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울리는 알림... 코로나19 뉴스 과잉으로 시달리고 있나요?

방송 화면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정보를 취하는 것과 정보 과부하 사이에는 균형점이 있다. 너무 많은 정보가 불안 감을 준다면, 정보 소비를 제한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전화기에 계속 알림이 뜬다.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쇼 대신 특집 뉴스와 토론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와츠앱과 메신저에는 지인들이 "공유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사들이 밀려든다.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풍경일 것이다.

일일 뉴스 섭취량을 칼로리로 계산하면, 최근 몇 주 동안 칼로리가 폭증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폐쇄 기간 간식 폭식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 3월부터 팬데믹이 이어지며 전 세계 뉴스 사이트의 트래픽이 증가했다. 저녁 뉴스를 안 보던 젊은 시청자들도 늘면서, 방송사들도 기록적인 시청률을 찍었다. 하지만 위기가 지속되면서 뉴스 소비 행태를 바꾸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에 사는 파룰 고시(32)는 "인터넷에선 한 개의 기사가 또 다른 기사로 이어져서 길을 잃기 쉽다"며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완전히 소모된 느낌이 들었고, 이 상황을 중단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뉴스도 챙기면서 국제 뉴스 웹사이트와 TV 채널에 평소보다 더 집착했다. 고시는 사회 활동이 보다 자유로운 스웨덴에 있지만, 가족들은 엄격한 폐쇄가 시행중인 인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향에서 일어나는 일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게 스트레스였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부모님이 걱정됐고, 언제 고향에 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지속됐어요."

호주 빅토리아 출신의 크리스 클랜시(33)도 "이런 상황은 정신적으로 버티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이전에도 '뉴스 중독자'였다. 실업 상태에 놓여있는 터라, 많은 시사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한편 트위터로도 기자들을 팔로우하며 뉴스를 챙겼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코로나19 이후 뉴스 쇼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시청합니다. 모두 똑같은 뉴스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물론 기자회견은 챙겨보는 편이에요."

기자회견장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뉴스 사이트 트래픽과 방송사 시청률이 기록적으로 늘었다

이러한 상황은 고시와 클랜시만의 일이 아니다. 많은 국가에서 TV뉴스의 시청률이 평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이 하락하기 시작한 곳도 있다. 영국에서는 뉴스 쇼가 폐쇄 조치 이후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호주에서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버드 대학 소속 '니만 저널리즘 랩'은 최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뉴스 사이트 트래픽이 거의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4월 말 '퓨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7명이 코로나19 관련 뉴스로부터 휴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뉴스를 따라가다가 감정적으로 더 안 좋아졌다고 말한 이들도 10명 중 4명에 달했다.

덴마크의 전직 뉴스 에디터이자 균형적이고 해결책에 초점을 둔 저널리즘을 연구하는 '컨스트럭티브 인스티튜트(The Constructive Institute) 설립자인 울릭 하게룹은 "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들은 제대로 된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뉴스 밖에 없다보니, 뉴스에 압도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학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 있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압도당하게 되면, 다시 애완용 고양이나 넷플릭스로 돌아가게 된다는 거죠."

나쁜 소식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심리 치료 전문가들은 현재 두 가지 주요한 경향이 발견된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코로나 피로"다. 많은 이들이 실제 자신이 처한 상황보다 더 광범위한 상황에 대한 정보로 피로를 느끼는 것이다.

팬데믹과 관련된 수많은 뉴스와 정보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나 우리 삶이 향후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런던에서 일하는 심리 치료사이자 영국 심리치료위원회 대변인인 존 폴 데이비스는 이 상황은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그들이 왜 힘들어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는 사람들에게 '지금 상황에 지쳤고 그로 인해 좌절감을 느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고 했다.

두 번째 경향은 끊임없이 순환되는 뉴스가 기존에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의 불안과 우울감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리치료사

사진 출처, John-Paul Davies

사진 설명, 심리치료사 존 폴 데이비스는 그가 현재 만나는 환자중 많은 수가 최근에 심리적 어려움의 정점을 찍은 이들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불안감은 확실한 가능성보다는 우연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증폭시킨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경제 상황에 대한 정보가 담긴 기사를 읽고 "혼란에 빠져서" 자신의 소득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된다. 데이비드는 "이런 사람들은 '내 일자리가 위험해. 직장을 잃게 될거야. 그럼 나는 먹고 살기도 힘들어지고, 집도 잃게 되겠지'라고 말한다"고 했다.

불안감을 가진 이들은 위기 속에서 목숨을 잃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고통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기억과 상상력은 어떤 사건을 우리 머릿속에서 재현시켜줍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은 이들이 어떠했는지,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그리고 이처럼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들을 상상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불안감은 그것을 덜어내기 위해 우리가 정보를 계속 확인하도록 압박"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데이비스는 코로나19 관련 정보에 과도하게 노출된 이후 "뉴스에 대한 관심을 끄고 무감각해진"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뉴스 대신에 폭음이나 폭식 같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자극원을 대안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뉴스를 끌 수 없을 때

직업적인 이유로 뉴스를 평소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이들도 있다. 언론인과 통신 전문가, 공무원, 의사, 과학자,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소독제 제조업자들이 과거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형태로 매일 논평과 경향, 데이터에 갇혀 살고 있다. 많은 이들은 재택 근무를 하면서 일과 개인의 삶의 경계가 모호해진 동안 이러한 일을 경험하는 것이다.

스페인에 거주하면서 미국 언론을 위해 팬데믹을 취재하는 프리랜서 기자인 로레인 알렌 데로사는 "아이들과 강아지를 키우며 사는 기자인데 미디어 과부하 때문에 잠을 못 잘 지경"며 "그럼에도 언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벗어날 수가 없다"고 했다. 시차 때문에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것도 상황을 악화하는 원인 중 하나다. 그녀는 "지금은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터라, 내가 일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밤인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심리치료사 존 폴 데이비스는 요즘 그가 만나는 환자 중 많은 수가 "최근에 상황이 가장 안 좋아진" 이들이거나,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특히 다른 사람들에 관심이 많으면 더 그렇죠. 많은 언론인들이 언론에 종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이고요. 그들은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잖아요."

균형 찾기

위기 속에서 우리는 최신 법률과 권고사항, 필수적인 건강 관리법. 일자리 관련 정보를 계속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필요성과 '뉴스 피로 또는 불안'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까?

데이비스는 대다수의 경우 온라인이나 일간지 뉴스게시판, 정부 발표가 있는 사이트에서 헤드라인을 하루에 한 번 확인하는 게 현명하다고 주장한다. 불안감이 높은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목표를 세우는 것도 괜찮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사이트"나 "추측보다는 사실"에 초점을 둔 방송사를 선택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컨스트럭티브 인스티튜트의 울릭 하게룹은 "모든 저널리즘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저널리즘이 나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든 사적 자본으로 운영되든, 우리는 공익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 조직에 의존해야 합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돼주는 언론을 그대로 수용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런던에서 일하는 심리 치료사 리즈 마틴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불안감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나 위기 속에서 지인의 면회가 금지된 수감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뉴스를 전혀 볼 수 없거나 뉴스 소비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 이들을 위한 그의 조언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취하는 것에 덜 영향을 받는 이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에서 뉴스를 소비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동영상 설명, 코로나가 휩쓴 뉴욕, 한인들의 스토리 “’영원히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이 잠들어버렸어요."

그는 "사람들은 다르기 때문에 자신과 관련있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알려주는 친구가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군가 불안감으로 고통스러워 한다면 이것은 비난받을 일도, 잘못된 일도 아닙니다. 단지 사람들은 다 다를 뿐입니다."

심리 치료사들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뉴스 소비를 줄이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존 폴 데이비스는 정보를 접하는 "경계"를 정하고 휴식을 위한 시간을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리즈 마틴 또한 비슷한 일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디지털 체크인을 할 것을 권고한다. "서로에 대한 지지자가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파렐 고시는 뉴스 알림에 주목하면서도 뉴스에 무작정 빠져 있지 않는 식으로 코로나19 피로를 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를 직접 보는 게 아니라 지인을 통해 최신 정보를 전해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녀는 또 소셜 미디어 채팅을 음소거 처리했고, 지인들에게 뉴스 링크 공유를 중단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내 활동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생산력도 높아졌어요." 뉴스 소비를 줄여서 편안하게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여가시간도 많아졌다. "소설도 많이 읽을 수 있고, 머릿속에서 삶을 보다 정상화시키려고 노력중입니다."

존 폴 데이비스는 현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지라도, 이 상황은 끝이 있고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