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려서 죽었으면 좋겠다'...영국 여성 운동선수 30% 악성 댓글로 고통

30%의 여성 운동선수가 SNS에서 '괴롭힘'을 경험했다

사진 출처, BBC Sport

영국 여성 운동선수 중 30%가량이 소셜미디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BBC 스포츠는 최근 39개 종목의 여성 스포츠 선수 1068명을 대상으로 관련 조사를 진행해 537개의 답변을 받았다.

이 중 160명의 여성이 SNS를 통해 '위협적이고 무서운' 또 부적절한 이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조사보다 14% 증가한 수치다.

BBC 스포츠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반영. 앞으로 댓글에 혐오 표현을 추가로 차단하기로 했다.

또 심각한 사건은 관계 당국에 보고하고 인터넷 공간을 친절하고 존중받는 곳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영국 나이절 허들스턴 체육부 장관은 BBC 스포츠에 "지난 몇 년간 여성 스포츠는 환상적인 진전을 이뤄왔다"면서도 "스포츠 스타들을 향한 온라인 괴롭힘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지금의 현상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온라인을 사용자들에게 더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응답자 78%는 자신의 외모가 어떻게 비춰질지 의식한다고 답했다

사진 출처, BBC Sport

사진 설명, 응답자 78%는 자신의 외모가 어떻게 비춰질지 의식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아주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답변중에는 성차별, 인종차별, 남자 코치들의 무시에 대한 불만도 포함됐다.

  • 응답자 중 86%를 차지하는 460명의 선수들은 2019년 기준 영국 평균 연봉(3만629 파운드)보다 적게 번다고 말했다.
  • 응답자 중 36%를 차지하는 191명의 여성 운동선수는 자신의 소속 클럽이나 협회가 자신의 출산을 지지한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응답자 4%가량인 22명은 자신의 스포츠 경력에 악영향을 줄까 봐 낙태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응답자 중 60%를 차지하는 321명은 생리 탓에 시합이나 연습을 빠진 적이 있지만, 이 중 214명은 코치에게 관련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 응답자 중 20%를 차지하는 109명의 선수들은 인종 차별을 보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응답자 중 65%를 차지하는 347명의 선수들은 성차별을 경험했지만, 이 가운데 10%(51명)만 이를 보고했다.
  • 응답자 중 21%를 차지하는 110명의 선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운동을 그만두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응답자 중 85%를 차지하는 456명은 미디어가 여성 스포츠를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응답자 중 93%를 차지하는 498명의 여성은 지난 5년간 여성 스포츠 보도가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우먼스포츠트러스트의 토미 파울러 CEO는 BBC 스포츠에 "이번 조사는 지난 5년간 여성 스포츠에 많은 긍정적인 여세가 있었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 점을 극명히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결과를 더 넓은 시스템의 증상으로 보고, 환경을 만드는 원인을 이해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응답자 4%는 경력을 위해 낙태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진 출처, BBC Sport

사진 설명, 응답자 4%는 경력을 위해 낙태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암 걸려서 죽었으면 좋겠다'

여성 선수들이 가장 흔히 들었던 혐오 발언은 “주방으로 돌아가라"는 말이었다.

한 선수는 심지어 다리미판으로 가득 찬 이미지를 받기도 했다.

이보다 심한 혐오 발언을 들은 선수들도 있다.

다트 선수 데타 헤드만은 경기에서 패한 뒤 “암에 걸려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다른 한 선수는 트위터를 통해 “영국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너무 뚱뚱하다," “너무 키가 크다,” “여자는 이렇게 생기면 안 된다" 등 신체 비하 댓글을 받은 선수들도 있다.

한꺼번에 여성의 모든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메시지를 보내는 이에 두려움을 느꼈다는 선수들도 있었다.

응답자 중 65%의 선수들은 성차별을 경험했지만, 이 가운데 10%만 이를 보고했다

사진 출처, BBC Sport

사진 설명, 응답자 중 65%의 선수들은 성차별을 경험했지만, 이 가운데 10%만 이를 보고했다

누가 참여했나?

이번 설문 조사는 양궁, 육상, 배드민턴, 농구,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보치아, 복싱, 카누, 등산, 크리켓, 컬링, 사이클링, 다트, 승마, 펜싱, 축구, 골볼, 골프, 체조, 하키, 경마, 유도, 모터스포츠, 넷볼, 럭비 리그, 럭비 유니온, 세일링, 사격, 스케이트보드, 쇼트트랙 및 피겨 스케이팅, 스키 및 스노보드, 스쿼시, 서핑, 수영-다이빙 포함, 탁구, 태권도, 테니스, 철인 3종 경기, 역도 선수들이 응답했다.

설문 조사는 익명으로 진행됐으며 승마, 체조, 모터 스포츠, 사격, 태권도 선수들에게는 응답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