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날, 그는 어떻게 하루를 보냈을까?

골프를 치고 백악관에 복귀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7일 골프를 치고 백악관에 복귀하는 트럼프 대통령
    • 기자, 타라 맥켈베이
    • 기자, BBC백악관 출입기자

지난 4년 동안 좋은 날에도, 또 나쁜 날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가 2020 대선에서 패한 11월 7일은 좀 달랐다.

그는 이날 이번 선거가 사기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며 이른 오전을 보냈다.

오전 10시가 되기 조금 전, 그는 검은 바람막이와 짙은 바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란 문구가 있는 흰색 모자를 쓰고 백악관을 나섰다. 백악관에서 약 40km 떨어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인 ‘트럼프 내셔널’로 향하기 위해서다.

그날은 골프를 치기 딱 좋은 날씨였고, 그는 골프 클럽에서 하루를 보낼 예정이었다. 그 순간 그는 자신만만해 보였다.

하지만 그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초조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팀의 막내 직원에게 안부를 물었다.

그는 "괜찮다"고 웃으며 답했지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그의 눈은 핸드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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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트라우마

백악관은 3일 미국 대선 이후 며칠간 트라우마를 겪었다. 아직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까마득하다.

7일 웨스트 윙은 휑했다. 백악관 직원 여러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사무실을 나올 수 없었고, 접촉자들은 자가격리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전 11시 30분,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 있을 때, BBC를 포함한 다른 주요 방송사들이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후보의 승리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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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난 골프클럽에서 약 1.6km 떨어진 곳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에 있었다. 우린 백악관 기자단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을 함께한다. 뉴스가 나온 직후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클럽에서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기다렸다.

식당 밖에서 한 여성이 “트럼프 대통령은 유해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동네는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곳이다.

몇 분간의 기다림은 곧 몇 시간의 기다림이 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그의 동료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넌지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스가 나온 후에도 골프장에서 그의 친구들에 둘러싸여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골프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와 다른 기자들에게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디어에 재정지원을 멈춰라"고 소리쳤다.

높지만 단단한 굽의 구두를 신고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스카프를 둘러맨 한 여성은 “도둑질을 멈춰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한 남성은 트럭을 타고 골프장 주변을 돌며 트럼프 대통령이 탱크 앞에 서 있는 깃발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를 어떻게 보며, 또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어떻게 봐왔는지 알 수 있는 현장이었다.

그는 드디어 골프 클럽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워싱턴 DC에는 그를 반대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이 지면 우리가 모두 이긴다'

'당신은 곧 실업자가 될 거다'라고 쓰인 팻말
사진 설명, '당신은 곧 실업자가 될 거다'라고 쓰인 팻말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차량은 밖에서 깃발과 피켓을 들고 그의 패배를 축하하기 위해 나온 시위대를 지나쳤다.

우리가 백악관에 가까워질수록, 군중의 크기는 커지는 듯했다. ‘당신이 지면 우리가 모두 이긴다'는 팻말이 보였고 사람들은 곳곳에서 경적을 울리고 환호했다.

백악관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옆문으로 들어갔다. 고개를 떨군 그의 어깨는 처져있었다. 뒤에 있던 우리를 본 그는 우리를 향해 소극적이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평소 당당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향해 높게 손을 흔들던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계속 부정선거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그는 트위터에 “불법으로 도착한 표"가 있다고 올렸는데, 같은 날 오후 그는 "내가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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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주장에는 흔들림이 없어 보이지만, 하지만 그건 트위터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내가 7일 직접 본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이것과는 달랐다. 늦은 오후, 백악관의 옆문을 이용해 집에 돌아가는 그의 모습에 당당함은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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