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 의사에게 수술받을 때 사망률 더 높다는 연구 결과... 이유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 사망할 확률이 여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보다 32%나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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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 사망할 확률이 여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보다 32%나 높았다

여성들이 여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보다, 남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 사망 확률이 32% 더 높다는 캐나다 연구진의 연구가 나왔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BBC가 여성 외과의사들에게 물었다.

수술을 앞둔 외과의사를 머릿속에 떠올려 보자.

남성 의사가 떠오르는가? 아니면 여성 의사가 떠오르는가?

만약 당신이 여성이라면, 머릿속 외과의사의 상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당신의 생명을 구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 사망할 확률이 여성 외과의사에게 수술받을 때보다 32%나 높았다.

남성 환자의 경우에는 의사의 성별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여성 환자가 남성 외과의사에게 수술을 받았을 때는 합병증을 경험하거나 30일 이내에 재입원을 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온 것일까?

미국의합협회지에 실린 이번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월리스 박사는 이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설명을 찾지 못했지만, 이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그래서 BBC는 여성 외과의사들에게 여성 환자가 여성 외과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고통에 대한 인식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외과의사 2937명이 치료한 환자 130만여 명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의사-환자 간 성별의 일치 여부와 수술 결과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는 왜 남성 외과의사에게 치료받은 여성 환자들의 결과가 더 나빴는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유가 될 만한 다른 연구 문헌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고통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남성 의사들은 "여성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 터프츠 의대 비뇨기과 의사인 오네카 윌리엄스 박사도 같은 생각이다.

윌리암스 박사는 남성 중에는 '여성이 더 불안해하고 히스테리 상태도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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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윌리암스 박사는 남성 중에는 '여성이 더 불안해하고 히스테리 상태도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BBC에 "여성의 불만에 대해 편견을 가진 남성들이 있다"며 "그들은 여성은 더 많이 불안해하고 히스테리 상태도 더 크다고 생각하면서 수술 후에 여성 환자들이 제기하는 불만에 주의를 덜 기울인다"고 말했다.

"불만은 무시되고 고통에 대한 호소도 최소화되죠. 종종 질병의 심각성까지 절하되고 경시됩니다."

뉴욕 노스웰 헬스 대학의 혈관 외과 의사인 제니퍼 스반 박사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여성의 높은 사망률은 "남성 외과의사들이 여성 환자의 우려와 증상을 무시하거나 경시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태도

토론토 세인트 미카엘 대학 병원의 대장외과 의사 낸시 백스터도 "사람들은 남성의 고통보다 여성의 고통을 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요인도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신이 외과 의사라면, 환자를 볼 때 어떤 결정을 내리나요? 누구를 수술실에 데려가나요?" 그는 BBC에 "의사들의 성별에 따라 그들이 남성과 여성 환자를 대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장외과 전문의 낸시 백스터는 '사람들은 외과의사라 하면 주로 남성을 우선 떠올린다'고 지적한다

사진 출처, Unity Health Toro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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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성 심장병 전문의가 남성 심장병 전문의보다 여성 환자를 더 잘 관리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는 내용의 연구 문헌을 거론했다.

그는 남성 외과의사와 여성 외과의사에 대한 태도의 차이도 지적했다.

"여성 외과의사들은 수술하면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결과가 나쁘면) 의사로서 추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며,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해 용서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죠."

"그리고 여성 외과의사의 나쁜 결과는 그들의 실력 탓으로 여겨지는 반면, 남성 외과의사의 나쁜 결과는 우연과 불운 탓이라고 말하죠."

"그래서 여성 외과의사들은 동등한 존재로 대우받기 위해 더 뛰어난 능력을 입증해야 합니다."

의사소통

윌리엄스 박사가 말한 것처럼, 또 다른 설명 요인은 "여성이 더 강점을 보이는 감정 지능과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이다.

캔자스 대학 메디컬 센터의 정형외과 의사인 킴 템플턴 박사는 여성 외과의사들이 여성 환자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이 차이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 권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보를 편안하게 공개하려면, 환자와 의사의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면, 수술에 대한 우려와 이에 대한 조기 해결에 대해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연구들에서도 환자가 여성이고 의사가 남성인 경우 의사-환자의 관계와 상호작용이 실제로 어려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의사 소통 문제는 의사만의 책임은 아닐 수도 있다.

온타리오 연구는 여성 환자들이 수술 후 고통과 합병증을 남성 담당 의사에게 덜 공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반 박사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여성 환자들은 여성 외과의사들에게 겁을 덜 먹는다"며 "그래서 여성 의사들과 더 개방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지시에 더 순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분석 대상이었던 130만 건 이상의 수술에서 환자의 57% 이상이 여성이었지만, 수술을 집도한 여성 외과의사는 11% 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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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분석 대상이었던 130만 건 이상의 수술에서 환자의 57% 이상이 여성이었지만, 수술을 집도한 여성 외과의사는 11% 미만이었다.

'나는 외과의사처럼 보인다'

남성 중심의 분야에서의 성차별은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고, 여성들이 그 직업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2015년 여성 외과의사들은 이러한 경향에 도전하고자, 트위터에 "# ILookLikeaSurgeon"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이 해시태그는 오늘날에도 여성들이 자신의 직업이 아닌 다른 역할로 오인되는 것과 관련된 메시지가 담고 있다.

윌리엄스 박사는 여성 외과의사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성별을 의식한다고 말한다.

그는 "대부분의 환자들과 직원들은 내가 외과의사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추측은 저를 의료 보조, 비서, 영양사로 보거나 운이 좋으면 간호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장 노골적인 경우에는 제가 환자에게 내 소개를 하고, 진단, 외과적 접근법, 위험성, 이점에 대해 논의한 후에도 환자가 '누가 저를 수술하죠?'라고 묻는 겁니다."

그는 여성 외과의사들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것이 이번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는 환자들이 여전히 남성 외과의사들이 우월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은 스스로를 의식하면서 남성 외과의사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을 없애야 한다는 추가적인 압박을 갖고 환자를 대하죠. 우리에겐 실수를 할 여유가 없습니다."

성별의 불균형

연구의 주요 저자인 월리스 박사는 온타리오 연구가 인구와 관련된 추세를 보여주며, 반드시 여성 환자가 남성 외과의사로부터 더 나쁜 결과를 얻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수술과 관련된 또 다른 현실도 담겨 있다. 분석 대상이었던 130만 건 이상의 수술에서 환자의 57% 이상이 여성이었지만, 수술을 집도한 여성 외과의사는 11% 미만이었다.

스반 박사는 상대적으로 여성 외과의사의 숫자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숫자가 충분하지 않아서 여성 환자들이 여성 외과의사의 치료를 받지 못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만약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여성 환자들이 여성 외과의사들과 더 좋은 결과를 낸다면 - 어떤 이유에서든지 - 우리는 여성 환자들이 모든 외과 분야에서 여성 외과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국 왕립 외과대학의 피오나 민트 부총장도 수술에서 성별 균형을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영국에서 외과의사 훈련을 시작하는 숫자는 남성이 더 많다"며, "여성은 초기 단계 외과의의 41%를 차지하지만 고등 훈련생의 30%, 컨설턴트의 14%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외과의사 업무를 계속하는 여성들은 일터에서 성차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윌리엄스 박사는 이러한 성차별이 자신의 일상적인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날 늦은 밤에 남성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응급실에 갔던 것을 회상했다. 당시 남성 간호사가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겠다는 명목으로 환자에게 '자신을 잘 통제하고 (여성 의사에게) 수작을 걸지 말라'는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그 간호사는 가장 여성혐오적인 방법으로 나를 대상화시켰고, 환자가 저를 외과의사로 보는 게 아니라 무례하게 선을 넘을 수 있는 여성으로 보게 만들었어요."

더 많은 여성들이 외과의라는 직업을 갖고 그 일을 지속하게 하기 위해서는 성차별과 성적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분명 아직까지는 "사람들은 외과의사를 생각할 때, 남자를 생각한다"는 박스터 박사의 말이 현실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