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여 년 전 난파선에서 발견된 놀라운 보물들

마라비야스호에서 발견된 유물중에는 1.8m 길이의 금세공 체인, 은괴 34kg 등이 발견됐다

사진 출처, Allen Exploration

사진 설명, 마라비야스호에서 발견된 유물중에는 1.8m 길이의 금세공 체인, 은괴 34kg 등이 발견됐다

1656년 1월 4일 자정 무렵 스페인 갤리온선인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라스 마라비야스(스페인어로 '경이로운 성모')'호의 갑판은 조용했다.

거대한 범선의 돛을 어루만지는 바람 소리와 카리브해의 파도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마라비야스호는 남미 대륙의 현 에콰도르 앞바다에서 암초에 걸려 침몰한 '헤이수스 마리아 데 라 림피아 콘셉시온'호에서 은 전리품을 수거해 스페인 본토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 초 안에 모든 것이 뒤집혔다.

같은 선단에 속해 있던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라 콘셉시온'호가 항해 오류로 마라비야스호와 충돌한 것이다.

그렇게 암초에 걸린 마라비야스호는 30분도 채 안 돼 대서양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승무원 650명 중 살아남은 이는 45명뿐이었다.

마라비야스호는 남미 대륙의 현 에콰도르 앞바다에서 암초에 걸려 침몰한 '헤이수스 마리아 데 라 림피아 콘셉시온'호에서 은 전리품을 수거해 스페인 본토로 향하고 있었다

사진 출처, Allen Exploration

사진 설명, 마라비야스호는 남미 대륙의 현 에콰도르 앞바다에서 암초에 걸려 침몰한 '헤이수스 마리아 데 라 림피아 콘셉시온'호에서 은 전리품을 수거해 스페인 본토로 향하고 있었다

새로운 발굴 작업

지난 4세기 동안 여러 탐험대가 바하마 앞바다 70km 지점에 가라앉은 마라비야스호를 찾았다.

그러나 보존운동가와 수중 고고학자로 구성된 국제 조사팀은 지난 2년 간 남은 유물을 보존하기 위해 애썼다.

바하마 해양 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발견된 유물 중에서도 산티아고(야고보) 십자가가 중앙에 있는 금 펜던트가 눈에 띈다

사진 출처, Allen exploration

사진 설명, 바하마 해양 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발견된 유물 중에서도 산티아고(야고보) 십자가가 중앙에 있는 금 펜던트가 눈에 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개장한 '바하마 해양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마라비야스호에서 발견된 유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유물 발굴에 앞장선 '알렌 엑스플로레이션'사의 창립자이자 자선가인 칼 알렌은 성명을 통해 "마라비야스호는 바하마 해양 역사의 상징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파선의 역사는 까다롭다. 17~18세기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 바하마 등의 탐험대가 많은 유물을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제임스 싱클레어 해양 고고학자도 알렌 엑스플로레이션사의 성명을 통해 마라비야스호가 "과거 여러 차례 탐험대가 다녀가기도 했고, 허리케인으로도 그 흔적이 성치 않을 수도 있다고 했으나" 조사팀은 "더 많은 이야기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로 개장한 '바하마 해양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마라비야스호에서 발견된 유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사진 출처, Allen Exploration

사진 설명, 이번에 새로 개장한 '바하마 해양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마라비야스호에서 발견된 유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바하마 해양 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발견된 유물 중에서도 산티아고(야고보) 십자가가 중앙에 있는 금 펜던트가 가장 눈에 띈다.

두 번째 대표 유물로는 큰 타원형 모양의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표면을 둥글게 뒤덮고 있는 십자가 유물을 꼽을 수 있다. 원래 주위엔 12 사도를 상징하는 에메랄드 12알이 박혀 있었다.

이러한 유물은 12세기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설립된 권위 있는 종교 및 군사 조직인 '산티아고 기사단'이 당시 승선했다는 증거로, 이 기사단원들은 특히 해상 무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포르투갈 출신 항해사 바스쿠 다 가마가 1502~1503년 사이 함대 21척을 이끌고 유럽인으로선 최초로 인도까지 항해했을 때도 산티아고 기사단원 8명이 함께했을 정도다.

그 외엔 은화 및 금화, 에메랄드, 자수정, 1.8m 길이의 금세공 체인, 은괴 34kg 등이 발견됐다.

'아스트롤라베'라고 불리는 청동으로 된 항법 장치의 조임 나사 등 마라비야스호의 마지막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도 발견됐다

사진 출처, Allen Exploration

사진 설명, '아스트롤라베'라고 불리는 청동으로 된 항법 장치의 조임 나사 등 마라비야스호의 마지막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도 발견됐다

그러나 알렌과 연구팀이 보물만 찾아낸 건 아니다. 밸러스트(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배 밑부분에 깔던 무거운 돌), 철제 선체 고정 장치, '아스트롤라베'라고 불리는 청동으로 된 항법 장치의 조임 나사 등 마라비야스호의 마지막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도 여럿 건져냈다.

그 밖에 항아리나 접시, 와인병 등 당시 선원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도 있다.

바하마의 중요성

한편 알렌 엑스플로레이션사는 유물들이 계속 바하마에 남아 해양 박물관에 전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이클 페이트만 박물관장은 "바하마는 바다의 도서국인데, 바다와의 관계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놀랍다"고 말했다.

페이트만 박물관장은 "예를 들어 원주민인 루카얀족이 1300년 전 바하마에 정착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거의 없다"면서 "또 거의 5만 명에 달하는 토착민 대부분이 스페인에 의해 강제로 추방당했으며, 베네수엘라로 보내져 진주 채취에 투입됐다. 그리고 30년이 채 안 돼 멸종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