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장에 지옥을 만들었다'···앰네스티 위구르 인권 탄압 보고서

지난 2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위구르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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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17년 들어 제기된 중국의 신장 인권 탄압 의혹은 세계적 공분을 자아냈다
    • 기자, 조엘 군터
    • 기자, BBC 뉴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북서부 신장 지역에서 반인륜적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지난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위구르족과 카자흐스탄인 등 이슬람교도들에게 구금과 감시, 고문을 가했다며 유엔(UN)에 수사를 촉구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중국 당국이 "지옥과도 같은 엄청난 규모의 지형을 만들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수백만 명 이상이 감시의 두려움에 떨며 살고 있다"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세뇌와 고문, 모욕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은 인류의 양심에 충격을 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책임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BBC 인터뷰에서 "구테흐스는 이 같은 상황을 비난하지 않았고 국제적인 수사를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의 임무는 유엔의 창설 가치를 수호하고 반인륜적 범죄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앰네스티는 신장 수용소 수감 경험이 있는 55명을 면담한 16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적어도 국제법의 기본에 반하는 투옥 또는 기타 심각한 신체적 자유 박탈, 고문, 박해 등과 같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비슷한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중국 정부가 반인륜적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그동안 신장에 있는 투르크계 민족에 대한 집단학살을 자행했다며 일부 서방 국가들과 인권 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중국의 행동이 집단학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앰네스티 보고서를 작성한 조나단 뢰브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연구는 대량학살 범죄에 대한 모든 증거를 밝힌 것은 아니며 일부만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신장 지역에서의 인권 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심각한 폭력과 위협'

전문가들은 중국이 2017년부터 신장 지역에서 100만 명의 위구르족과 이슬람교도들을 구금하고 수십만 명을 감옥에 보냈다는 점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지역의 감옥과 수용소 안에서 신체적, 심리적 고문을 겪었다는 광범위한 보고서는 계속 나왔다.

중국이 출산율과 인구밀도를 낮추기 위해 강제 불임 시술과 낙태, 거주지 강제 이전 등을 자행하고, 종교와 문화적 전통을 말살시키기 위해 종교 지도자들을 탄압했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중국은 이러한 지적을 일체 부인하고 있으며, 신장에 있는 수용소는 이 지역의 테러 행위와 싸우기 위한 자발적인 직업 교육과 재교육을 위한 곳이라고 주장해 왔다.

앰네스티는 이번 보고서에서 "반테러 행위는 대규모 구금 행위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조치가 종교와 민족적 이유로 신장 지역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겨냥한 것"이라며 "폭력과 위협을 동원해 이슬람 종교와 투르크 이슬람교의 문화와 민족을 말살하기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수용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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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중국은 신장 지역 수용소에 100만 명의 위구르인과 다른 이슬람교도들을 구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앰네스티는 신장 수용소에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이 "물리적, 심리적 고문뿐 아니라 끊임없는 세뇌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자행한 고문 방법에는 "구타와 전기 충격, 고통스러운 자세, 호랑이 의자에 묶어 두는 등의 불법적인 구금, 수면 부족, 벽에 매달기, 극도로 추운 곳에 노출되는 것, 독방 감금" 등이 포함됐다.

다른 곳에서도 보고된 "호랑이 의자"는 다리미와 수갑이 달린 철제 의자인데 의자에 족쇄를 채우도록 만들어졌다. 수용소의 일부 전직 수감자들은 사람들이 호랑이 의자에 묶여 몇 시간, 심지어 며칠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구금돼 있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엠네스티는 또, 신장 수용소가 "중국의 형사사법제도나 다른 국내법의 범위 밖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수용소에서 실제 교도소로 이송된 증거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신장 지역 인권 탄압에 대한 많은 조사들이 앞서 보고됐지만 앰네스티의 이번 조사는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중국이 신장에서 벌이는 일은 대량학살이라고 표현했으며 영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의회도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3월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캐나다는 중국 관리들에게 신장 지역에서의 학대 혐의을 들어 제재를 가했다. 이에 중국은 이들 국가들의 국회의원, 연구원, 기관에 대한 보복 제재를 가하며 반격했다.

중국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사실 복잡하다. 중국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서명을 하지 않은 데다 국제사법재판소가 맡은 사건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ICC는 지난 12월 이와 관련한 사건 심사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런던에서는 영국의 저명한 변호사 제프리 니스 경이 집단학살 혐의를 평가하기 위한 독립적인 청문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