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대형 플라스틱 봉투가 없어 백신 접종 늦어지고 있다

- 기자, 루시 로저스
- 기자, BBC 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 물량은 기록적인 시간 안에 '0'에서 수십억 회분으로 증가했했다. 하지만 원자재와 장비 부족으로 생산은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
이러한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간 백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코백스)'가오픈마켓을 열렸다. 일종의 제약사 판 인터넷쇼핑몰인 이곳에서 제조사와 공급사들은 한 곳에서 재고를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가장 부족한 자원을 시작으로 미사용 자재와 남는 재고가 필요한 회사를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병목현상을 야기하는 몇 가지 주요 요소를 비롯해 지식 재산권과 같은 보다 광범위한 백신 관련 문제를 살펴보자.
1. 초대형 비닐봉투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멸균된 초대형 비닐 봉투 부족이다. 이는 '생물 반응기(bioreactor)'라는 대형 용기 내에 백신 세포를 성장시키는 데 사용된다.
백신 생산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세계 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속가능한 생산책임자 매튜 타운햄에 따르면, 이는 가내 양조 공정에 쓰이는 봉투와 유사하다.
2000리터까지 담을수 있는 초대형 비닐 봉투는 현재 생산 중인 4가지 백신 제조에 모두 쓰인다.
2. 필터와 플라스틱 파이프

일회용 부품으로 불리는 필터와 플라스틱 파이프 가용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역시 4가지 종류의 백신 제조에 모두 필요하다.
플라스틱 튜브는 많은 바이오 공정에 쓰이며 1회만 사용할 수 있다.
3. 원자재

약물 생산에 필요한, 세포배양을 위한 필수 성분도 부족하다.
초미세 입자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즉 화이자와 모더나가 만드는 혁신적인 '전령RNA'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성분도 부족하다.
이러한 초미세 입자는 약물 물질을 수용해 체내로 쉽게 전달하는 데 쓰인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임상시험용으로만 소량 생산돼왔기 때문에 생산 규모를 빨리 늘리는 게 어려웠다.
4. 숙련된 인력

백신 제조 규모가 늘어나면서 숙련된 인력 수요도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지역에서 전문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숙련된 노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타운햄은 업체들이 직원들의 근무지를 변경하기도 어렵지만 제조 계약을 체결한 다른 회사로 옮길 때는 "더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약업계는 해외 지사 간 직원들의 이동이 좀 더 수월해지길 바란다.
5. 지식 재산권?

지식 재산권과 특허권 보호가 현재 백신 접종을 방해하는 장애물인지 여부는 누구에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크게 다르다.
지식 재산권, 즉 'IP'는 창작물 또는 발명품이 특허, 저작권, 상표권 등을 통해 법으로 보호받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같은 법은 창작자가 이윤을 통해 보상을 받고 그들의 창작 또는 발명이 품질과 원본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세계 무역을 촉진하는 정부 간 기구인 세계무역기구(WHO)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특허 보호를 임시 해제하려는 움직임에 지지를 표했다.
이는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및 약 60개국이 소속된 단체가 지식 재산권 보호를 포기하면 백신 제조 기술을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백신 제조사들은 백신의 지식 재산권이 면제된다 해도, 신생 업체들이 갑자기 백신을 제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신생 업체들은 여전히 전문 시설과 전문 지식이 필요하며 훈련된 노동력과 제한된 재료를 두고 경쟁해야 할 것이다.
화이자의 CEO 알버트 볼라는 지식 재산권 면제가 실제로는 세계 백신 접종의 "진행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브래드포드 대학교 의료서비스 운영 분야 연구원인 리즈 브린 박사는 지식 재산권 공개가 즉각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
그는 "그것은 퍼즐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얼마나 나쁘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제조업체들은 2021년 말까지 약 110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3배 증가한 양이다.
그러나 업계는 전 세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조치와 함께 원자재 부족 문제가 해결돼야 이러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은행(WB)은 결과적으로 2022년 3월까지로 예상됐던 전 세계 집단 면역 완성이 연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CEPI의 매튜 다운햄은 부족한 주요 원자재를 최대한 신속하게 만들어 백신 생산업체에 전달할 수 있도록 "많은 일들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백신 공급을 목표로 하는 코벡스 사업은 이같은 백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제조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제 제조업체와 공급업체가 한 곳에서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안전한 플랫폼 '코벡스 마켓플레이스'가 문을 열어 어떤 원자재를 언제 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시성을 높일 것이다.
초기에는 생물 반응기 봉투, 일회용 부품, 필터, 세포 배양, 지질, 유리 바이알 및 마개의 6가지 카테고리 공급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한편 다운햄은 백신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항상 완전가동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의 백신을 병에 담아 포장하는 충진·포장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제조 속도가 느려지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사용 가능한 다른 시설을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코백스의 테스크포스는 장기적으로 전 세계, 특히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 제조 능력(공장 설립, 직원 양성 및 전문 지식 구축)을 목표로 한다.
세계적으로 백신의 수요 대비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가운데 인도와 브라질과 같은 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며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압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국제제약제조업협회의 토마스 쿠에니는 백신 수요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전 세계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디자인 및 일러스트레이션 조 바톨로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