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85일 만 법정 출석...'혐의 모두 부인'

사진 출처,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후 처음으로 출석한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에 대한 첫 정식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오후 12시 24분까지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 사건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바로 이어서 보석심문도 진행됐다.
이번 사건은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추가 기소한 건으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위원의 계엄 심의·의결권 침해, 계엄선포문 사후 작성·폐기, 비상계엄 이후 허위 공보,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체포영장 집행 저지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10시 16분께 짧게 자른 머리에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이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 7월 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 출석 이후 85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은 7월 10일 재구속된 이후 건강상 이유로 내란 사건 공판에 11차례 연속 불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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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사실 모두 부인
윤 전 대통령 측은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으로서 비상상황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 따라 비상계엄을 해제했다"며 "그런데 특검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기소한 것에서 나아가 국무회의 소집 및 심의를 직권남용으로 의율(법률 적용)하고, 공보 행위를 범죄라고 하면서 허위 공보에 의한 직권남용으로 의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수처의 위법한 수사와 체포에 대한 경호처의 정당한 직무 집행을 공무집행방해로 의율하고 있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공소사실은 계엄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위로 이중기소에 해당한다"며 "이에 대해선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무위원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국무위원들에게는 심의권이라는 구체적 권리가 인정되기 어려워 직권남용의 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윤 전 대통령)은 위치가 확인돼 빨리 올 수 있는 국무위원을 부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계엄선포문의 사후 작성·폐기 혐의에 대해서도 "문서를 만들어 사후적으로 정당성을 꾸며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명백하다"며 "강의구 전 대통령실부속실장이 사후에 계엄선포문 표지를 작성한 것이고, 한덕수 전 총리는 여기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면서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비공식 문서로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의 기소는 법적 근거에 기초했다기보다 정치적 목적이 포함된 기획 기소"라고 강조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고, 이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며 "공수처는 관할을 위반해 체포영장 청구를 했고, 서부지법은 위법하게 발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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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자체가 힘들다'
뒤이어 이어진 보석 심문에서 윤 전 대통령은 약 18분간 직접 발언에 나섰다.
발언권을 얻은 윤 전 대통령은 "구속이 되고 나서 1.8평 방 안에서 서바이벌(생존)하는 자체가 힘들었다"며 보석 청구 취지를 밝혔다.
또 "보석 청구를 한 이유는 다른 것보다도 재판에 좀 나가야 할 것 같고, 그런데 이 상태로는 힘들기 때문"이라며 "집도 법원과 가깝고 하니 보석을 해주시면 아침, 밤 늦게 조금씩 운동도 하고 영양도 챙기고 변호인들과 소통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나 특검 소환 충실히 임했고 검찰에서 나오라고 하면 (잘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혐의)내용 자체가 말이 안 돼서 서면 조사 먼저 하자고 얘기했다"며 특검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증인으로 신청한 이들이 130명이라고 하던데, 사실 그런 재판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내란 사건 재판장께서도 '핵심적인 것 먼저 하자'(고 했고) 우리도 그렇게 하면 얼마든지 나머지 동의해 주겠다 하는데 (특검 측이) 안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수사도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 때는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했었지만 이렇게 120명으로 한 게 아니라 공소사실을 좁혀서 했다"면서, "200명 검사가 오만 가지를 가지고 기소하는데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무정지 후 관저에 있으며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경호인과 변호인밖에 없어 그 사람들과 얘기한 건데 그것을 전부 데려다가 직권남용이라고 (혐의를) 만들어 대니, 전 그냥 (특검이) 기소하고 싶으면 기소하고 차라리 처벌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또 재판을 받으러 나오면 제대로 된 식사를 주말밖에 하지 못해 실명과 생명을 잃을 것 등이 우려된다며 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재판과 수사 등 모든 출석을 거부하고 있어 석방되면 신속한 재판이 안 될 수 있고 구치소 내 치료가 충분히 보장된다며 석방 시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특검 수사 중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변호인을 맡으면서 회유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다른 사건 관계인의 진술 회유 우려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후 재판 절차는?
1차 공판 말미에 특검은 재판부에 앞으로 재판 일정에 대해 신속한 진행을 위한 집중심리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6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특검법에 따라 주 1회 이상, 주로 금요일에 하고, 주 2회를 하면 화요일에도 재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전날 내란특검법 11조에 따라 법원의 영상용 카메라를 이용한 재판 촬영 및 중계를 허가했다.
다만 실시간 중계 방식이 아닌 녹화 중계 방식으로, 법원이 촬영한 재판 전 과정은 개인정보 비식별화 등 과정을 거쳐 인터넷에 영상을 공개될 예정이다.
보석 심문은 녹화 없이 진행됐다. 보석 심문 중계 불허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재판 1회 공판 절차가 중계되는 이상 전직 대통령으로서 공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됐다"며 "보석 절차는 직접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는 질병 정보 등 사생활 내용이 포함될 수 있고 공익과 침해되는 사생활·비밀에 대한 자유를 비교할 때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심리를 거쳐 윤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보석 심문 이후 결정이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나올지는 재판부의 재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