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에리 아빙: 버려진 아기, 보그 모델이 되다

Xueli

사진 출처, @Luxvisualstorytellers

부모님은 아기였던 쉬에리를 고아원 바깥에 버리고 떠났다. 중국에서는 알비니즘 (백색증)을 저주로 여기기도 한다.

희귀성 유전질환인 백색증은 색소 부족을 유발하는데, 이 때문에 쉬에리도 피부와 머리카락이 창백하며 햇빛에 극도로 민감하다.

하지만 쉬에리는 이 '다른 모습' 덕택에 직업 모델의 길을 걷게 됐다. 16세인 쉬에리는 잡지 '보그'의 페이지를 장식하고 유명 디자이너들의 캠페인에 출연한다. 제니퍼 마이어한스 BBC 기자가 쉬에리 아빙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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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비엘 카플론치

고아원 직원들은 내게 쉬에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쉬에는 눈(雪), 리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나는 3살 때 입양돼 네덜란드에서 엄마, 언니와 함께 살게 됐다. 엄마는 "'쉬에리'보다 더 완벽한 이름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고 내가 중국 태생임을 계속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중국에서 태어났을 때 정부는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했다. 가정에 백색증 환아가 있다면 극단적으로 운이 나빴던 것이다. 어떤 아이들은 나처럼 버림받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집안에 갇혔고, 학교에 간 아이들의 경우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에서는 사냥당하거나, 팔다리가 잘리거나 살해당할 수도 있다. 그곳에선 주술사들이 백색증 환자들의 뼈를 이용해 약을 만드는데, 사람들이 이 약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고 미신이다. (이를 생각하면) 내가 버림받은 경우는 오히려 다행이다.

생부모는 나에 대한 정보를 전혀 남기지 않아서 난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약 1년 전, 나는 나이를 더 정확하게 알고자 엑스레이로 손을 찍었다. 의사들은 15살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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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제트 반 갈

나는 11살 때 우연히 모델 일을 시작했다. 나의 엄마는 홍콩 출신 디자이너와 연락하는 중이었는데, 그 디자이너에겐 구순구개열 (입술 갈라짐 증상)을 앓는 아들이 있었다.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아들의 입술만 쳐다보고 있지 않도록 아들을 위해 아주 멋진 옷을 디자인하기로 했다. 그녀는 이 캠페인을 "완벽한 불완전함"이라고 부르며 내가 홍콩에서 열리는 그녀의 패션쇼에 참가하고 싶은지 물었다.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 후 몇 건의 사진 촬영에 초청받았는데, 그 중 하나는 런던의 사진작가 브록 엘뱅크의 스튜디오에서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이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내 초상 사진을 올렸다. 희귀병 환자 등 다양한 모델을 기용하는 '제베디 탤런트' 모델 에이전시에서도 연락 받았는데, 그들은 장애인 모델을 패션 산업에 내세우는 그들의 미션에 함께하고 싶은지 물었다.

브록이 촬영한 나의 사진 중 하나는 가수 라나 델 레이가 표지를 장식한 2019년 6월호 보그 이탈리아에 실렸다. 당시 나는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잡지인지 몰랐고, 시간이 좀 지나서야 사람들이 내 사진에 왜 그렇게 흥분했는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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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레이니 부르곤제

모델 일에서 '남과 다른 모습'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고, 이는 내가 대중의 백색증 인지도를 높이는 플랫폼을 갖게 해준다.

커트 가이거 캠페인은 내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준 아주 훌륭한 사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코로나19) 규제에 따라 사진작가가 스튜디오에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내가 언니와 함께 스타일링하고 촬영을 감독할 수 있게 해줬다. 이는 내가 원하는 어떤 방식으로든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음을 의미했고 나는 그 결과가 정말 자랑스럽다.

여전히 약 8피트 2인치 (약 250cm) 신장에 깡마른 모델들이 있지만, 지금은 장애 또는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미디어에 더 많이 등장하고 있고 이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남과 다른' 모델의 등장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 돼야 한다. 백색증 모델들은 촬영에서 종종 천사나 유령 이미지를 나타내도록 전형화하는데, 그것은 나를 슬프게 한다. 이는 특히 탄자니아나 말라위 등의 국가에서 백색증 환아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믿음(잘못된 미신)을 영구화하기 때문이다.

백색증이란?

백색증은 멜라닌 (눈, 피부, 모발에 색깔을 부여하는 색소)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

백색증이 있는 사람들에겐 멜라닌 양이 감소하거나 멜라닌이 아예 없으며 모발, 피부, 눈이 아주 창백한 편이다.

백색증은 전 세계에 다양하게 퍼져 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 (NHS) 추정치에 따르면, 영국에는 약 1만7000명 중 1명 꼴로 일종의 백색증을 갖고 있다.

"알비노"보다 "알비니즘을 가진 사람"이라는 용어가 더 선호되는데, 이는 "알비노"가 종종 경멸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백색증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는 유엔인권위원회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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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마르셀 슈왑

내게 백색증이란, 8~10%의 시력만을 갖고 있으며 눈이 너무 아파 빛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끔 촬영할 때 너무 밝으면 "눈을 감아도 될까요, 아니면 빛을 좀 더 부드럽게 해줄 수 있나요?"라고 말할 것이다. 혹은 "괜찮아요. 눈을 뜰 테니 플래시 터뜨리는 사진 세 장은 찍으실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이상은 안 돼요"라고.

그들은 처음에는 촬영이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첫 번째 사진을 찍을 때는 감탄하고 결과에 정말 만족한다. 나의 모델 에이전시 경영진은 고객사에게 "(쉬에리가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다면 쉬에리랑 촬영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그들에겐 중요하다.

사람들은 내가 시각장애 덕분에 색다른 관점을 갖고 다른 사람들이 관찰하지 않는 세부 사항을 본다고 얘기한다. 또한 시각장애는 내가 미(美)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에 크게 신경쓰지 않게 해줬다. 모든 것을 제대로 볼 수 없어서인지, 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그들이 해야 할 말에 더 집중한다. 즉 그들 내면의 아름다움이 내겐 더 중요하다.

나는 모델 일이 좋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영어를 연습하고, 사람들이 내 사진에 만족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나는 모델 일을 통해 백색증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것이 유전적 질환이지 '저주'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을 (적절하게 ) 이야기하는 방법은 "알비노"가 아닌 "알비니즘이 있는 사람"이라 말하는 것인데, "알비노"는 당신이 누구인지 규정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게 "과거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왜 일어났는지 이해해야 하지만 받아들이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백색증 환아들이 자신의 병 때문에 살해당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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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앤 바이딩거

나는 백색증을 가진 다른 아이들 (또는 어느 형태의 장애나 차이를 가진 아이들이) 그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나는 어떤 면에서는 다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다른 이들과 똑같다. 나는 스포츠와 클라이밍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잘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당신이 못 할 것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당신은 할 수 있다. 단지 노력하라.

*모든 사진은 저작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