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위: 거세지는 반정부 시위… 태국, 집회금지 긴급조치 발표

15일 오전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태국 전경들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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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가 수도 방콕에서 대체로 평화롭게 열리고 있는 집회를 막기 위해 집회 금지 등을 포함한 긴급조치를 발표했다.

경찰은 TV를 통해 방송한 발표문에서 “평화와 질서 유지를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경찰은 핵심 집회 지도자 3명을 포함한 활동가 여럿을 체포했다.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민주화 운동은 총리의 사퇴와 국왕의 권력에 대한 견제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생 집회의 주도자 중 하나인 파누사야 시티지라와타나쿨도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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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20여 명을 체포했다고 말했으나 체포된 사람들의 이름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BBC는 체포된 사람들 중에 인권변호사 아논 남파, 대학생 민주화운동가 파릿 치와락, 파누사야 시티지라와타나쿨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

페이스북에 올라간 라이브스트리밍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한 호텔 방에서 파누사야에게 혐의를 낭독하는 모습이 잡혔다. 다른 영상에서는 파누사야와 그의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동안 경찰이 파누사야를 차량으로 밀어넣는 모습이 보였다.

아논 남파(36)는 금기를 깨고 지난 8월 처음으로 태국 왕실의 개혁을 논한 인물이다. 파누사야는 같은달 왕실 개혁을 위한 10대 요구사항을 발표해 학생운동의 대변인이 됐다.

아논과 파릿은 방콕에서 집회가 힘을 받기 시작한 7월부터 체포된 바 있다. 21세의 파누사야는 이번에 처음으로 체포됐다.

긴급조치의 내용은?

과거 군부 지도자였던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국영 TV방송에서 긴급조치를 발표했다.

총리는 시위대가 “혼돈과 분란을 야기하는” 사건을 일으키려 하며 “왕실 차량의 통행을 저지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일부 시위대는 왕비가 타고 있는 차량 행렬을 향해 방콕 민주화시위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동영상 설명, BBC의 조너선 헤드는 태국 정부가 궁지에 몰렸다고 말한다

긴급조치 발표 후 태국 전경은 총리실 인근의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시위대가 해산된 이후에도 거리에는 수백 명의 경찰 병력들이 보였다.

긴급조치는 4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한 데 더해 “공포를 야기할 수 있거나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로 국가안보와 평화와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뉴스의 발행을 금한다.

또한 당국은 당국이 지정하는 어느 구역이든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까닭은?

학생들이 이끌고 있는 민주화운동은 태국 정부가 지난 수년간 맞닥뜨린 가장 중대한 도전이다.

시위대는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논란이 된 작년 선거에서 총리가 된 전직 육군 장성 프라윳 총리의 사임을 요구한다. 또한 헌법을 개정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도 끝내고자 한다.

프라윳 총리는 선거법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개정됐다는 비판을 부인한다.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면서 8월부터는 왕실 개혁까지 요구하게 됐다. 이로 인해 지금껏 법으로 금지돼 있던 왕실에 대한 비판이 전례없을 정도로 공개적으로 논의됐다.

쿠데타 이래 쁘라윳을 비판하는 시위는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신진 정당 미래전진당을 법원이 해산시킨 이후 새로운 시위의 물결이 시작됐다. 미래전진당은 젊은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어 2019년 3월 선거에서 제3당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방콕에서는 최근 역대급 규모의 시위들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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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방콕에서는 최근 역대급 규모의 시위들이 발생했다

시위는 지난 6월 저명한 민주화운동가 완찰레암 사착식이 캄보디아에서 행방불명된 이후 더 거세졌다.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위대는 태국 정부가 납치를 사주했다고 주장하나 경찰과 정부는 이를 부인한다.

7월부터는 학생들이 주축이 돼 주기적으로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의 요구사항 중 왕실 개혁은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태국에서 왕실에 대한 비판은 중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