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푸틴 첫 정상회담… 분위기 좋았지만, 이견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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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의 회담이 성사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문제에서 평가들이 엇갈렸지만, 과장된 수준은 아니었다며 러시아도 새로운 냉전 시대를 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이며, 두 정상은 "같은 언어로 대화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3시간가량 진행됐고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 더 길게 가질 필요가 없었다며 이제 러시아와의 관계를 진정으로 개선할 전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소 애용하는 조종사 선글라스를 주문 제작해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어떤 선물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8년 푸틴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축구공을 선물한 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 통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양국 갈등이 심화하면서 귀국했던 양국 대사들을 조만간 발령지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미국은 2020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비난했고, 러시아는 개입을 강력히 부인해왔다.
하지만 양측은 사이버 안보, 푸틴 대통령에게 맞서다 투옥된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우크라이나 문제 등 여러 문제에서 첨예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나발니는 지난 2월 횡령 혐의로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가 감옥에서 죽는다면 "파괴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어떤 얘기를 나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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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 전 미·러 관계는 한층 악화한 상황이었다.
이날 양국 정상은 사이버 공격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대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의 개입을 부인하며, 러시아가 겪는 사이버 공격의 대부분이 미국의 소행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에너지와 급수 등 핵심 인프라는 해킹이나 다른 사이버 공격의 금지 대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난 그에게 '만약 랜섬웨어가 당신 유전의 파이프라인을 마비시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냐?'고 물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에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기본 규범"을 어길 경우, 미국은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 문제에 있어 두 정상의 목소리는 첨예하게 갈렸다. 특히 시위할 자유에 있어 두 정상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의 안위를 걱정하는 미국에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태도를 보였다. 수감 중인 나발니는 최근 24일간 단식 투쟁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가 법을 무시했으며 이미 독일에서 러시아로 귀국할 때 체포될 것을 알았다고 했다. 반면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이 신경작용제를 써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고 주장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가 미국의 미 의사당 난입 사태나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시위 등의 문제를 자국에서 겪고 싶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말도 안 되는 비교"라며 "인권 문제는 항상 대화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강조했다.
제네바를 떠나기 직전 바이든 대통령은 '왜 러시아가 미국과 협력하리라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러시아가 "지금 매우 매우 안 좋은 상황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중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강대국 반열에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기자회견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인 것은 특정 질문에 대한 답이 절대 아니며, 언론에 대한 답례의 의미였다"고 했다.
한 CNN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은 왜 푸틴 대통령이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확신하냐'고 묻자, 그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그것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업계를 잘못 고른 듯하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해당 기자에게 사과했다.
BBC 모스크바 특파원인 사라 레인스포드는 푸틴은 러시아가 미국보다 경제력은 작을지 몰라도 핵을 보유하고 있는 중요한 국가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했다고 분석했다.

가치 있는 상대국

분석: 존 소펠, 북아메리카 에디터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 평가할 기준은 뭘까? 바이든 대통령은 미·러 두 정상이 여러 까다로운 문제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미국 유권자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는 즉 "난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난 방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돌아가는 길에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과 인권 등 여러 문제에 있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이에 적합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대응을 한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푸틴 대통령도 모스크바로 가면서 여러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좀 다를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경계를 시험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도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