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서 억류됐던 BBC 기자 풀려나

BBC 기자 게르메이 게브루
사진 설명, 게르메이 게브루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분쟁 지역 티그라이주에서 에티오피아군에 억류됐던 BBC 게르메이 게브루가 기소 절차 없이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게브루는 지난 1일 티그라이 주도 메켈레의 한 카페에서 다른 네 명과 함께 납치됐다.

앞서 군에 억류됐던 현지 기자와 외신 파이낸셜 타임즈와 AFP 통신 통역관 두 명 등 다른 세 명도 함께 석방됐다.

이들이 구금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BBC 티그리냐어(에티오피아 북부 지역의 언어) 서비스 기자인 게브루는 이틀간의 구금 후 마침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게브루와 함께 붙잡혀 갔던 다른 네 명의 석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BBC는 게브루의 석방에 "기쁘고 안도하는 마음"이라며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은 이들을 구금한 배경에 대해 에티오피아 군 당국에 총체적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티그라이에선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반군과의 무력 충돌이 이어져 왔다.

분쟁 초기부터 언론 통제가 몇 달 간 이어졌으며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 주에야 외신 출입을 허가했다.

파이낸셜 타임즈와 AFP 통신도 분쟁 취재를 허가받은 언론사였다.

취재 허가에도 불구하고 외신 언론사 직원들이 억류되면서 에티오피아엔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미국 정부도 이들을 석방하라며 언론 자유 단체들의 목소리에 가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인들의 구금이 티그라이 지역에 대한 국제 취재진의 접근을 허가하기로 한 에티오피아 정부의 약속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에티오피아에선 지난 1월에도 티그라이에서 취재하던 로이터 통신 촬영 기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기자는 12일 만에 풀려났다.

이 사건 약 보름 후엔 티그라이 지역 관영방송 기자가 메켈레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 2월엔 프리랜서 기자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자택에서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괴한들은 이 기자에게 계속해서 티그라이 분쟁을 취재하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티그라이 인민 해방 전선(TPLF)과의 내전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으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수백 명이 숨졌고, 수만 명이 피난민이 됐다.

현지 통신원들에 따르면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서 잔학 행위가 증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악화됨에 따라 국제 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한 여당 관료는 "외신에 잘못된 정보를 주는 자들"에게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