웨이 팀의 예시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단지 같은 동전의 양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의 신체는 '문제'로 취급된다”며 “우리의 몸은 ‘부적절’하거나 ‘충분히 재미있지 않다'는 취급을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서다

사진 출처, Reuters
문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찍힌 한 사진이 널리 공유되고 언급되면서 불거졌다.
이집트 출신의 비치발리볼 선수 한 명과 독일 출신의 선수 한 명이 함께 찍힌 이 사진은 인상적인 스포츠 실력보다는 서로 대조되는 모습 때문에 화제가 됐다.
일부 신문은 이 사진을 두고 “문화적 충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에 맹렬히 반박하며 사진이 오히려 “스포츠의 화합력"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사진에 찍힌 이집트의 도아 엘고바쉬는 히잡을 쓴 최초의 올림픽 비치발리볼 선수다.
그는 당시 "나는 10년 동안 히잡을 썼다. 히잡을 썼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히잡은 내가 좋아하는 일로부터 나를 멀어지게 하지 않으며, 비치발리볼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진 한 장을 두고 벌어진 이러한 해프닝은 더 큰 문제를 부각시켰다.
당시 영국 언론인 한나 스미스는 "어떤 문화권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성의 신체 옷차림은 공공재로 여겨진다. 더 정확히는 가부장제의 재산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으로서 스포츠를 하기 위해 어떤 옷을 입든, 여성들은 언제나 그것을 지켜보는 남성들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레나 '캣 슈트'

사진 출처, Getty Images
미국 테니스의 거장 세레나 윌리엄스는 2018년 프랑스 오픈에 파격적인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
검음색 전신 ‘캣 슈트'를 입고 온 것이다.
그는 이러한 복장을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해 '힘든 임신을 견딘 모든 엄마들'을 위해 바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인 복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랜드 슬램에서 23번이나 우승한 윌리엄스는 자신의 캣 슈트가 그를 블랙 팬서 영화의 "와칸다 여왕"처럼 느끼게 해줬지만 더는 경기에서 입을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테니스 연맹이 이를 두고 “때때로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주디첼리 프랑스 테니스 연맹 회장은 테니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게임과 장소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캣슈트가 그와 자녀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던 혈전 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주디첼리와 대화를 나눴다며 "만약 협회가 건강상의 이유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많은 여성 운동선수들이 자신을 스스로 대변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연 상황은 정말 변하기 시작하는 걸까?
체조 선수의 전신복

사진 출처, EPA
독일 체조 선수 사라 보스 올해 4월 열린 유럽예술체조선수권 대회에서 전통적인 유니폼 대신 전신 슈트를 입기로 했다.
규칙 위반은 아니었지만, 관습에는 어긋나는 행위였다.
보스 이전에 국제체조선수권 대회에서 다리를 가린 이들은 모두 종교적인 이유가 있었다.
보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어린 체조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며 자신의 선례를 따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하지 않는다면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보스는 “그들이 평범한 레오타드 유니폼을 입고도 안전하다고 느낀다면 입어도 된다. 나도 미래에 항상 긴 전신 슈트를 입을 생각은 아니다. 나의 기분과 공연의 성격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는 자국의 스포츠 관계자들과 두 명의 팀 동료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독일 연맹은 타국 연맹들과 달리 그들이 "체조계 성 차별화"에 반대했다며 오히려 독려했다.
소울캡

사진 출처, Luke Hutson-Flynn
두꺼운 곱슬머리 또는 아프로 헤어스타일를 위한 수영모로 기존 수영모보다 크고 둥근 모양의 소울캡 또한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소울캡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이 수영모가 ‘머리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따르지 않았다’며 불허했다.
이러한 발언은 많은 수영인의 비난을 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이 조처가 흑인들의 수영 참여를 단념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곧 상황이 바뀔지도 모른다.
FINA가 소울캡 사용을 다시 “검토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여성 선수들이 복장 때문에 비난받는다는 이야기가 앞으로 헤드라인을 장악할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레이는 우리가 모두 지금 당장 여성 선수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눈에 띌 때마다 지적하기"다.
그는 그래야만 “어린 소녀들에게 스포츠 내 여성의 자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