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교회 지도자'의 신도 강간 및 고문 정황, BBC 탐사보도팀 추적

T. B. 조슈아 목사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T. B. 조슈아 목사는 나이지리아 소재 유명 교회인 ‘시나고그열방교회’의 설립자이다
    • 기자, 찰리 노스콧, 헬렌 스푸너
    • 기자, BBC News, Africa Eye

BBC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복음주의 기독교 교회 중 하나를 설립한 고(故) T. B. 조슈아 목사가 생전 여러 차례 학대 및 고문을 저질렀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영국인 5명을 포함한 전 ‘시나고그열방교회(SCOAN)’ 신도 12명은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SCOAN을 설립한 조슈아 목사가 성폭행, 강제 낙태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라고스 소재 SCOAN 건물 경내에서 거의 20년간 학대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SCOAN 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과거 유사한 주장이 제기됐을 땐 근거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2021년 사망한 조슈아 목사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전 세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목사이자 텔레비전을 통한 전도사였다.

2년에 걸친 BBC의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목격자 진술 수십 건에서 조슈아 목사가 아동을 학대하거나, 사람을 채찍으로 때리거나, 쇠사슬에 묶어두는 등의 신체적 폭력 혹은 고문을 저질렀다고 밝히고 있다
  • 여러 여성들이 조슈아 목사에게 강간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는 교회 내에서 수년간 반복적으로 성폭행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 조슈아 목사의 강간 혐의에 이어 교회 내 강제 낙태에 대한 혐의도 다수 제기됐다. 한 여성은 5번이나 낙태해야만 했다고 주장한다
  • 조슈아 목사가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방영됐던 “기적의 치유”를 어떻게 거짓으로 조작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여러 직접적인 진술이 존재한다

조슈아 목사의 피해자 중 하나이자 영국 국적인 레이는 21살이던 2002년, 브라이튼 대학에서 학위를 포기하고 해당 교회로 갔다. 그리고 라고스의 그 콘크리트 미로 같은 교회 경내에서 조슈아 목사의 소위 “제자”로서 12년간 생활했다.

레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가 천국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우린 지옥에 있었다.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레이는 조슈아 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며, 2년간 일종의 독방에 갇혀 있었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학대가 너무 심해 교회 내에서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SCOAN는 ‘임마누엘 TV’라는 기독교 방송 채널과 SNS를 통해 수백만 시청자를 보유한 전 세계적인 교회 단체다.

특히 1990~2000년 초엔 조슈아 목사가 “치유의 기적”을 행하는 모습을 보고자 유럽, 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순례자 수만 명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방문자 중 최소 150명이 조슈아 목사의 제자로서 SCOAN 경내에서 함께 거주했는데, 수십 년간 함께 거주한 이들도 있다.

레이
사진 설명, 레이는 조슈아의 교회에서 12년간 지냈다

BBC는 영국, 나이지리아, 미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가나, 나미비아, 독일 출신으로, 조슈아 목사의 전직 제자였던 20여 명으로부터 이들이 해당 교회에서 겪었던 일과 관련 의혹을 강력히 확증하는 증언을 들었다. 가장 최근의 경험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피해자 다수가 10대 시절 SCOAN에 처음 들어갔다. 영국인 피해자 일부의 경우, 조슈아 목사가 다른 영국 내 교회들과 협력해 라고스까지 가는 경비를 마련해줬다고 한다.

레이와 다른 여러 피해자들은 그곳에서의 경험을 사이비 종교 집단에 비유했다.

나미비아 출신의 여성 제시카 카이무는 5년 넘게 고통받았다고 털어놨다. 17세에 조슈아 목사에게 처음으로 성폭행당했으며, 이후로도 계속 학대가 이어져 무려 5번이나 강제로 낙태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카이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뒤에서 받고 있던 치료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자칫하면 우리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들은 옷이 벗겨진 채 전깃줄과 말채찍 등으로 구타당했으며, 잠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6월 사망 당시 조슈아 목사는 아프리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목사 중 하나로 칭송받았던 인물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정치 지도자, 유명 인사, 국제적인 축구선수 수십 명과 친분을 유지했으며, 그야말로 초대형 복음주의 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던 2014년, SCOAN 내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가 붕괴해 최소 116명이 사망하며 생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국제적인 미디어 플랫폼인 ‘오픈 민주주의’와 함께 진행된 이번 BBC의 조사는 SCOAN 출신의 여러 인사들이 공식적으로 나서 발언한 첫 사례다. 이들은 수년간 목소리를 높이고자 노력했으나, 사실상 침묵 당했다고 말한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많은 목격자들은 과거 학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유튜브에 관련 의혹이 담긴 동영상을 게시한 뒤 신체적인 폭행이 있었으며, 심지어 총에 맞은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3월엔 거리에서 해당 교회를 영상 녹화하려던 BBC 직원에 해당 교회 경비원이 총을 겨눴을 뿐만 아니라 몇 시간가량 감금하기도 했다.

BBC는 SCOAN 측에 조사한 혐의와 관련해 연락했다. SCOAN으로부터 답변은 없었으나, 과거 조슈아 목사에 대해 제기된 혐의에 대해선 부인한 바 있다.

당시 SCOAN은 “선지자 T.B. 조슈아를 상대로 근거 없는 주장이 제기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 (하지만) 그 어떠한 주장도 입증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BBC와 이야기한 영국 국적의 피해자 4명은 교회를 탈출한 이후 영국 당국에 학대 사실을 신고했으나, 추가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네카
사진 설명, 아네카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 피해자들이 더 많이 있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영국인 남성과 그의 아내는 2010년 3월 교회를 탈출한 이후 자신을 SCOAN의 일원이라고 말하는 경찰관이 총을 겨누는 모습을 담은 영상 및 자신들이 겪은 일에 대한 진술 증거를 나이지리아 소재 ‘영국 고등판무관사무소’ 이메일로 보냈다고 한다.

해당 이메일에서 이 남성은 자신의 아내가 조슈아 목사에게 지속해서 성폭행당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해당 교회에 다른 영국인들이 남아 악행을 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영국 외교부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BBC 측에 “성폭행과 폭력 등 해외에서 영국인을 상대로 벌어지는 모든 범죄 신고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만 밝혔다.

SCOAN은 조슈아 목사의 아내인 에블린의 지도하에 지금까지도 계속 번창하고 있다. 2023년 7월, 에블린은 스페인 투어도 이끌었다.

영국 더비셔주 더비 출신으로 17세에 SCOAN에 합류한 아네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피해자들이 더 많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네카는 조슈아 목사의 만행을 밝혀내기 위한 더 많은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

아네카는 “어떻게 조슈아 목사가 그렇게 오랫동안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었는지 밝혀내고자 SCOAN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추가 보도: 매기 앤더슨, 예스미 아데고크, 이네스 와드