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영화에 드러난 과학적 오류 4가지

사진 출처, Universal Studios/Amblin Entertainment
1993년 개봉한 영화를 시작으로 이어온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최근 개봉했다. 이 시리즈물에 담긴 과학적인 오류 4가지를 살펴본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개봉을 앞두고 특별 프롤로그 영상이 작년 10월 유튜브에서 공개됐다. 영화 초반 5분간의 내용을 담은 이 영상은 관객들은 공룡이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했던 먼 옛날로 데려간다.
그리고 절정은 단연 거대 공룡의 대결이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높이 4m, 몸무게 6t에 이르는 기가노토사우루스와 정면 대결을 펼친다.
영화를 보다 보면 6600만 년 전 우리 행성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과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옆에서 '쥬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1997년작) 등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첫 두 편 제작의 과학 자문을 맡았던 미국의 유명 고생물학자 잭 호너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쥬라기 공원'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우리 둘 다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 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이 영화 시리즈는 현실과 얼마나 가까울까?
호너 박사와 다른 전문가들에게 '쥬라기 공원' 영화 시리즈에서 가장 유명한 오류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1. 서로 만난 적도 없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기가노토사우루스

사진 출처, Universal Studios/Amblin Entertainment
먼저 고생물학자 라일리 블랙은 가장 최신작인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펼쳐진 티라노사우루스와 기가노토사우루스의 거친 싸움은 결코 일어날 수 없던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주 구체적인 이유 두 가지를 들었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쥬라기 월드' 제작에서 자문을 맡기도 했던 블랙은 "티라노사우루스와 기가노토사우루스는 살았던 시기가 수백만 년 정도 차이 날 뿐만 아니라 아예 다른 대륙에 살았다"고 설명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 말, 즉 약 6800만 년 전 현재의 북아메리카 대륙에 살았던 공룡인 반면, 기가노토사우루스는 9900만 년 전 지금의 남아메리카 지역에 서식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선 공룡 생존 연대와 지리학적 설정 측면에서 여러 '영화적 허용'을 발견할 수 있다.
블랙은 영화 프롤로그 영상에 등장한 공룡 중 서로 다른 시간대나 지역에 살고 있었던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거대 괴물들을 서로 싸우게 하는 할리우드식 주제로 풀어낸다"는 게 블랙의 설명이다.
2. 깃털이 사라진 벨로키랍토르

사진 출처, Getty Images
또 다른 영화 속 오류로 과학자들은 무시무시한 벨로키랍토르(일명 '랩터')의 외형을 지적했다.
호너 박사는 털 없이 매끈한 영화 속 모습과 달리 "실제 랩터류의 공룡은 깃털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필버그 감독과 이에 대해 논의했지만, 깃털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기에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블랙은 영화 속 랩터는 또 다른 공룡인 '데이노니쿠스'의 습성을 많이 닮았다고 지적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은 미국의 SF 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1990년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는데, "크라이튼이 앞선 1988년에 출간된 소설 '세계의 포식 공룡' 속 데이노니쿠스에 관한 묘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데이노니쿠스는 사람과 비슷한 크기로 무리 지어 다니며 사냥했던 공룡으로, 크라이튼이 소설에서 묘사한 벨로키랍토르와 매우 닮은 모습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실제 랩터는 현재의 칠면조 크기를 넘지 않을 정도로 몸집이 작았으며, 깃털로 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3. 똑같은 색깔의 공룡들

사진 출처, Universal Studios/Amblin Entertainment
한편 호너 박사는 자신을 왜 영화 '쥬라기 공원' 제작 고문으로 고용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스필버그 감독은 감독 본인이 원하는 대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제 과학적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도 절 제작에 참여시킨 게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저는 제작진이 약간의 신뢰도라도 확보하고 싶었으며, 제작 과정에서 누군가의 승인을 원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동의할 수 없는 설정 중 하나로 공룡의 색깔을 꼽았다.
"제 느낌상 공룡들은 영화가 묘사한 모습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색을 지녔습니다. 이들의 후손인 조류를 봐도 종종 그렇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총천연색' 공룡은 무섭지 않다면서요"
4. 공룡 복제 정말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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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쥬라기 공원'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전제는 바로 공룡 복제술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단호한 목소리로 실제론 아직 불가능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공룡 DNA 보존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폴 배럿 교수는 "현재 알고 있는 바로는 DNA는 매우 오래 보존되진 못한다"고 설명했다.
"화석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DNA는 약 2백만년 전의 것인데, 이 DNA는 박테리아, 토양, 곰팡이 등의 조각입니다."
바렛 교수는 5만 년 전 죽은 동물의 유전자 데이터가 현재 남아 있는 유전자 데이터 중 가장 오래됐다고 말했다.
"인류의 시대가 시작되기 훨씬 오래전 멸종한 동식물의 DNA는 현재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DNA를 통한 공룡 복제 기술) 대해 꽤 회의적"이라는 게 바렛 교수의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