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취임 첫 날 트럼프 정책 뒤집기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

사진 출처, Reuters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제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기후변화와 인종차별 문제 해결 등의 내용을 담은 15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가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파리기후협약 재가입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 중단, 이민정책 조정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점 과제를 뒤집는 내용이 포함됐다.
새 대통령에 취임한 첫날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뒤집기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은 취임식이 끝난 직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낭비할 시간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서명한 행정명령 내용은?
제 46대 대통령 바이든의 첫 번째 행정명령은 40만 명의 미국인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이었다.
그는 가장 먼저 모든 연방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아울러 전염병 확산 대응을 위한 새로운 기관을 설립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WHO 탈퇴 절차를 중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또 캐나다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에 대한 대통령 허가를 철회했다. 앞서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은 환경문제를 이유로 오바마 행정부가 사업을 불허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행정 명령을 통해 재개했다.
이민정책과 관련해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부 국경 장벽 건설 예산 확보를 위해 발행한 비상사태 선포를 철회하고, 일부 무슬림 국가들에 대한 입국금지 조처를 취소했다.

행정명령 취소는 (상대적으로) 쉬운 일

앤서니 저커BBC 북미 특파원
조 바이든은 자신 앞에 어려운 길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가장 큰 도전으로 정치적 극단주의, 대규모 실업 사태, 코로나19 팬데믹, 불평등, 구조적인 인종차별, 기후 위기 등을 언급했다.
바이든과 그의 행정부는 지난 3개월간 취임 후 첫 번째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계획했을 것이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트럼프가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통과시킨 행정명령들을 언제, 어떻게 취소시키느냐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새 대통령은 조금도 기다리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책들 중에서도 특히 논란이 많았던 법안들을 공략했다. 물론 마지막 검토만을 남기고 있는 트럼프의 행정명령들도 모두 동결될 것이다.
행정명령을 취소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미래 대통령들이 건드리지 못할 법안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와 협력해 전염병 구제, 이민정책, 의료개혁, 투표권 보호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 모두를 장악한 가운데 바이든의 국정운영은 절차상 넘어야 할 공화당의 장애물을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 형성에 있어서 바이든이 쌓은 수십 년간의 의원 경력이 유용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은 어떻게 진행됐나?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마친 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약속했다.
최대 200만 명의 인파가 몰렸던 기존 대통령 취임식과는 달리 이번 취임식은 최근 코로나19 문제와 지난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으로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이뤄졌다.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고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구역 도로가 폐쇄된 가운데 취임식에는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부부가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퇴임하는 대통령이 취임하는 대통령을 축하하는 미국의 전통은 재현되지 않았다.

사진 출처, Alex Wong/Getty Images
이에 앞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공식 취임했다. 해리스는 여성이자 유색인종으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통령 자리에 올랐다.
전국 청소년 시인상 수상자이자 최연소 시인으로 초청된 어맨다 고먼은 자신의 작품 '우리가 오르는 언덕'(The Hill We Climb)을 낭송했다.
미국 인기가수 레이디 가가도 취임식에 참석해 국가를 불렀고, 제니퍼 로페즈는 축하 공연을 펼쳤다.
취임식이 끝난 뒤 펼쳐진 저녁 콘서트에서는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와 록 그룹 본조비의 리더 존 본조비,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이 출연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취임식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버지니아 알링턴에 위치한 국립묘지에 도착해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이어 바이든은 차량 퍼레이드에 나섰다.
그는 차를 타고 육군 군악대, 합동 의장대 등의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행진했다.
바이든은 백악관 입성 직전 아내이자 영부인인 질 바이든을 껴안기도 했다.
바이든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우 관대한 편지"를 남겼다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내가 트럼프와 얘기가 될 때까지는 내용을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152년 만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8시 20분쯤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공식적으로 백악관을 떠났다.
그는 곧 환송식이 열리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연설 대부분을 자신의 업적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우리가 한 일은 어떤 기준에서 봐도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74세의 트럼프는 연설 이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로 향했다
그는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 자신의 최측근 인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비롯해 140여 명을 사면·감형하기도 했다.
역사는 트럼프를 어떻게 기억할까?
트럼프를 둘러싼 정치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 6일 일어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과 관련해 '내란 선동' 혐의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상원으로 송부된 탄핵안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인데, 민주당은 상원의 탄핵 재판 이후 별도로 트럼프의 공직 출마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9일엔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가 거짓말로 의회 난입 사태를 유발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