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바닷속 풍경’

바다를 헤엄치는 혹등고래

사진 출처, Wegner Institute

사진 설명, 해양 내 소음은 복잡한 노래로 장거리 의사소통을 하는 혹등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류에 영향을 미친다
    • 기자, 빅토리아 길
    • 기자, BBC 과학전문기자

선박, 건설, 수중 음파 탐지기, 지진파 조사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바다 속 건강한 소리풍경을 파괴한다는 과학자들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관련 봉쇄령으로 해양 소음 공해가 크게 줄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대학 연구진은 인공 소음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이끈 카를로스 두아르테 교수는 "인류는 해양 생물의 서식 환경을 악화시키고 다양성을 감소시켰다"며 "바다에서 나는 건강한 소리를 인간이 발생시킨 소음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건강한 음파는 수천 킬로미터의 바다를 가로지른다. 두아르테 교수는 이 같은 소리들이 해양 동물의 양육, 의사소통, 사회 관계에 반드시 필요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바다 속 소리에 대한 지난 수십 년 간의 연구는 대개 신비롭고 복잡한 노래를 이용해 아주 먼 거리까지 소통하는 혹등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류에 집중돼 있었다.

과학자가 해양 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출처, Alamy

사진 설명, 과학자가 해양 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두아르테 교수에 따르면 드넓은 바다에서 갓 부화한 물고기 유충들도 서식지에서 들려오는 부름을 따라 가는데, 이런 생물들도 더 이상 '고향의 부름'을 들을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런던동물학회 소속 해양 과학자 헤더 콜데위 박사는 "바다 속 세상은 동물들이 만나고, 인사하고, 번식하는 소리 및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각종 소음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한 해양의 구성 요소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전세계 곳곳의 봉쇄령은 이 같은 소음 공해가 얼마나 쉽고 빨리 해결될 수 있는지 보여 줬다고 주장했다.

남극 빙하

사진 출처, Victoria Gill

사진 설명,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적인 해양 풍경마저 인공 소음의 영향을 받고 있다

두아르테 교수는 "지난해 전 인구의 60%가 봉쇄령 아래 있을 때 (해양의)인공 소음은 약 20% 줄었다"며 "약간의 감소만으로도 변화를 관측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해양 포유류가 지난 수 세대 동안 종적을 감췄던 해안가와 수로에서 포착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바다 속 소음 풍경을 기록하는 잠수부

사진 출처, Michelle Havlik

사진 설명, 바다 속 소음 풍경을 기록하는 잠수부

이는 해양 내 인공 소음 문제 해결이 어렵지 않음을 의미한다.

두아르테 교수는 "기후 변화와 플라스틱 공해 문제는 해결까지 길고 고통스런 여정이 남아 있다"면서 "반면 우리가 소음을 줄이는 순간 해양 생물은 즉각적이고 놀라운 반응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