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파 의원들, 중국의 야당의원 자격 박탈에 반발해 집단 사퇴

중국 정부에 반발해 집단 사퇴를 발표한 홍콩 민주파 의원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중국 정부에 반발해 집단 사퇴를 발표한 홍콩 민주파 의원들

중국 정부가 홍콩의 야당 의원 4명의 의원자격을 박탈하자 민주파 의원 전원이 집단 사퇴를 발표했다.

지난 11일 중국은 국가안보에 위해가 된다는 이유로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야당 의원들은 제재를 받은 의원들과 연대하여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홍콩 입법회의 민주파 의원 우치와이가 집단 사퇴를 발표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래 입법회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BC 중국 특파원 스티븐 맥도넬은 이미 홍콩 입법회가 친정부 인사로 채워져 있다고 말한다.

야당 의원 4명의 제명 조치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일련의 시도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한다.

홍콩의 제1야당 민주당의 우치와이 주석은 의원들의 제명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제 ‘일국양제’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일국양제의 공식적인 죽음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민주파 의원 클라우디오 모: "중국 정부는 우리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2047년까지는 중국 본토에 비해 홍콩에 더 많은 권리와 자유를 유지시키는 이른바 ‘일국양제’ 원칙 하에 중국에 반환됐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중국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홍콩의 자율성을 제한하며 시위대를 처벌하기 보다 쉽게 만들었다.

왜 의원들이 사퇴했나?

총 70석의 홍콩의 입법회에서 민주파 의원들은 19석을 갖고 있었으나 이젠 19석 모두가 공석이다.

11일 중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의원들이 홍콩의 독립을 지지하거나 중국의 주권 인정을 거부할 경우, 또는 외세의 개입을 요청하는 등으로 국가안보를 위협할 경우 실격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동영상 설명, 친정부파 의원 마이클 톈은 홍콩의 입법부가 제 기능을 하도록 중국이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말한다

또한 결의안은 홍콩 정부가 법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의원들을 해임할 수 있게 했다.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공민당의 앨빈 융, 쿽카키, 데니스 궉과 공공단업연맹의 케네스 렁의 의원직이 박탈됐다.

홍콩의 국가보안법이 반대의 목소리를 억압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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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홍콩의 국가보안법이 반대의 목소리를 억압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우치와이 의원은 "우린 실격된 동료들과 함께 할 것이며 집단으로 사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15명 의원의 사임계는 12일 제출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야당 의원 4명의 실격 처분이 "헌법과 법률에 합치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부 장관은 중국의 결의안이 "영국-중국 공동선언으로 합의한 홍콩의 자율성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 또한 결의안을 비난했다. 야미니 미스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장은 "중국 정부가 자의적 결정으로 반대를 짓밟는 것은 법치를 비웃는 행위”라고 말했다.

홍콩의 행정장관 캐리 람은 친중국파이며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람 장관은 실격 처분을 받은 4명의 의원들은 내년으로 연기된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자격을 이미 잃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입법원의 다양한 의견들을 환영”하나 이러한 의견들이 "책임감 있는 태도"로 표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의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람 장관이 입법회 선거가 9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보궐선거는 따로 치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