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올여름 그리스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다시 문을 연 아크로폴리스
사진 설명, 다시 문을 연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 기자, 베타니 벨
    • 기자, BBC News 빈, 그리스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이번 여름 휴가철에는 해외여행을 고대하고 있다. 아직 많은 나라에서 관광객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리스는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이번 여름, 그리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을 위주로 관광객을 받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유럽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빠르게 늘고 있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통 아테네에서는 4월부터 배를 소유한 사람 위주로 관광객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유진 띠오도리디스는 그리스 섬을 돌 수 있는 카타마란과 요트를 임대하는 사업을 한다. 그는 영국, 미국, 독일과 아프리카에서 주로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유진은 "겨울 동안 배를 관리하고 다시 장사할 준비를 했다"며 "국경이 열리면, 우린 전 세계에서 올 손님들을 맞기 위한 준비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에서 관광업이 중요한 이유

요트 시즌은 보통 4월에 시작하지만, 올해는 조용했다
사진 설명, 요트 시즌은 보통 4월에 시작하지만, 올해는 조용했다

그리스 정부는 5월 중순부터 관광객을 다시 받을 수 있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유진은 얼마나 많은 나라가 그즈음 여행을 허락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우리가 관광객을 받고 싶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다시 이동을 할 수 있으려면, 여러 나라가 같이 그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그는 지금 상황으로는 올해 계획을 짜기 어렵다고 푸념했다.

유럽 국가 중, 영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반면 유럽 내 다른 여러 나라는 3차 대유행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리스 또한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테네 번화가의 음식점, 술집, 상점 등의 문은 아직 굳게 닫혀있다.

그리스는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의 20%를 차지한다. 그리스 정부는 여름까지 관광업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백신 여권'

국가 간 이동에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걸 몸소 체험한 베타니 벨 특파원
사진 설명, 국가 간 이동에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걸 몸소 체험한 베타니 벨 특파원

그리스는 이른바 ‘백신 여권’ 도입에도 유럽에서 가장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백신 여권을 도입하는 것이 "모두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은 백신 접종과 항체 형성 여부, 그리고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 등을 기반으로 건강 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세바스티안 쿠르즈 오스트리아 총리 또한 이른바 '백신 여권'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독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코로나19를 경험해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해외여행 어떻게 갈까

현재로서 입국자와 출국자에 대한 방역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일부 유럽 국가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좀 더 정밀한 '실시간유전자증폭진단검사(RT-PCR)'가 아닌 편리한 신속 PCR 검사 사용을 허용했다.

PCR 음성확인서는 출발일 기준 72시간 이내 발급받아야 한다. 코로나19 검사를 미리 계획해야 한다는 얘기다. 확인서 없이는 비행기 탑승이 불가능하다.

실험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약속된 시간 안에 나올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실제로 검사 결과가 제시간에 나오지 않아 급하게 검사를 다른 곳에서 다시 받는 사례도 있다.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출국한다면, 주말에 문을 여는 곳을 찾아야 한다.

한산한 아테네의 거리
사진 설명, 한산한 아테네의 거리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국가들도 많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감염률이 줄거나 집단 면역이 형성됐을 때, 해당 규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독일 정부의 여행 금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독일 관광객이 부활절 주말을 앞두고 스페인령 마조르카섬을 찾았다.

아테네에선 아크로폴리스가 몇 달간의 봉쇄 끝에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리스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아크로폴리스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아름다운 봄 날씨를 즐기기 위해 나온 현지인이 대부분이었다.

이 중 한 사람인 로라 페레는 이번 여름에 다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밀라노 출신인 로라는 "여행은 나뿐만이 아니라 정말 모든 사람이 그리워한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이 상황이 나아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