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금지법, 국가보안법…같지만 다른 '표현의 자유' 논란

사진 출처, News1
지난달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탈북민 출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에 대해 10일 경찰 조사가 이뤄졌다.
경찰은 6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시점과 장소, 이유 등에 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표는 11일 BBC 코리아에 "전단을 보내는 이유는 두말할 것 없이 조선노동당의 거짓과 위선에 속고 있는 2000만 동포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표는 10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 문화, 자유민주주의, 세계인권선언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그렇게 잘못인가? 만약 감옥에 가더라도 동지들이 계속해서 대북전단을 날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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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의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29일 사이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대북 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0권, 미화 1달러 지혜 5천 장을 북한으로 날려보냈다고 밝혔다.
대북전단, 남북관계에 걸림돌?
앞서 지난 3월 30일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대북전단금지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북한은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극도로 격양된 반응을 내놓았다. 지난 2일에는 담화 3건을 연이어 내며 한국 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이를 통제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북한은 전단 살포 등에 무력으로 대응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 보호를 위해 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
지난달 19일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서한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한국 내 표현의 자유 권리 향유와 일부 민간단체, 인권 옹호자들의 합법적인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개정안의 주요 목적을 국경 간 긴장 완화와 접경지역 주민 보호라고 일관되게 설명한 점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호하게 정의된 문구"가 대북 민간 단체와 인권 활동가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19조(표현의 자유) 및 22조(결사의 자유)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일종의 도발 행위일 뿐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인하대 정책대학원 박상병 교수는 BBC 코리아에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체제 조롱, 허위사실이 담겨 있는 대북전단을 표현의 자유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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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북한이 적대행위로 판단해 군사적 대응을 할 경우 대한민국의 안보와 우리 국민의 안위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남북 간 대립을 촉발하고 긴장을 강화시키는, 더 나아가 남북관계 신뢰를 무너뜨리는 대북 전달 살포는 금지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안법… 같지만 다른 '표현의 자유' 침해?
한편, 박상학 대표가 경찰에 소환된 같은 시각 국가보안법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결성한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 행동'은 10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0만 국민청원 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차단하는 반인권 악법이며 진보적 사상과 민중 지향 정책을 '불온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화해와 통일을 위한 모든 노력을 이적행위, 간첩행위로 만들어 처벌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법 전문가인 심상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국가보안법은 인권규약에서도 끊임없이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법에 나와 있듯이 국가보안법이든 대북전단금지법이든 국가의 안보와 공공 복리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좀 덜 투박한 방식으로 규정할 수 있다면, 그 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방적인 제약이나 일방적인 폐지보다는 여러 법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가장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권리를 일부 제약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이든 대북전단금지법이든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심 교수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