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말 카슈끄지: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승인'...미국 기밀보고서 공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실질 통치자이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실질 통치자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18년 추방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승인했다는 미국 정보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27일 4쪽 분량의 기밀 해제 보고서에서 "우리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작전을 승인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보고서 공개와 함께 사우디 시민권자에게 비자 제한을 가하겠다고 밝히는 등 제재 조처를 했다.

하지만 제재 대상에 정작 무함마드 왕세자의 이름은 빠졌다.

그가 실권자인데다 사우디가 중동의 동맹이라는 현실에 타협한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온다.

사우디는 이 보고서를 두고 "부정적이고 거짓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사우디 실질 통치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다.

반왕실 인사이자 언론인이던 카슈끄지는 지난 2018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됐고 시신이 절단된 채로 발견됐다.

카슈끄지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왕세자를 비판했던 인물이다.

보고서, 어떤 내용 남겼나?

DNI 정보 보고서에는 황태자가 살해 작전 배후에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 세 가지가 포함됐다.

  • 2017년 이후 의사 결정 관련해 왕세자가 행사하고 있는 지배력
  • 왕세자의 고문과 개인 경호원이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됨
  • 해외 반체제 인사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지지

보고서는 사건에 관여한 인물 수십 명을 적시했다.

또한 "연관된 사람들이 사전에 언제부터 그를 해치기로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당국은 파견된 요원들이 '독자적으로 한 작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 법원은 연루된 피고인 5명에게 처음에는 사형 선고를 내렸지만 지난해 9월 징역 20년으로 감형했다.

카슈끄지 사건을 조사한 아그네스 칼라마드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와 관련해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형"이라며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사우디 관계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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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앤서니 블링켄 미 국무장관은 '카슈끄지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행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블링켄 장관은 "이번 테러를 목표로 한 이들은 심각하고 치외적 반체제 활동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무부는 황태자 주변 인물에 대해서도 제재를 내렸다.

황태자 측근으로 꼽히는 아마드 아시리 전직 정보부 부부장을 비롯해 살해에 가담한 신변보호세력도 여기에 포함됐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중동의 핵심으로 미국의 동맹국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인권과 법치주의 관련해서는 전임 트럼프 대통령보다 강경 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