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자연사 박물관이 공개한 '올해의 청소년 야생생물 사진 대회' 수상작은?

사진 출처, Alexis Tinker-Tsavalas/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 기자, 수네스 페레라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진귀한 야생의 풍경을 찰나의 순간 세심하게 포착해내는 건 어떤 느낌일까.
불꽃 같은 줄무늬를 뽐내며 뛰어오르는 호랑이나, 가로등 불빛에 빛나는 너구리 같은 동물이 아니다. 눈 깜짝할 사이 살짝 뛰어오르는 작은 벌레가 숲속 통나무 아래 자리한 균류 자실체를 향해 기어가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다.
‘톡토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작은 절지동물은 길이가 고작 2mm에 불과한 생명체로, 다리는 총 6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톡토기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뒤로 공중제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두루두루 서식하는 톡토기는 사실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테리아,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을 먹이로 삼는 이들은 유기물 분해를 도와 토양의 품질을 개선한다.
독일에 사는 알렉시스 팅커-사발라스(17)는 베를린 외곽의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톡토기가 점균류의 자실체를 향해 기어가는 놀라운 모습을 포착해냈다.

사진 출처, Parham Pourahmad/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죽은 나무 밑 삶(Life Under Dead Wood)’이라고 이름 붙인 해당 작품은 올해 영국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야생생물 사진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적재적소, 적시에 포착’
팅커-사발라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언제나 내 마음속에 그려오던 모습이었다. 균류와 톡토기를 한 화면 안에 담고 싶었다. 그러나 적재적속에서 적시에 포착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마저도 너무 작아서 더욱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가까이 다가가 빠르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는 팅커-사발라스는 톡토기는 가만히 오래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팅커-사발라스는 서로 다른 초점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 36장을 합성하는 ‘포커스 스태킹’이라는 기법을 통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청소년 야생생물 사진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4000여 점이 넘는 기록적인 수의 작품이 출품됐다고 한다. 이 대회는 10세 이하, 11~14세, 15~17세 등 총 3개 부문으로 나눠 심사한다.
그리고 각 부문의 우승자는 자동으로 대상 격인 ‘올해의 청소년 야생생물 사진작가’ 후보가 된다.

사진 출처, Alberto Román Gómez/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11~14세 부문
먼저 11~14세 부문의 수상작은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파르함 푸라흐마드(14)가 촬영한 ‘저녁 식사(An Evening Meal)’이다.
쿠퍼매가 다람쥐를 먹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푸르흐마드는 대도시 외곽에 사는 멋진 야생동물의 모습을 담고 있기에 큰 감동을 주는 사진이라고 자평했다.
푸르흐마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 가까이 있는 자연에 눈을 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0세 이하 부문
다음으로 10세 이하 부문에서는 스페인 출신 알베르토 로만 고메즈(8)가 촬영한 ‘새처럼 자유롭게(Free as a Bird)’가 선정됐다.
무거운 쇠사슬 옆에 앉은 검은딱새를 포착한 고메즈는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고 동식물과 이들의 서식지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고메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래야 이들도 존중받고, 보살핌받으며, 훼손되거나 멸종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사진 출처, Arshdeep Singh/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한편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올해의 야생생물 사진작가’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폴린 로버트는 전 세계 청소년 사진작가들의 재능과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로버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야생생물 사진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신 주변의 자연을 되돌아보고 주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저 단순한 사진 대회가 아니라는 게 런던 자연사 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사진 출처, Oriol Chias Diez/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이렇게 출품된 사진은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연구자들에게도 전달된다. 이들은 사진을 살펴보고 생물종을 판별하며, 이를 통해 서식지 파괴 문제, 생물이나 이들이 사는 환경이 처한 문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로버트는 “물론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과 같은 더 광범위한 글로벌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연을 더 잘 이해하기
‘청소년 야생생물 사진 대회’는 전 세계 누구나 참가비 없이 참가할 수 있다.
로버트는 “아울러 꼭 전문 카메라로 촬영할 사진일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으로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라면서 “또한 심사위원단은 사진 제작 시 사용한 기술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Shreyovi Mehta/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올해 대상 수상자인 팅커-사발라스는 특히 야생생물 사진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야생생물을 담은 사진, 특히 접사 사진은 시민들의 자연에 대한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 곤충, 거미 및 작은 생물들이 존재하는지, 이들이 생태계, 심지어 도시에서도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팅커-사발라스는 “야생생물 사진은 이러한 생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울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 출처, Alexis Tinker-Tsavalas/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사진 출처, Maxime Colin/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사진 출처, Nate Kovo/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사진 출처, Lory-Antoine Cantin/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사진 출처, Liwia Pawłowska/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사진 출처, Liam O’Donnell/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사진 출처, Sasha Jumanca/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사진 출처, Sasha Jumanca/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